‘취업 특화된 커리큘럼’…건양대 금융학과의 이유 있는 돌풍

▲왼쪽부터 건양대 금융학과 12학번 동기인 김륜희(유안타증권), 장이슬(한국투자증권), 박은지(미래에셋대우), 이예운(KEB 하나은행) 씨. 사진=서범세 기자
[금융기업 합격한 건양대 12학번 4인방 인터뷰]
건양대 금융학과 12학번 동기인 김륜희(유안타증권), 박은지(미래에셋대우), 이예운(KEB 하나은행), 장이슬(한국투자증권) 씨는 지난해 나란히 취업에 성공했다. 서류-필기-면접으로 이뤄지는 채용과정을 통과해 금융기업에 입사한 이들에게 취업 비결을 물었다.
건양대 금융학과 입학…취업의 첫걸음
금융권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건양대 금융학과는 숨어 있는 대학이다. 매년 많은 졸업생들이 금융기업에 취업하고 있지만, 지역에 있다는 이유로 학생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아서다.
김륜희 씨는 “금융권 취업에 최적화된 학과다. 대학 입학 당시 금융에 관심이 없었다. 유안타증권에 입사한 것도 정규 커리큘럼을 열심히 따라 한 결과”고 말했다.
건양대 금융학과는 ‘금융기관 취업 특성화 전략’에 맞춰 교육과정과 다양한 특성화 프로그램을 연계 운영하고 있다. AFPK(국가공인 개인재무설계사) 교육기관으로 자격증 몰입과정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으며, 국내외 금융기관들과의 협약을 통해 실무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예약기업시스템을 도입하여 금융기관으로의 현장학기 인턴십과 채용을 연계하는 것이 큰 효과로 나타나고 있다.
건양대 금융학과가 높은 취업률을 달성한 데는 교수들의 열정이 한몫했다. 거시경제학 전공의 이 학과 배세영 교수는 학생들의 토익점수까지 억척스럽게 챙기기로 유명하다. 이예운 씨는 “일부 배교수님 과목은 전체 강의를 영어로(영어몰입수업) 한다. 당시 수업을 따라가기도 무척 힘들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그 덕분에 영어 실력이 늘었다”고 말했다.
김혜숙 교수는 학기 중 토익스피킹 등의 RC프로그램과 방학 중 4주~6주 과정의 외국어 몰입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외국어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무엇보다도 지난 09학번부터 다양한 금융자격증을 학생들에게 소개하고 취득하게 열을 올린 김희창 교수의 전략이 금융기관취업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
또한, 2016년부터 회계학 전공의 윤석철 교수와 금융 실무를 담당하는 박태진 교수가 합세해 경영학 측면의 커리큘럼이 보강됐다. 이예운 씨는 “우리가 어려운 금융기관에 취업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취업에 대한 대학의 열의와 취업센터의 도움, 그리고 교수님들의 열정, 이 세 박자가 잘 맞아 떨어진 결과”라고 말했다.
학과 동아리도 취업에 특화됐다. 건양대 금융학과에는 이코노미스트(Economist)와 BF(Be the Financialist) 및 증권동아리가 있다. Economist는 영국의 경제주간지를 읽고 토론하는 동아리로, 이 학과 학생들이 한 번쯤 거쳐 간다.
박은지 씨는 “이코노미스트 동아리에서는 매주 2시간 정도 잡지의 기사를 읽고 분석해서 토론한다. 자연스레 영어와 경제 두 가지 공부를 하게 되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BF는 스터디 그룹으로 금융자격증 취득과 금융 시사상식을 학습한다. 증권동아리는 유안타 증권 논산지점과의 멘토-멘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4년째 전국 고등학생 대상 모의투자대회를 주최하고 있다.

서류, “기업 사전 조사 필수”
금융기업 입사 첫걸음은 자기소개서 작성이다. 이들은 어떻게 자소서를 작성했을까. 김륜희 씨는 “금융기업은 서비스 마인드가 중요하다. 자소서에 서비스 분야 아르바이트 경험을 강조했다. 사람 대하는 일을 했던 만큼 금융기업에서도 그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장이슬 씨 역시 “금융기업에 취업하면 가장 먼저 고객 응대 업무를 맡는다. 대학 시절 교복판매 아르바이트를 4년 동안 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손님 응대에 적합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경험을 통해 본인이 가진 장점을 표현하는 것이 자소서의 기본이다”고 말했다.
이예운 씨는 “한 곳을 쓰더라도 ‘복사, 붙여넣기’가 아닌 각 은행이 추구하는 방향을 찾아서 자소서를 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은지 씨는 “자소서는 철저한 기업분석을 통해 기업이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을 파악한 후 작성해야 한다. 본인이 그 기업에 잘 어울릴 수 있는 인재라는 것을 나타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필기 준비…“빠를수록 좋아”
금융권 입사 시 가장 어려운 관문이 필기다. 이들이 공통점으로 내세운 필기시험 합격비결은 ‘빠른 시작’과 ‘꾸준함’이다. 장이슬 씨는 “필기는 취업준비 시작과 동시에 병행해야 한다. 서류 합격 때부터 준비하면 늦다. 꼭 금융권 필기가 아니라도, 기업 인?적성 문제를 많이 접하는 것이 도움 된다. 필기는 문제에 익숙해지는 것이 중요한데, 취업준비 기간 내내 꾸준히 접해야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김륜희 씨는 학교 프로그램을 추천했다. 건양대 금융학과는 방학 중 인·적성 검사를 대비하는 특별반을 운영한다. “필기는 혼자 학습하기보다, 학교 강의를 활용했던 것이 도움됐다. 기본적인 학습법부터 문제풀이 요령을 가르쳐준다”고 말했다.
이예운 씨는 스터디를 통한 학습법을 권했다. “스터디는 참가자들이 서로 의견을 주고받는다. 일주일에 3~4번 스터디에 참여해 구성원들과 그날 시사 이슈를 토론하고 서로 피드백했다. 혼자 하면 게을러 질 수 있지만, 함께 규칙을 정한 만큼 꾸준히 필기 전형을 준비할 수 있다.”
그는 이어 “개인적으로 경제신문을 매일 정독하고, 키워드 중심으로 기사를 스크랩했다. 필기시험 한 달 전 부터는 그동안 스크랩해왔던 것을 중심으로 반복 학습한 것이 도움됐다”고 말했다.

▲건양대 금융학과가 높은 취업률을 달성한 데는 교수들의 열정이 한몫했다. 건양대 금융학과 배세영 교수(맨 오른쪽). 사진=서범세 기자
면접, “인재상에 맞는 경험 어필”
면접은 합격으로 가는 최종관문이다. 박은지 씨는 합격비결로 본인만의 예상 질문과 답변이 담긴 노트정리를 언급했다.
“인재상을 중심으로 예상 질문을 만들고 나만의 답을 작성했다. 면접에서는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에 맞는 인물이라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 이때 경험에 빗대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원동기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인턴십 경험을 통해 금융기업의 매력을 느꼈다고 말하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에 이렇게 적용해 보겠다고 답했다.”
김륜희 씨 역시 사전 조사의 중요성을 말했다. “면접 보는 회사의 비전이나 슬로건 등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 파악이 중요하다. 그래야 면접관도 지원자가 진짜 이 회사의 직원이 되겠다는 마음가짐이 있다고 판단한다.”
이예운 씨는 면접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로 ‘진정성’을 꼽았다. “외운 이야기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행원이 되고 싶은 마음을 진솔하게 답했다.”
인턴 경험도 들려줬다. 건양대 금융학과는 금융기업과 협약을 맺고 있다. KEB 하나은행 인턴십 프로그램도 그중 하나다.
이예운 씨는 “인턴십을 통해 KEB 하나은행의 매력을 알았다.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열정적으로 일하는 행원을 보며, 꼭 일원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인턴십을 통해 은행 업무를 경험한 것이 은행의 인재상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건양대 매력은…학생 책임지겠다는 대학의 철학
네명 모두 인터뷰하는 내내 건양대에 대한 애정이 묻어났다. 그들이 느낀 건양대의 매력은 무엇일까.
네 명 모두 “학생들이 입학하면 취업까지 책임을 지겠다는 김희수 총장님의 철학”을 꼽았다. 김륜희 씨는 “입학 후 대학생활이 막막할 때 방향을 잡아준 분이 교수님이다. 교수님들이 학생들과 소통하며 인생의 멘토 역할을 해준다”고 말했다. 박은지 씨는 “자격증부터 동아리까지 시스템화 되어 있다. 학과 프로그램만 잘 따라도 취업에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예운 씨는 “우리 과는 ‘실행력’이 뛰어나다. 학과를 입학한 순간부터 졸업까지 마음가짐만 되어 있다면 본인의 꿈을 실현할 수 있다”고 했다. 장이슬 씨는 “금융기업 취업이라는 공동운명 아래서 쉽게 친해진다. 서로 목표가 같다 보니 서로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도 생긴다”고 말했다.
4인방이 전하는 금융기업 입사 팁
김륜희(유안타증권) 졸업 평점 4.0(4.5만점)어학 토익 750점자격증 편드투자권유자문인력, 증권투자권유자문인력인턴십 KEB 하나은행 인턴
"취업은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주어진다. 기회가 주어졌을 때 최선을 다하기 위해서는 본인 스스로 취업 준비가 돼있어야 한다. 자격증, 어학 등 취업에 필요한 요소는 갖춰놓아야 한다. 취업은 절대 단기간에 이룰 수 있다. 입학과 동시에 한걸음 씩 준비하길 권한다."














박은지(미래에셋대우)졸업 평점 4.3(4.5만점)어학 토익 860점자격증 AFPK, 펀드투자상담사, 증권투자상담사인턴십 KEB 하나은행 현장체험학습
"본인이 가고자 하는 기업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금융기업이라도 모두가 똑같은 것이 아니다. 각 회사마다 강점이 있다. 그 부분을 정확히 짚어낼 줄 아는 지원자가 됐으면 좋겠다."














이예운(KEB 하나은행)졸업 평점 4.0(4.5만점)어학 토익스피킹 레벨6자격증 펀드투자상담사, 외환전문역 1종인턴십 KEB 하나은행, IBK기업은행 인턴, 대구은행 공모전 수상

"은행에 입행할 수 있었던 것은 ‘왜 은행원이 되고 싶은지’ ‘왜 은행원이어야만 하는지’가 내스스가 명확했기 때문이다. 시간이 날 때마다 은행 영업점을 방문했고, 신문에서 은행이라는 문구가 나왔을 때 형광펜을 칠했다. 평소 이런 노력과 준비를 한다면 분명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장이슬(한국투자증권)졸업 평점 4.0(4.5만점)어학 토익 780점자격증 AFPK, 펀드투자상담사, 한국사 1급인턴십 KEB 하나은행 인턴
"직접 본인이 일하고자 하는 기업 영업점을 방문해보길 권한다. 어떤 일을 하는지 사전에 아는 것이 중요하다. 필기는 서류전형부터 준비해야 한다. 필기를 통과해야 면접 기회가 주어진다. 필기는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














이진호 기자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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