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형 항공기·기프트카드 ‘면접 선물 짭짤’...10만원 주는 중견 기업도


#광운대 최석준씨(가명)는 최근 중견기업 면접을 보고 나오면서 인사팀에서 지급한 봉투를 보고 깜짝 놀랐다. 생각지도 않는 면접비를 회사에서 챙겨줬기 때문이다. 최 씨는 “면접비는 대기업에서만 주는 줄 알아서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었는데 대기업 못지않은 액수를 보고 깜짝 놀랐다”며 “회사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대전에서 취업준비를 하고 있는 이가영씨(가명)는 지난 12월 대전에 있는 중견기업에서 면접비를 받았다. 이 씨는 “큰돈은 아니었지만 구직자에게 면접비를 챙겨주며 성의를 보여준데 대해 고마움을 느꼈다”고 밝혔다. 점점 어려워지는 취업환경으로 인해 여러 기업에 복수지원하는 취준생이 늘면서 기업별로 지급하는 면접비 액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각 기업마다 적게는 3만원에서 많게는 10만원까지 면접비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로 인해 일부 취준생들 사이에서는 꼭 목표로 하지 않는 기업이어도 “밑져야 본전, 서류만 통과하면 면접비도 건지고 실전 면접 경험도 쌓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더 많은 기업에 지원하는 새 풍속도도 생겨나고 있다. 실제로 울산에 거주하는 서울소재 4년제 대학교 졸업생 A씨는 2016년에만 10여 곳의 면접을 봤다. 그는 “졸업을 한 상태이기 때문에 언론사, 대기업, 중견기업까지 닥치는 대로 지원할 수밖에 없었다”며 “지난해 면접비로만 총 30여만원 이상을 받아 학원 수강비 등 취업준비에 유용하게 사용했고 면접 요령도 생겨서 많은 도움이 됐다”고 털어놨다. 특히 취업포털사이트 스펙업이 공개한 2016년 기업별 면접비 통계에 따르면 대기업 못지않게 면접비를 두둑이 챙겨주는 중견기업도 다수 있어 이채롭다. 교육업체인 에듀윌은 3차례에 걸친 면접을 진행하면서 총 25만원의 면접비를 일괄 지급한다. 다른 기업들이 주거지에 따라 차등을 두는 것과는 달리 1차 5만원, 2?3차 10만원을 준다. 또한 임플란트로 유명한 오스템은 서울 외 지역 구직자에게 면접비 10만원을 제공한다. 내노라하는 대기업들도 관외 거주자에게 10만원 이상의 면접비를 주지 않는 것과 비교하면 후한 축에 속한다. 중견기업들의 고액 면접비 지급은 인력 시장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깨고 우수한 인재를 영입하려는 전략도 깔려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면접비와 함께 현물로 대신하는 기업도 있다. 대한항공은 여권케이스아 보잉787플라스틱 모형 항공기를 선물한다. 롯데마트는 기프트카드 6만원을 제공하며 스타벅스는 음료쿠폰을, 이랜드 역시 상품권을 준다. 한국콜마는 면접비 대신 자사가 제조한 화장품을 선물하며 크라운제과 역시 과자선물세트로 면접비를 대신한다. 한 대기업 인사담당자는 “기업마다 거주 지역 등에 따라 면접비 적용 기준이 다르다”며 “면접비는 회사에 지원하기 위해 준비한 면접자의 시간과 노력에 대한 대가이며 우리 회사를 택해 준 감사의 표시로 주는 작은 수고비”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대기업 쌍두마차인 삼성전자와 현대차그룹(서울기준)은 3만원이 기준금액으로 산정돼 있다. 이외에도 삼성생명·현대모비스·제일모직·삼성SDS·포스코는 모두 3만원 기준의 면접비를 주고 있으며 응시자의 거주 지역에 따라 차등지급하고 있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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