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친절한 국제금융기구 설명회, “경력직만 채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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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최 측 안내가 부족해 면접 시간에 10분 이상 늦춰졌다. 정해진 15분의 면접도 보지 못하고 단 5분 만에 면접장을 나와야 했다.”GCF(Green Climate Fund, 녹색기후기금)면접을 보러 온 지원자는 면접장을 나오면서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에 기획재정부 담당자가 다시 면접을 볼 수 있도록 조치해보겠다고 했지만 서씨는 “이미 정리된 인터뷰를 다시 하는 것도 우습지 않느냐”며 재 면접을 거절, 울며 면접장을 퇴장했다. “면접 장소 바뀌었는데 정확히 안내가 되지 않아 잘못된 장소에 앉아 있다가 이제야 제대로 찾아 왔다. 늦었는데 면접을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행사요원이 잘 보이지 않아 어디에 물어봐야 하나 막막하다.” 오후 3시 부터 시작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면접장에는 면접관이 20분간 나타나지 않았다. 이 회사를 지원한 김 모 씨는 “언제 시작하는지, 계속 스테이(기다려야만) 하는지 알려주지 않는다.”며 “면접이 지연되고 있다면 그 이유를 설명해 주는 게 맞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기획재정부가 주최하는 ‘제 8회 국제금융기구 채용설명회’가 11월 14일 서강대 정하상관에서 개최된 가운데 이날 주최 측의 행사 진행 미흡으로 일부 지원자들의 불만이 쏟아졌다.11월 14일 주최 측에 따르면 15일까지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10개 국제금융기구와 다양한 경력의 지원자들이 참여한다. 1일차인 14일에는 650여명이 참석했다. 국제금융기구는 ▲세계은행(WB)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미주개발은행(IDB) ▲아프리카개발은행(AfDB)▲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국제통화기금(IMF)▲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아시아개발은행(ADB) ▲녹색기후기금(GCF)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참여했다. 특히 이번 행사는 여러 국제금융기구에서 다수의 정식직원(regular staff)을 선발할 계획을 밝혀 지원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또한 역대 국제금융기구 채용 설명회 중 가장 채용 규모가 크다. 주최 측 관계자는 “이번 설명회를 통해 정직원 17명과 인턴사원 11명 등 최대 28명을 채용할 계획”이라며 “사전 서류심사를 통과한 234명의 지원자들이 14일부터 15일까지 이틀간 면접을 보게 된다.”고 밝혔다.
채용설명회는 오전 국제기구별 인사담당자들의 설명회와 함께 오후 3시부터는 각 기업별 채용면접이 진행됐다. 이 관계자는 “국제금융기구 채용은 대부분(인턴포함) 경력직을 선호해서 신입은 거의 없다.”며 “영어 실력은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능해야하기 때문에 해외 출신자와 해외에서 근무한 경력직 지원자가 서류를 통과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인턴자리에도 경력자가 추천될 정도로 경력자 비중이 높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해당 직무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글로벌한 사고를 가져야 하며 능통한 제 2 외국어가 있다면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면접은 서강대 정하상관에서 기업별로 진행됐다. 그런데 지원자들뿐만 아니라 당일 행사를 관리하는 주최 측에서도 장소 숙지가 잘 돼 있지 않아 우왕좌왕하는 분위기가 연출됐다. 면접시작 후 30분이 넘도록 면접장 앞은 일련의 진행 미숙 문제로 부산스러웠고, 불안한 지원자들은 면접을 마치고 나서도 면접장 앞을 떠나지 못했다. 이번 설명회에서는 15일 오전까지 채용면접을 진행한다. 정유진 기자 ·최정훈 인턴기자 jin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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