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만 허락한 직장’ 한국은행 필기, 준비된 자가 합격을 얻는다.




금융기관 중에서도 ‘신의 직장’으로 평가 받는 한국은행 2016 공채 필기시험이 22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서울 용산고등학교에서 진행됐다.
필기시험은 일반논술과 직무논술 문제로 구성
이날 시험에서는 일반논술과 모집 부문에 따른 직무논술 문제가 출제됐다. B4 사이즈의 답안지에 작성하도록 했다. 일반논술은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우리사회가 직면하게 될 도전과 변화가 무엇인지 논하고, 유연하게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설명하시오.”의 주제가 공통으로 제시됐다.
직무논술은 “장기 경기침체가 구조적 요인 때문인지 경기순환에 의한 것인지 논하고 대응방안을 제시하시오.”(경제 직무) “고령화 사회 삶의 질을 알아보기 위한 수립과정을 설명하고 조사방법과 변수를 논하라.”(통계 직무) 등으로 출제됐다.


필기시험 응시생 “준비 여부에 따라 희비”
한국은행 필기시험은 준비 여부에 따라 난이도에 대한 반응이 엇갈렸다. 통계 부문을 지원한 서울대 석사 출신 A씨는 “전공 공부나 경제 분야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충분히 준비만 했다면 어렵지 않게 풀어낼 만한 문제였다.”고 밝혔다. 반면 서강대학교 경제학과 졸업생 B씨는 “필기시험에 많은 준비 시간을 할애 못해서 어려움이 있었다.”며 “지난해에도 시험을 봤는데 올해가 더 힘들었다.”고 말했다.
해외 대학 졸업자도 눈에 띄었다. 중국 북경대를 졸업한 C씨는 “해외전문 인력 분야에 지원했다.”며 “처음에는 20명이 입실하게 돼 있는 고사장에서 16명만 시험을 보는 등 결시생들의 좌석이 눈에 띄어 안도했지만 문제가 어려워서 불안하다.”고 답했다.
이 외에도 “문제는 평이했지만 100% 주관식이어서 시간이 부족했다”, “설마 나올까 싶었던 문제가 다 나왔다.” “평소 준비를 많이 하고 논술속도가 빠른 사람에게 유리한 시험” “차라리 문제가 아주 어려웠더라면 다 같이 못 봤을 텐데 준비가 부족했던 나만 바보 된 느낌” 등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 인사 담당자는 “지난해에도 시험시간이 부족했다는 의견이 많아 올해부터는 기존 2시간 30분에서 3시간으로 늘렸다.”고 설명했다.
금융권 필기시험 겹쳐 절반 가까이 결시
이날 ▲한국은행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예금보험공사 등 5개 금융공기업이 함께 시험을 치러 특정 기관에 대한 인재쏠림 현상이 낮았다. 특히 22일 오후에는 CJ그룹도 서울 삼성동에서 인적성 시험을 진행해 취준생 분산현상이 뚜렷했다. 한국은행 인사담당자는 “이번 시험 응시율은 53.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주요 기업 필기시험 일정이 겹친데 따른 조기 퇴실 현상도 벌어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응시생은 “오후 1시가 가까워 오자 시험장에서 나가는 응시자들이 서너 명 생겼다.”며 “아마 다른 기업 서류전형에 중복합격해서 타사 필기시험도 보려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 인사팀장도 “지난해에도 응시자 중 일부가 조기 퇴실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며 “아직 시험 감독관을 통해 공식 집계되지는 않았지만 지난해와 비슷한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서류에서 경제/경영 직무는 1.5배수, 타 직무는 2배수 선발
한국은행 인사 팀장은 “필기시험을 통해 경제/경영 직무는 1.5배수, 통계 등 타 직무는 2배수를 선발할 계획”이라며 “필기합격자는 11월 둘째 주에 발표한다.”고 말했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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