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 IMPAIR] Beijing experience 베이징에서의 뜨거운 마지막 라이브



[project : IMPAIR] Beijing experience 베이징에서의 뜨거운 마지막 라이브

소파사운즈 서울의 정은 누나가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 마지막 관광을 함께 하기 위해 조금 이르게 하루를 시작했다. 베이징의 삼청동이라 불리는 난뤄구샹(남라고항)에 갔는데, 일요일이라 그런지 관광객들과 나들이를 나온 현지인들로 북적북적했다. 전통적인 후통(골목길)과 현대적인 카페와 식당, 상점들이 모여 있는 이 거리에는 많은 볼거리와 먹거리가 있었고, 거리의 역사 이야기도 꽤 흥미로웠다. 난뤄구샹 중간쯤에는 베이징에 하나뿐인 연기학원이 있는데, 미남미녀들이 모여들게 되면서 자연스레 외국인과 연애하는 커플들이 생겨났고, 외국인의 발길이 잦아지자 카페를 비롯한 유스호스텔 등의 숙박업소가 들어서게 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점차 거리가 번화하고 관광지로 점점 발전해 나가는 모습에 베이징 시 당국에서 도로와 표지판 등을 재정비하여 지금과 같은 거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는 것.


베이징의 삼청동이라 불리는 난뤄구샹(남라고항)

일요일이라 그런지 관광객들과 나들이를 나온 현지인들로 북적북적했다.

아기자기한 골목을 돌아다니다 시간이 여유롭지 않아서 우선 식사할 곳을 찾았다. 높아진 기온 탓에 땀을 뻘뻘 흘리며 돌아다니던 중에 이상하게 생긴 만두를 발견하고 도전해 보기로 했다. 만화에 나올 법한 비주얼의 이 만두는 특이하게도 빨대로 속을 먼저 흡입하고 그 후에 만두피와 속을 먹어야 했다. 먼저 과감하게 한입 먹은 나는 너무 뜨거워서 입안이 다 헐고 미각을 잃어버렸는데, 조금 식혀서 먹은 두 일행의 평가에 따르면 맛은 그럭저럭 이지만 다시 사 먹고 싶지는 않다고. 사탕처럼 녹아버릴 것 같은 날씨에 뜨거운 육수의 만두는 그리 좋은 선택은 아니었던 것 같다.


만화에 나올 법한 비주얼의 이 만두는 특이하게도 빨대로 속을 먼저 흡입하고 그 후에 만두피와 속을 먹어야 했다.


먼저 과감하게 한입 먹은 나는 너무 뜨거워서 입안이 다 헐고 미각을 잃어버렸다.

역시나 관광지답게 그럴싸한 먹을거리는 없었고, 그간 얘기만 해오던 중국 패스트푸드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패스트푸드 체인점들은 나라별로 독특한 메뉴가 있는데, 지금껏 인상 깊었던 건 인도 맥도날드의 채식 버거와 홍콩 KFC의 치킨 수프 등이 있었다. 기대를 안고 근처의 KFC로 이동한 우리는 몹시 굶주려 있었고, 이성을 잃은 채 엄청난 양의 음식을 주문했다. 역시나 영어가 안 통했지만, 이제는 익숙해진 바디랭귀지로 주문을 했는데, 직원이 이걸 너희가 다 먹을 거냐고 재차 확인했지만 당당하게 “하오!”를 외치고 음식을 기다렸다. 햄버거는 무난했고 덮밥 메뉴가 많았다. 카레 덮밥과 고기 덮밥 같았는데 사이드 메뉴로 나온 된장국까지 맛있게 클리어했다. 역시나 KFC는 징거버거가 최고라는 생각을 다시 하면서 나오는 길에 택시를 기다리며 망고 아이스크림을 주문했다. 별생각 없이 시켰는데 이게 웬걸, 베이징에서 먹은 음식 중에 거의 최고였다. 은은한 망고 향이 아직도 코끝에 맴도는 듯하다. 한국에서도 팔면 좋겠는데…….


그간 얘기만 해오던 중국 패스트푸드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햄버거는 무난했고 덮밥 메뉴가 많았다. 카레 덮밥과 고기 덮밥 같았는데 사이드 메뉴로 나온 된장국까지 맛있게 클리어했다.


택시를 기다리며 망고 아이스크림을 주문했다. 별생각 없이 시켰는데 이게 웬걸, 베이징에서 먹은 음식 중에 거의 최고였다. 은은한 망고 향이 아직도 코끝에 맴도는 듯하다.

4일간 함께 한 누나가 돌아간다니 조금 아쉬웠지만, 촉박한 비행기 시간에 정신없이 헤어졌다. 은호와 둘만 남겨진 외로움을 잠시 즐긴 뒤에 채비하고 베이징에서의 마지막 공연을 하러 출발했다. 베이징에 와서 매일같이 공연하다 보니 은호와의 호흡이 많이 좋아져 있었다. 공연뿐 아니라 며칠간 붙어있으면서 서로에 대한 눈치가 빨라져서 조금 더 믿음이 생긴 것 같았다. DDC에 도착했지만 리허설이 지연되어 잠깐 시간을 보내는데, 전날 HOT CAT CLUB에서 만난 친구들이 반갑게 인사했다. 우리의 음악이 좋아서 빨리 또 보고 싶다는 그들의 말에 기분이 한껏 좋아졌고, 오늘도 역시나 등장한 연걸이는 사진과 영상을 찍겠다며 신이 나 있었다. 연걸이는 알고 보니 베이징의 잡지사에서 일한다는데, 집은 중국의 시골이고 일을 하러 베이징에 와 있다고. 자기 동네에 가면 양을 한 마리 잡아주겠다고 해서 다음에 꼭 한번 가봐야겠다고 다짐했다.

입장 시작과 동시에 객석은 점점 채워졌고 어디서 배워왔는지 (드라마나 TV에서 봤을 터) “오빠”, “사랑해”, “잘생겼다”를 연발하던 관객들 덕분에 즐거운 공연을 마쳤다. 한국에서 출발하기 전, 중국의 소셜 미디어에 홍보를 조금 했는데 그걸 보고 찾아와주신 분들이 있어서 같이 사진도 찍고 인사를 나눴다. 중국은 국가적으로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대다수의 인터넷 매체가 막혀 있어 중국만의 소셜 미디어가 따로 있다. 몇 군데 가입해봤지만, 사용이 익숙지 않아 잘 활용하지 못했는데도 이렇게 홍보가 된다니… 새삼 소셜 미디어의 영향력을 느낄 수 있었다.


DDC 가는 길.

“오빠”, “사랑해”, “잘생겼다”를 연발하던 관객들 덕분에 즐거운 공연을 마쳤다. 중국 1호 팬 연걸이가 찍은 사진.

역시나 연걸이의 작품.

중국의 규모에 감탄하며 또 다른 공연이 예정되어 있던 Temple Bar로 바로 짐을 챙겨서 이동했다. 중국 1호 팬 연걸이와, 금요일에 만나 함께 공연했던 Brad가 함께 이동해 준 덕분에 택시를 타고 편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이번 공연은 토요일 점심을 함께 보냈던 The Lake와 함께하는 공연이었는데, 그동안 베이징에서 공연하며 만난 친구들이 많이 찾아와 주었다. 공연 전 호수밴드 친구들이 고급스러운 만주 같은 것을 한 박스씩 선물해 주었다. 멀리서 왔다고 챙겨주는 모습에 조금 감동하였다(맛은 엄청 없었음). 소파사운즈 베이징 측의 Coco도 오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고, 호수밴드의 공연이 시작됐다. 지난번 합주실에서 둘만을 위한 공연을 보여줬을 때는 어색한 분위기에 손발이 오그라들어 집중하지 못했는데 다시 들어보니 음악이 꽤 괜찮았다. 드디어 시작된 우리의 마지막 무대는 역시나 즐거웠다. 앵콜까지 멋지게 마친 우리는 연이은 공연에 조금 피곤했지만, 예상보다 공연비를 많이 받아 다시 힘이 나기 시작했다.


토요일 점심을 함께 보냈던 The Lake.음악이 꽤 괜찮았다.

우리의 마지막 무대는 역시나 즐거웠다.


연걸이가 찍은 은호.


공연을 마친 후, The Lake와 함께.

첫날부터 만났던 프랭크와 수, 그리고 HOT CAT CLUB 등 다른 클럽에서 그간 만났던 친구들과 다음을 기약하며 헤어졌고, 호수밴드와 연걸이, Brad, Coco와 함께 식사하러 갔다. 역시나 또 양꼬치 식당! 비록 말은 잘 안 통했지만, 식사와 함께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또 술병이 비워질수록 우리는 더 가까워졌고 멋진 사진 한 장으로 아름답고 뜨거웠던 여름밤을 마무리했다.

멋진 사진 한 장으로 아름답고 뜨거웠던 여름밤을 마무리했다.

이렇게 음악과 함께 여행해 본 게 처음은 아니었지만, 정식 라이브 셋으로 투어를 한 건 처음이었다. 여러 번의 공연을 하면서 예상치 못한 상황도 있었고 새로운 친구들과 뜻밖의 즐거움도 만났다. 빡빡한 일정으로 체력은 힘들었지만, 새로운 경험들에 지칠 틈이 없었다. 또 음악 하는 사람들 사이에 나름의 유대감 같은 게 있어서, 부담스러우리만큼 친절했던 고마운 친구들과 관계자들 덕분에 모든 공연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여행을 좋아하다 보니 한국에 여행 오거나 투어를 온 사람들의 고충을 알기에 많이 챙겨주는 편인데, 이번에 이렇게 도움을 많이 받고 오니 더 마음이 따뜻했다. 마지막 일정을 마치고 남은 이틀의 여행을 계획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10월 17일, 'project:IMPAIR'의 첫 번째 싱글 트랙 [Kingsley]가 발매되었다. '루이스 캐럴'의 "Alice In Wonderland"(1865년)에서 영감을 받은 이 곡은, 사이키델릭한 중반부, 거친 드럼, 쉴 새 없이 몰아치는 기타 사운드를 통해 저항?투쟁의 이미지를 노래한다. 'project:IMPAIR'가 지향하는 폭발적인 사운드가 궁금하시다면 앨리스와 함께 "Kingsley".
멜론, 엠넷, 지니, 올레, 네이버, 소리바다, 벅스 등 각종 음원사이트에서 감상할 수 있다.


project : IMPAIR 프로젝트 임페어는 밴드 후후(WHOwho)의 기타이자 보컬 노준용, 밴드 이글루베이(Igloo Bay)의 드럼 이은호가 결성한 2인조 밴드다. 대부분의 서양 음악들이 2박이나 4박자로 진행되는 것과 다르게, 프로젝트 임페어의 곡은 한국의 국악 리듬처럼 3박자로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기타와 드럼을 주로 사용하나, 다양한 악기와의 합을 시도, 차별화된 사운드를 추구한다.


필자 소개 노준용

노준용
project:IMPAIR, WHOwho Vocalist, Guitarist, Producer
www.facebook.com/2mpairwww.instagram.com/projectimpair
기획·정리 캠퍼스잡앤조이 duew78@hankyung.com 칼럼연재 신청 및 문의 duew7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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