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8] "서울대 출신도 어렵다던 취업문 뚫기 위해 특성화고 선택했죠."

“서울대 출신도 어렵다던 취업문 뚫기 위해 특성화고 선택했죠”
글 강홍민 기자


이정우(21) 삼성메디슨 SMD 사원? 2015년 2월 소양고 인터넷통신과 졸업 ? 2015년 1월 삼성메디슨 SMD 입사(공채 5기)

+ 자기소개 해주세요. 초음파 진단기 전문 업체인 삼성메디슨 홍천 사업장 SMD에 근무하고 있는 이정우입니다.
+ 삼성메디슨에서는 어떤 일을 하고 있어요? 의료기기를 만드는 일인데, 예를 들어 산부인과에서 사용하는 초음파기기나 갑상선 진단기 같은 의료기기를 생산하고 있어요. 근무는 주간과 야간으로 나눠 2교대로 하고요.
+ 행진 멘토로 선정된 소감은? 저보다 더 좋은 곳에 취업한 졸업생이나 경력이 더 많은 선배님들도 있을 텐데, 제가 멘토로 선정돼 의아하긴 하지만 설레는 맘이 더 컸어요.(웃음)
+ 특성화고를 선택한 계기가 있어요? 사실 중학교 때까진 아는 고등학교가 일반고와 실업계 딱 두 군데였어요. 잘 알지도 못했고 솔직히 관심도 없었거든요. 그러다 중2때 저희 둘째 언니가 IBK 기업은행 고졸 사원으로 들어가는 걸 보고 생각이 바뀌었죠. 그때만 해도 ‘서울대를 나와도 취업이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여서 특성화고에 더 관심이 갔던 것 같아요. 그래서 둘째 언니가 다녔던 소양고로 진학하게 됐죠.
+ 학창시절엔 어떤 학생이었어요? 제 입으로 말하긴 쑥스럽지만 사교성이 좋은 학생이었어요.(웃음) 선생님들과 잘 지냈거든요. 그렇다고 예의없이 행동한 건 아니었고요. 요즘 학생들이 지키지 못하는 선 중 하나가 선생님과의 관계라 생각해요. 조금만 친해졌다 싶으면 선생님께 건방지게 굴거나 선생님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아예 선을 긋고 어색해지는 학생들이 있죠. 전 예의 있게 장난치는 편이었죠.(웃음) 예전에 손금을 본 적이 있었는데, 사교성이 좋아 어디 가서 굶어 죽을 팔자는 아니래요.(웃음)



+ 취업 준비는 어떻게 했어요? 선생님들께서 많이 도와주셨어요. 제가 갈피를 못 잡고 있을 때 담임선생님과 취업부 선생님들께서 방향을 잘 잡아주셨죠. 고3 때 본격적으로 취업 준비를 하면서 자소서를 많이 썼어요. 손으로도 쓰고, 컴퓨터로도 쓰면서 계속 수정해 나갔어요. 어떻게 하면 어색한 문장을 깔끔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계속 수정했죠. 제가 쓴 자소서를 국어 선생님께 보여드리고 또 수정하기도 했어요. 계속 고쳐 쓰다보니 제법 그럴싸한 자소서가 완성됐죠. 그게 취업 준비의 첫 시작이었던 거죠.
+ 글 쓰는 취미가 있었나봐요? 글은 학교 다닐 때 많이 썼어요. 혼자서 수필을 쓰거나 책 읽는 걸 좋아했거든요. 독서부에 들어가서 책도 많이 읽었고요. 책 읽는 게 자소서 쓸 때 도움이 되더라고요. 요즘엔 자소서가 아니라 자소설이라고 하잖아요. 근데 자소설도 없는 내용을 쓰는 게 아니라 자신의 내용을 잘 포장하는 거라 생각해요. 자소서는 어떻게 면접관들이 읽게 만드느냐가 중요한 거잖아요. 책 많이 읽어서 나쁠 건 없다고 봐요.(웃음)
+ 특성화고의 장단점을 꼽자면? 아무래도 일반고보다 배울 수 있는 것들이 더 많지 않을까요. 공업, 농업 등으로 구분돼 있다 보니 취업할 때 실무적으로 더 많이 배우기도 하고요. 솔직히 학교 다닐 때 배운 저항, 트랜지스터, IC 자재들을 어디에 쓰나 싶었는데 회사 가니 진짜 쓰더라고요.(웃음) 단점은 아직도 특성화고에 대한 좋지 않은 시선들이 남아있다는 거죠. 몇몇 분들은 아직도 특성화고가 공부 못하는 아이들이 가는 학교로 알고 있으니까요. 그럴 때 마다 전 남들보다 취업에 한 발짝 앞선 친구들이 가는 학교라고 반박해요.
+ 취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조언의 한마디. 인생은 도전이라는 말이 있어요. 근데 그 도전도 다 준비가 필요하고 노력이 필요해요. 손에 작은 돌 하나 안 가진 사람이랑 그래도 주변에서 얘기를 듣고 돌멩이 하나 챙긴 사람과 누가 더 유리할까요. 당연히 돌멩이라도 하나 챙긴 사람이겠죠. 그리고 지금 여러분들이 해야 될 일은 그 돌멩이를 얼마나 날카롭게 다듬느냐는 거예요. 특성화고에서의 3년은 돌멩이를 줍고, 날카롭게 갈아서 던져놓을 돌을 준비하는 거예요. 막막하다 생각할 게 아니라 조금씩 머리도 식혀가면서 여러분의 앞날을 준비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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