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세계] "대기업 사표내고 월급 10배 이상 벌고 있죠"


"대기업 사표내고 월급 10배 이상 벌고 있죠"

어렵게 입사한 대기업에 과감히 사표를 던지고 아이들을 겨냥한 유튜브 제작자로 변신한 이혜강 씨의 어릴 적 꿈은 ‘자유인’. 어릴 적 꿈처럼 인생을 자유롭게 사는 그녀의 ‘직업의 세계’를 들여다보자.
유튜브 제작자는 어떤 일을 하는 직업인가? 영상을 촬영, 편집해 유튜브에 올리는 일인데, 쉽게 말해 PD 역할로 보면 된다. 현재 유튜브에 키즈 콘텐츠인 ‘말이야와 친구들(이하 친구들)’, ‘말이야와 아이들(이하 아이들)’이라는 채널을 두 개 운영하고 있다. 매일 한 개씩 영상 업로드를 하는데, 두 채널을 합쳐 월 4,000만뷰 정도 나온다.
‘친구들’과 ‘아이들’은 어떻게 다른가? 처음 시작한 ‘친구들’은 초등학생 대상이고, ‘아이들’은 영·유아 타깃이다. ‘친구들’ 채널을 운영해 보니 월 1,000~1,500만뷰 정도는 나오는데, 그 이상 오르진 않았다. 그 이유가 초등학생들은 한번 본 영상을 계속 보진 않더라. 영유아들은 한번 본 영상도 반복해서 본다는 걸 파악하고 ‘아이들’ 채널을 열었다. ‘아이들’ 채널은 현재 월 2,800만뷰 정도 나온다.
어떤 콘텐츠를 다루나? ‘친구들’은 초등학생용 무한도전이라 생각하면 된다.(웃음) 세 명의 출연진이 나와 집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음료수 빨리 먹기나 피자 만들기 등의 아이템으로 촬영한다. 영유아 타깃인 ‘아이들’은 출연자가 키즈 카페에서 놀거나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콘셉트다. 생각보다 내용이 있는 건 아니다.(웃음) 그냥 과자 먹는 영상이 100만뷰가 나올 정도니까…. 영상 퀄리티가 높진 않지만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요소들은 분명히 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유튜브 채널을 만든 이유가 있나? 예전에 미국에서 초등학생 대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을 뽑았는데, 1위부터 6위까지 유튜브 스타였다. 그만큼 요즘 아이들은 유튜브를 많이 보더라. 그래서 현재 유튜브 채널에도 키즈 콘텐츠의 경쟁이 가장 치열하다.
영상에 출연하는 아이들에게는 별도의 출연료를 지급하나? 당연히 지급한다. 초기엔 1~2천원 정도였는데, 요즘엔 대기업 사원 월급 정돈 받는다. 수시로 장난감을 사서 보내주기도 하고….(웃음) 일주일에 한번 촬영하고 촬영 내용이 대부분 놀이라 아이들에게 큰 부담은 없다.

유튜브의 수익 구조는 어떤 식으로 되어 있나? 영상 전에 나오는 광고 수익이다. ‘친구들’의 경우 조회수가 낮을 땐 5만뷰 정도인데, 5만명이 하나의 콘텐츠를 본다는 건 광고주들에게 굉장히 매력적이다. 그리고 콘텐츠에 브랜드를 노출시키는 브랜디드 광고도 수익이 되는데, 뷰티 채널에서는 브랜디드 콘텐츠 광고가 큰 부분을 차지한다.
조회 수가 잘 나오기 위한 노하우가 있나? 유튜브는 검색 기반이 아니라 추천 기반이다. 영상을 업로드 할 때 제목만 달랑 적기보다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할 제목이나 검색어를 넣어주는 것이 포인트다.
유튜브 제작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대학 4학년 때 취업 준비를 하면서 정말 힘들었다. 문득 ‘내가 1년 안에 죽으면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동안 살면서 부모님께 너무 받기만 하고 살았다는 생각도 들고, 아무것도 남지 않고 떠난다 라는 생각이 들면서 가치있는 일을 해보고 싶었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블로그를 하기 시작했는데 꽤 많은 방문자 수를 기록했다. 그 사이 대기업에 취업을 했고, 회사를 다니면서도 블로그와 유튜브에 콘텐츠를 올렸다. 처음엔 큰 수익이 안나서, 키즈 타깃으로 채널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에 ‘말이야와 친구들’을 시작했다. 부수입이 월 100만 원이 됐을 때 과감히 사표냈다.
회사를 그만 둔 이유는 뭔가? 입사 후 1년 동안 받은 월급을 다 써봤다.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물건을 사도 행복하지가 않더라. 근데 학원을 다니면서 뭔가를 배우는 일은 재밌었다. 계산을 해보니 한 달에 100만원 정도 있으면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웃음) 결정적인 건 회사 생활이 재미 없었다. 입사하고부터 퇴사를 준비했던 것 같다. 회사를 다니면서 많은 걸 배웠지만 내가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를 확실히 알게 됐다.
수입은 어느 정돈가? 대기업 다닐 때보다 많이 번다.(웃음) 유튜브 채널을 운영한 지 1년 정도 됐는데 회사 다닐 때 월급의 10배 정도 벌고 있다. 유튜브 외에도 기업이나 대학에서 강의도 하고 있다.

강의 주제는 뭔가? 블로그에 올렸던 파워포인트나 엑셀 활용법이다. 대기업이나 전국 대학은 거의 다 가본 것 같다. 바쁠 땐 하루에 2~3개 강의를 다녔는데 요즘 들어 시간이 너무 부족해 강의를 줄여 나가려고 한다.
얼마 전 유튜브 관련된 책도 냈는데, 계기가 있나? ‘유튜브로 돈 벌기’라는 책인데, 처음 유튜브를 해보니 블로그보다 어렵더라. 애드센스계정을 만드는 데 딱 두 달이 걸릴 정도였으니까. 자료를 찾아보니 딱히 나와 있지도 않았다. 그래서 유튜브 채널 만들기나 유튜브에 관한 정보를 책으로 만들면 좋겠다 싶어 책을 쓰게 됐다.
원래 콘텐츠 만드는 일에 관심이 있었나? 음…. 초등학교 때 선생님께서 “넌 꿈이 뭐야?”라고 물으셨는데 ‘자유인’이라고 대답한 기억이 있다. 선생님께서 “자유인이라도 돈은 벌어야 하는데 어떻게 돈을 벌거야?”라는 질문에는 대답 못했지만, 크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찾다 보니 콘텐츠 만드는 일이 재미있었고, 그래서 지금까지 오지 않았나 싶다.
유튜브 제작자가 되기 위한 조건이 있나? 조건이라기보다 자신의 브랜드를 알리고 싶거나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수익을 내고 싶은 사람이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초반부터 수익이 나진 않지만 콘텐츠가 탄탄하고 지속성을 가진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유튜브 제작자의 비전은? 아직은 괜찮은 것 같다. 플랫폼은 항상 변하지만 콘텐츠가 분명하면 언제든지 관심을 받을 수 있다. 유튜브의 장점은 콘텐츠 제작자에서 수익을 배분하는데, 시청자들에게는 콘텐츠가 무료라 최적화된 시스템인 것 같다.

유튜브 제작자를 꿈꾸는 친구들에게 한마디 해준다면? 처음부터 수익을 내기 위해 접근하기보다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드는 것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올리자마자 수익을 기대하면 오래가지 못하더라. 지속성을 가지고 꾸준히 하면 언젠가는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될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최근에 키즈 타깃으로 한 게임, 영어 채널을 만들었다. 그리고 아이들을 위한 동요도 만들 계획이다.
글 강홍민 기자(khm@hankyung.com)│사진 김기남 기자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