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한 교수의 공기업 준비법④…1+1, 공기업과 대기업 동시 준비하기

▲덕성여대에서 공기업 설명회 특강을 진행하는 이시한 교수.
NCS 기반 채용 도입, 임금 피크제로 인한 채용 인원 확대 등 취업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공기업이다.
<캠퍼스 잡앤조이>는 취업 스타강사 이시한 성신여대 겸임교수와 손잡고, 취업준비생에게 도움을 주고자 한다. 6회에 걸쳐서 공기업 입사 정보를 전한다. 제공되는 정보는 대학에서 오프라인 강의 형식으로도 만날 수 있다.
1. 왜 지금 공기업인가? : 채용 절벽시대, 공기업에 기회가 있다2. NCS, 어디까지 믿니? : NCS 채용의 실제적인 공기업 채용 현장 적용 모습3. 공기업 취업의 ‘넘나’ 현실적인 준비방법4. 1+1은 마트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 공기업과 대기업 준비 병행 방법5. 어떤 공기업이 매력 있을까? 6. 공기업 채용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생의 플래닝
최근 공기업 설명회를 다녀보면서 재미있는 현상을 하나 발견했다. 학교 측에서 ‘설명회에 이 정도면 충분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배정한 강의실이 작아서 항상 사람이 넘치는 것이다.
S대 같은 경우는 120명 규모의 강의실에 160명이 왔고, J대 같은 경우에는 220명 규모의 강의실에 270명이 넘게 왔다. 사람이 많이 온 것도 주목할 만하지만, 더 재미있는 것은 거의 모든 학교가 학교 측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치가 모인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공기업 준비가 아직도 조금 ‘연식이 있는 어르신’들한테는 ‘매니악’한 과정으로 비쳐진다는 것이다. 예전 공기업 준비생들은 대부분 고시 준비하다가 뜻을 못 이룬 친구라든가, 2~3년 해당 공기업만 죽어라 준비하는, 이른바 공부로 승부를 거는 친구들이 주를 이뤘다.
그도 그럴 것이 서류 단계에서 명문대 출신, 토익 900점 등 초고스펙으로 학생들을 거르고, 고시 수준의 경제학이나 법학 등의 필기시험을 통해 학생들을 선발하다보니까, 고시 준비처럼 아예 공기업 준비를 따로 해야 했던 것이다.
하지만 NCS채용으로 바뀌면서 공기업 준비과정이 오히려 대기업의 준비과정과 상당히 유사해졌다. 왜냐하면 대기업은 이미 오래전부터 직무중심의 채용을 해왔었기 때문에, 이제 직무중심의 채용을 표방하는 공기업 채용으로서는 이를 따라가는 행보를 보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서류 단계에서의 스펙 초월
NCS채용으로 이동하게 되면서 서류에서 정량적인 요소보다 정성적인 요소가 중요하게 되었다. 스펙 중심의 선발에서 자소서 중심의 선발로 서류의 중심이 이동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예전 공기업의 자기소개서는 지원동기, 장·단점, 성장배경,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의 4가지 요소로 이루어진 아주 뻔한 구색 갖추기 용이었던 경우가 많았다.
자소서의 글자 수가 항목당 200자~300자 정도로 글자 수도 매우 적어서, 이 때 표출된 이야기를 바탕으로 지원자의 우열을 가린다는 것이 사실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그런데 NCS채용이 되면서 자소서의 항목이 일반 대기업에서 나오는 것 같이 복잡하고, 글자 수도 많이 요구하는 항목으로 바뀌었다. 자소서에서 우열을 가릴 수 있을 정도로 문항 자체가 정치해지기도 했다.
최근 공기업 자소서 항목들을 보면 공기업 자소서인지 대기업에서 나온 것이지 모를 때가 많다. 그러니 대기업 준비하던 사람들이 공기업을 준비했을 때 서류를 준비하는 면에서는 이질감이 전혀 없다. 오히려 예전 공기업 준비생들이 복잡해진 자소서 문항에 대비하지 못하고, 그 자소서에 써 넣을 경험이나 에피소드가 없어서 고민하게 된 것이다.
필기의 핵심이 된 NCS 직업기초능력검사
사실 필기가 국가직무능력표준(NCS)채용의 현실적인 핵심이 되고 있다. 스펙초월 기조가 되면서 스펙보다는 직무경험을 찾게 되는데, 문제는 대부분 신규채용 위주의 공채를 진행하는 우리나라의 여건상, 직무경험을 갖춘 인재를 찾아서 그들로만 공채 인원을 채운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현실적으로는 서류에서 많은 인원을 뽑고 필기에서 많이 떨어뜨리는 방법을 취하게 되었다. 면접을 진행할 수 있는 인원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면접 참여인원은 늘릴 수가 없어서 결과적으로는 필기 탈락자가 ‘어마무시’하게 많아질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예를 들어 서류에서 100배수의 인원을 선발하는 마사회나 한국전력 같은 경우, 필기통과자는 3~4배수이다. 그러니까 96~97배수의 인원이 필기에서 떨어지는 것이다.
필기의 중요성이 높아지긴 했으나 필기시험의 난이도가 높아진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전공 시험 말고, NCS 직업기초능력검사를 같이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기껏 전공 무관을 표방해 놓고 전공시험을 강화하면 모순에 빠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NCS 기반 채용에서는 필기가 NCS 직업기초능력검사라고 해서 대기업에서 보는 인·적성검사 같은 것을 보는 것으로 바뀌었다. 다만 갑자기 급작스럽게 시험을 바꾸면 기존에 준비해오던 사람들한테 혼란을 초래하게 되므로, 점점 NCS 기초능력검사의 비중을 강화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현재는 NCS 직업기초능력검사만 보는 곳과, NCS 직업기초능력검사와 약술형 전공시험을 같이 보는 곳의 두 가지 형태가 있다. 두 시험을 같이 보는 공기업도 따져보면 NCS 직업기초능력검사의 비중이 조금 더 높은 편이다.
말하자면 필기에서 대기업의 인적성과 2/3정도 비슷한 문제를 공유하는 NCS 직업기초능력검사가 중요하게 부각됨으로써, 대기업 준비와 공기업 준비를 병행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결정적인 조건이 완성된 것이다, 현실적으로 가장 많은 시간이 걸릴 수도 있는 필기시험 준비를 대기업과 공기업 준비를 하는 사람들이 병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대기업, 공기업 병행은 선택 아닌 필수
NCS 구조화면접 같은 것도 실제적으로는 대기업의 원래 채용 방법을 많이 원용했다. 상황을 주고 그 안에서 문제해결력이나 판단력을 확인하는 유형의 문제들이 공기업 채용에서 새로 나오는 문제들인데, 이는 대기업의 문항들을 벤치마킹한 문항들이 많다.
PT 면접이나 토론 면접처럼 면접 유형들을 다양화하면서 면접을 강화하는 경향 역시 대기업의 방법과 흡사하다. 요즘처럼 채용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시대에 공기업과 대기업 준비는 배타적인 선택이 아니다. 공무원과 취업 준비는 준비과정에서 비슷한 점이 없기 때문에 병행할 수 없지만, 공기업과 대기업은 매우 유사해졌기 때문에 병행할 수 있다.
대기업의 채용 시기는 보통 채용시즌에 몰려 있는 반면에 공기업은 전시기적으로 고르게 퍼져 있는 경향이 있다 보니까, 시간적으로도 1+1의 준비를 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글 이시한 성신여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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