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하반기 채용 특징 뭣이 중헌디, 이공계 ·학점 3.0· 외국어 ·직무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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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의 채용전형이 직무 중심으로 정착되고 있는 가운데 채용 제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9월 29일 각 기업별 채용전형에 따르면 ▲직무와 맞는 전공자 선호 ▲학점은 3.0 이상 ▲외국어 우수자나 ▲모집분야에 경험을 갖추고 있는 자 등 지원 자격이 바뀌고 있는 추세다. ‘직무=전공자’ 혹은 ‘직무=경험’올해 하반기 채용 트렌드는 직무 역량과 지원 분야의 전공자 및 경험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한 취업포털사이트가 기업 인사담당자에게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 시 어떤 점이 강조될 것으로 예상되는지’를 조사한 결과 ‘직무역량 평가가 강화될 것’이라는 인사담당자가 응답률 52.2%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인턴이나 비정규직 근무 등을 통한 ‘지원분야의 실무경험(32.5%)’이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는 답변이 많았다.또한 종업원 300인 미만 중소기업의 ‘하반기 대졸 신입직 채용계획’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일반적으로 중소기업에서는 신입직원을 채용할 때 ‘직무 경험자’과 ‘전공자’를 가장 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모집요강에서도 직무 관련 전공학과를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예를 들어 모집분야가 플랜트일 경우 기계, 전기전자, 재료, 화학공학 등 관련 전공자를 찾는다고 공고하는 식이다. 또한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지원 직무 경험이 있는 사람을 선호하는 경향도 뚜렷하다. 채용 설명회에서 만난 한 대기업 건설사 인사담당자는 “자소서 항목에 경험한 내용을 작성하는 란이 있는데 이는 취준생들에게 직무지식과 직무적합성을 알아보기 위함”이라며 “대외활동이나 직무 관련한 경험 등이 채용에 중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스펙은 ‘지양’, 학점은 ‘3.0’ 이상, 자소서 심사는 ‘깐깐’“학벌과 자격증, 학점은 블라인드 처리해서 평가하나요?”, “정말로 학벌이나 외국어 성적으로 평가하지 않나요?”, “서류전형에 자소서와 학교나 학점, 자격증 등 배점 비율은 어떻게 되나요?” 등은 채용설명회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질문들이다.이에 대해 인사담당자들은 한 목소리로 “스펙은 절대 평가기준이 아니며 참고사항일 뿐”이라고 답한다. 한 제조 기업은 출신 학교나 학점을 블라인드로 처리해 자소서로만 평가한다는 채용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기도 한다. 또 다른 금융기업 인사담당자는 채용설명회에서 “서류전형에서 자소서로만 평가가 되기도 한다.”고 말한 바 있다.학점 제한은 없앴지만 학과 성적은 여전히 중요시 되고 있다. 삼성그룹은 지난 2015년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부터 학점 제한을 없앤다고 밝힌바 있다. 하지만 일부기업들은 학점 3.0이상인 자를 지원 자격에 명시할 만큼 여전히 학점을 보는 추세다. 학점은 성실함의 척도로, 높으면 높을수록 서류전형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인담들은 평가했다. 자소서 심사는 깐깐해 졌다. 삼성그룹은 자소서 작성 관련, 유사도 검색시스템을 돌려보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자소서가 표절일 경우, 바로 탈락된다. 또한 자소서로만 서류 탈락여부를 평가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여기에 자소서 검증을 위해 면접 때 자소서를 자필로 한 번 더 써보라는 기업까지 생겨나고 있을 정도다. 인문사회계열 취준생, 취업은 여전히 좁은 문직무중심 채용 트렌드는 가뜩이나 취업문이 좁은 인문사회 계열 졸업생들의 취업난을 부채질 하고 있다. 모집직무가 총무, 경영, 홍보, 마케팅, 영업 등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삼성, LG, 한화, 두산 등 주요 기업들(계열사 포함)의 모집분야를 분석해 본 결과 인문사회계열 대학생 및 취준생들이 지원할 수 있는 경영지원, 법무, 마케팅, 영업 등 부문의 채용은 계열사별로 1~2개에 그쳤다. 반면 이공계 지원자들이 지원할 수 있는 모집직무는 계열사별로 많게는 7~8개, 적게는 4~5개 직무를 선택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이공계열 전공자들은 연구 개발직, 기술직, 생산직, 영업 등 선택할 수 있는 직무 폭도 넓다. 동국대학교 사회과학대를 졸업한 A씨는 “문과계열 지원자들은 우선 유통기업이나 화장품 기업 등 선택 가능한 기업들이 적은데다가 경영지원, 홍보, 재무, 마케팅 등 직무로 선택도 한정돼 있다.”며 “하지만 이마저도 채용이 없거나 뽑는 인원이 적고, 전공불문인 경우가 많아 이공계학생들과도 경쟁을 해야 해서 갈수록 취업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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