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 IMPAIR] Beijing experience - 폭우로 시작된 투어




project:IMPAIRBeijing experience폭우로 시작된 투어

음악 생활 10년 차, 항상 해외 투어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었지만 언제나 그렇듯 실행에 옮기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올해 활동을 시작한 project:IMPAIR는 두 명뿐인 멤버로 이동에 부담이 적었고, 솔로 공연으로 인연이 시작된 소파사운즈 서울의 도움으로 2016년 7월 20일 베이징으로 첫 투어를 시작하게 되었다!

밴드 생활 초창기부터 시작된 드러머 이은호와의 인연. 밴드 후후를 막 시작했을 무렵 홍대 뒷골목에서 마주친 은호와 승민이. 지금은 '이글루베이', 그 당시 '스페이스파파'라는 밴드를 하고 있던 두 사람은 공연장에서 자주 마주쳐서 얼굴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사적인 대화는 해 본 적이 없었다. 부족한 술기운으로 용기를 내어 누가 봐도 방황하던 그 친구들에게 술 한잔 하자고 얘기했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마시는 중이다.

유난히 추웠던 2월의 어느 날, 어김없이 은호와 막걸리 한잔을 하던 중, 평소 기존에 하던 음악과는 다른 방향의, 조금 더 거칠고 솔직한 음악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닿았고 그렇게 project:IMPAIR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5개월 후, 우리는 베이징에서 열린 FAKE BEACH FESTIVAL에 초대받아 베이징행 비행기에 올라타게 되었다.



출국하던 날. (좌) 이은호 (우) 노준용

화창했던 서울 날씨와 다르게 비행기는 흔들렸고 아니나 다를까, 베이징 상공에서 1시간가량 떠다니다 드디어 착륙! 베이징은 텁텁한 공기로 우리를 환영했다. 들뜬 마음도 잠시, 한국 뉴스에도 나왔다는 기록적인 폭우는 우리에게 강력한 첫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간신히 호텔에 도착, 엄청나게 저렴한 맥주에 기분이 풀렸고 식사를 하러 가기로 한다.

숙소로 돌아온 찰나에 들려온 충격적인 소식! 심각한 폭우로 인해 페스티벌이 열릴 예정이었던 부지가 침수되는 바람에 옆에 있는 산이 산사태가 날 수 있어 페스티벌을 3주 뒤로 미룬다는 연락을 받았다. 3주 뒤까지 중국에 있을 수는 없는 일이고, 투어의 메인 이벤트였던 페스티벌이 취소됐다니! 섭섭한 마음을 뒤로하고 예정됐던 스케줄인 DDC Jam Night에 참가하러 출발!

베이징에서 꽤 잘 나가는 Dusk Dawn Club. 마치 한옥을 개조한 듯한 구조가 너무 신기했던, 아기자기하고 개성 있는 클럽이었다. 클럽의 매니저 Jin이 우릴 환영해 주었고 어색한 인사를 나눈 후 클럽을 둘러보았다. 무대에선 여러 뮤지션들이 연주 중이었고 자유로운 분위기였다. 맛있는 한 잔의 맥주를 마시던 우리를 무대에서 불렀고 힙합, 재즈, 락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함께 연주했다.



Dusk Dawn Club(DDC).출처: https://www.facebook.com/DuskDawnClub/


매니저 Jin과 함께.



잠시 쉬는 중에 매니저 Jin이 우리에게 괜찮다면 project:IMPAIR의 곡을 몇 곡 연주해 줄 수 있는지 부탁해서 4곡을 연주했는데 예상외로 엄청난 반응이어서 은호와 함께 어리둥절.
Dusk Dawn Club Jam Night.


무대를 마치고 내려와 쉬고 있는데, 멋쟁이 중국 청년이 와서 대화를 나눴다. 드라마로 배운 듯한 영국 악센트를 쓰던 '수'라는 친구였는데 한국 음악은 K-pop뿐인 줄 알았는데 충격적이었다는 말에 건방진 미소로 대답해줬다.
수는 근처의 자기 집에서 술 한잔 하자고 초대했는데 중국의 많은 일화를 들은 우리로선 흠칫하지 않을 수 없었다. 5살 무렵 모르는 사람 따라가지 말라던 어머니의 말씀이 귓가를 스쳐 지나갈 때쯤 흔들리는 동공으로 매니저 Jin에게 물었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인가요...' 매니저 Jin은 자기 친구이니 걱정하지 말고 재밌게 놀라고 말했고, 우린 긴장 반 걱정 반으로 따라나섰다.
택시로 5분 거리에 있던 수의 집은 아늑한 투룸이었고 위스키 한 잔으로 베이징의 첫날밤을 시작했다. 한국에서도 제일 좋아하던 위스키, 내 사랑 Jameson을 꺼내오는 모습을 보고 우린 이미 베스트 프렌드가 됐다. 기타가 여러 대 있었는데, 연주곡을 한 곡 연주하자 수가 노래로 화답해 주었다.
중국의 전통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포크송이었는데 아주 멋있었다. 뜻밖의 흥을 갖고 있던 그는 춤을 추기 시작했고 조금은 건방지지만 친절했던 26살 수 덕분에 잊지 못할 베이징에서의 첫날밤을 보냈다.

project : IMPAIR 프로젝트 임페어는 밴드 후후(WHOwho)의 기타이자 보컬 노준용, 밴드 이글루베이(Igloo Bay)의 드럼 이은호가 결성한 2인조 밴드다. 대부분의 서양 음악들이 2박이나 4박자로 진행되는 것과 다르게, 프로젝트 임페어의 곡은 한국의 국악 리듬처럼 3박자로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기타와 드럼을 주로 사용하나, 다양한 악기와의 합을 시도, 차별화된 사운드를 추구한다.




필자 소개 노준용

노준용
project:IMPAIR, WHOwho Vocalist, Guitarist, Producer
www.facebook.com/2mpairwww.instagram.com/projectimpair
기획·정리 캠퍼스잡앤조이 duew78@hankyung.com 칼럼연재 신청 및 문의 duew7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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