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축제, 타교학생 출입 막는 고려대 채용박람회



9월 6일부터 8일까지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채용박람회가 열렸다. 박람회에는 LG, 삼성, 현대 등 200여개의 주요기업이 참가했다.
채용박람회는 규모가 큰 대학들에서 주로 개최되며 학교마다 참가하는 기업들이 다르다. 따라서 학생들은 채용박람회 시즌이 되면 채용박람회가 열리는 여러 학교를 돌아다니며 채용정보를 얻는다. 하지만 고려대 채용박람회는 다른 대학들과 달리 타교의 학생의 출입을 막고 있다. 타교 학생의 출입을 어떻게 통제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박람회장을 직접 찾았다.
박람회장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경력개발센터 홈페이지에 학번을 입력하고 사전등록을 하거나 현장에서 참가 신청서를 작성하여 접수처에 학생증과 함께 확인을 받아야한다.
참가신청서가 비치된 이력서 작성대.(좌) 브로슈어에 참석확인 스티커와 서명이 있어야 박람회장 출입이 가능하다.(우)
참가 신청을 마치면 1인당 1부씩 브로슈어를 지급한다. 브로슈어는 박람회 재출입을 통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브로슈어는 1인당 1번만 지급을 하고 브로슈어 하단에는 참석확인란이 있었다. 접수처에 가면 참석확인란에 스티커를 붙여주고 박람회장 입구에서 스티커 위에 서명을 받은 후에만 회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타교 학생이 친구의 브로슈어를 빌려 재출입을 하려 해도 이미 서명이 된 브로슈어를 가지고는 입장이 불가능하다.

실랑이 끝에 사람이 적은 점심시간만 둘러보기로 약속하고 박람회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타교 학생의 채용 상담을 막는 장치는 박람회장 안에도 존재했다. 학생들이 몰리는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아모레퍼시픽 등의 인기 기업은 줄을 서서 상담을 받지 않고 시간대 별로 상담 예약을 받아 채용 상담을 진행했다. 상담 예약은 고려대 학생만 가능했고 12시에 입장을 했는데 폐관 시간인 6시까지 이미 예약이 차 있었다.
박람회장 한 편에서는 동영상으로 모의 면접을 하고 녹화영상을 보며 상담을 받는 모의 면접 코너도 운영 중이었으나 모의 면접 프로그램은 고려대 포털 아이디를 입력해야 이용이 가능했다.
동영상 모의면접 부스. 모의면접을 진행하려면 고려대 포털 아이디가 필요하다.
이력서 사진을 찍어주는 부스와 자기소개서 첨삭을 해주는 부스에서도 고려대 학생임을 다시 한 번 확인 받아야 했다. 편법으로 박람회장에 들어왔다고 해도 고려대 학생이 아니면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았다.
“본교 학생들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관계자의 말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모든 학생들에게 열려있어야 할 취업시장에서 소수에게만 특권이 주어지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글.사진 최정훈 인턴기자 fr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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