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8] "셰프를 꿈꾼다면 ‘멋’낼 생각 말고 ‘맛’낼 생각부터 하세요"


남성렬(31) 레스토랑 ‘가티’ 셰프? 서울호서직업전문학교 호텔조리과 겸임교수? 2012~2016 테이블스타 셰프? 한국조리과학고 졸업
자기소개 해주세요. 레스토랑을 경영하는 조리사이자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로 활동하는 남성렬입니다. 틈틈이 방송 활동도 하고 있죠. 이렇게 보니 한 가지 일만 해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웃음)
조리사의 꿈은 언제부터 키워왔나요? 어릴 적부터 요리를 할 때마다 묘한 쾌감이 느껴졌어요. 엄마가 해주는 음식보다 제가 만드는 게 더 맛있었고, 누군가 제가 만든 음식을 먹고 만족스러워할 때 기분이 좋았죠. 그래서 조리사를 꿈꿨고, 조리특성화고인 한국조리과학고에 진학했어요.
학창시절, 어떤 활동을 했나요? 이론보다는 실습에 더 관심이 있었어요. 그래서 펜보다 칼을 더 많이 쥐었죠.(웃음) 직접 만든 음식을 나눠주는 봉사동아리와 매주 새로운 요리를 개발하는 동아리를 했어요. 또 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해서 생활비를 벌기 위해 배달 알바나 주방 보조 알바를 했죠.
조리사가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요? 본격적으로 조리를 배우기 전에는 다양한 음식을 많이 먹어봤어요. 눈으로만 봐서는 알 수 없으니까 그 나이에 먹어볼 수 있는 음식은 다 먹었던 것 같아요.(웃음)
조리사가 되기 위한 방법은요? 일반적으로 한국에서 조리사가 되기 위해서는 전문화된 조리 기술을 배워야 해요. 요즘은 특성화고부터 전문학교까지 다양한 통로가 있잖아요. 그런 곳에서 충분한 조리교육을 받고 개인 업장이나 호텔에 취업을 하면 돼요. 최근에는 해외에서 요리학교를 다니거나 인턴경험을 쌓는 분들도 많아요.

사회초년생 때의 수입이 궁금해요. 갓 조리사가 됐을 땐 일반 레스토랑에서 월 80~90만원을 받았고, 특급호텔에서는 30~40만원을 받았어요. 턱없이 부족한 돈이었죠.(웃음) 그래서 돈보다는 요리를 배우기 위해 일했던 것 같아요. 지금은 많이 바뀌었죠.
조리사라는 직업의 장점은 뭔가요? ‘먹는 즐거움’이라는 말을 많이 쓰잖아요. 누군가에게 이런 행복을 선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기만족이 큰 직업이에요. 또 제가 만든 요리로 사람을 살릴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기 때문에 사회에서 꽤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고 생각해요.
현재 조리사로서 힘든 점이나 고민이 있다면? 방송을 시작한 이후로 제 요리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치가 높아졌어요. 최근에는 양식 조리사로서의 한계를 실감하기도 해요. 그래서 한식에 꾸준히 도전하고 있죠.
요리 실력을 제외하고, 셰프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은 뭘까요? 넓은 시야를 가져야 해요. 셰프는 한국어로 ‘주방장’인데, 뒤에 ‘장’자가 붙는다는 건 뭔가를 책임진다는 뜻이잖아요. 때문에 주방장은 요리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가게 전체를 아우를 수 있어야 해요. 주방에만 갇혀있지 말고 큰 흐름을 읽어야 하죠.
방송을 보고 스타 셰프를 꿈꾸는 학생들이 많아졌는데, 어떻게 생각하나요? 화려함을 쫓아 조리사를 꿈꾸는 학생들이 많아졌어요. 실제로 스타 셰프가 되고 싶다며 저를 찾아온 학생들도 더러 있어요. 하지만 보이는 모습이 전부가 아니에요. 개인적으로 매체와 현장의 모습은 1%도 닮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하루 13시간 이상 꼬박 서있어야 하고 복지도 좋은 편이 아니죠.
조리사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조언의 한마디. 한 해 대학교 조리과 졸업생만 만 명이 넘어요. 반면 현장에는 그만한 일자리가 없어 조리사 지망생 대부분이 외국으로 나가거나 포기해버리기 일쑤죠. 그만큼 상황이 좋지 않아요. 하지만 목표가 확고하면 방황을 덜 하기 마련이에요. 사회에 나가기 전에 분명하고 구체적인 목표치를 설정하세요. ‘어떤 요리를 할 것인지’ 자신만의 색깔을 정하는 것도 중요해요.
글 최지현 인턴기자│사진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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