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면접에서 그룹프로젝트까지…동아리 지원도 취업난?

-지원동기, 본인 장·단점 서술은 기본. 기획서 제출도 요구-경쟁률이 15:1을 넘는 경우도 있어



기업 채용뿐만 아니라 대학생들의 동아리 가입도 어려워지고 있다. 스펙초월채용이 인기를 끌면서 교내외 대외활동에 대한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봉사활동이나 직무 관련 활동은 특히 인기가 있다. 신촌연합 봉사동아리 ‘봄빛’ 관계자는 “이번 학기에 15명 정도를 뽑는데 지원자가 벌써 200명이다. 남녀를 따로 뽑는데 여성회원 경쟁률은 15대 1을 넘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SK, 삼성, 이랜드 등 대기업 등은 지원서에 대외활동경험을 직접 적거나 자기소개서에 경험을 담아내도록 요구하고 있다. 공기업 또한 NCS기반 채용을 도입하면서 작년부터 지원서에 직무 경험과 대외활동 경험을 자세하게 기재하는 항목이 추가되었다.

기획안 작성과 프로젝트면접지원자가 많아지면서 인기 동아리들의 선발 전형에는 대기업 채용전형에서나 볼 수 있었던 독특한 평가방식들이 등장했다. 사회공헌경영 대학 연합 단체인 ‘인액터스’의 자기소개서에는 한 페이지 분량의 비즈니스 솔루션 기획안을 작성하라는 문항을 확인할 수 있다.
직접 기획안을 작성해야하는 인액터스의 자기소개서 문항.

면접 또한 인상이나 성격을 보기 위한 단순한 면접이 아닌 개인의 성향을 평가하는 일반면접과 역량과 협업능력을 평가하는 프로젝트면접으로 진행된다. 프로젝트 면접은 4~6명의 지원자가 한팀이 되어 모의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발표하는 것으로 대기업의 PT면접과 유사한 형태다.

멘토스클럽 지원서의 어학 성적 항목과 PR관련 공지사항.

어학성적 요구와 영어면접 진행연세대학교 교환학생 교류동아리 ‘멘토스클럽’의 지원서에서도 특이한 항목들을 확인할 수 있다. 토익, 토익 스피킹 성적뿐만 아니라 스페인어 자격증인 DELE 성적을 기재하는 항목도 있다. 멘토스클럽 이지혜 회장은 “어학 성적으로 회원을 선발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교환학생과 소통해야 하는 동아리 특성상 잘할 수 있는 언어가 있으면 유리하다”고 말했다. 면접에는 영어면접과 PR(자기소개)시간도 준비되어있는데 지원서의 끝에 PR시간이 중요한 평가요소임을 직접 공지하고 있다.
서강대 학생 김재현 씨는 “1, 2학년이 동아리의 중심이 되었던 예전 모습과는 다르다. 4학년이 동아리 회장을 맡는 경우도 많고 요즘에는 큰 동아리에 들어가기 위해 작은 동아리에서 경험을 쌓는 사람들도 있다”며 달라진 분위기에 아쉬움을 표했다.
최정훈 인턴기자 frodo@hankyung.com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