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룸족의 생활양식 #1 전기요금 누진제 논란 속 맘 편히 에어컨 틀기

혼자 원룸에 서식하는 원룸족은 겉으로는 비슷해 보이지만 남들과는 다른 그들만의 독특한 생활양식이 있다. 이에 공감한다면 당신은 혹시 원룸족?
최고기온 35도를 웃도는 날씨에도 ‘전기요금 폭탄’을 맞을까 에어컨은 켜보지도 못하는 가구가 많다. 그 이유는 바로 전기요금 누진제 때문. 전기요금은 100킬로와트 이하인 1단계부터 500킬로와트 이상인 6단계까지 나누어 부과되는데 1단계에서는 킬로와트시 당 60.7원이지만 6단계에서는 709.5원으로 11배가 차이나 난다. 월 300킬로와트 정도의 전기를 사용하는 일반 가정에서 하루에 3시간씩 에어컨을 켜면 전기요금은 금세 6단계로 올라간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하지만 원룸에 혼자 사는 이들의 상황은 다르다. 대학동 원룸에서 자취를 하고 있는 고씨(28)는 하루 여덟 시간씩 에어컨을 최대출력으로 틀어놓고 지낸다. 하지만 지난달 고씨가 낸 전기요금은 2만3천원.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어 노트북도 하루 종일 켜 놓고 있지만 전기요금은 2단계를 넘어가지 않는다.

원룸에서 하루 8시간 에어컨을 틀어도 월 200kWh를 넘지 않는다. [사진=네이버]
그 이유는 원룸에 설치하는 가전제품들의 소비전력이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제품들에 비해 낮기 때문이다. 일반 가정에어컨의 평균소비전력은 시간당 1800와트지만 원룸에 설치되는 벽걸이형 에어컨의 소비전력은 3분의 1 수준인 650와트에 불과했다. 냉장고나 세탁기도 일반 가정의 제품들보다 용량이 작기 때문에 에어컨을 맘 편히 틀어도 전기요금 폭탄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고씨는 “이렇게 종일 틀어놓으면 평소보다 (전기요금이) 만 원 정도 더 나오는데 여름 한두 달 만원씩 더 쓰고 여름 내내 시원할 수 있다면 아깝지 않다”며 “에어컨 틀기가 무서워 카페를 찾는 사람들도 있는데 원룸에서는 커피 두잔 값이면 한 달 내내 눈치안보고 시원하게 지낼 수 있다”고 밝혔다.
최정훈 인턴기자 fr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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