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의 난” 비교 스트레스, 타인보다 형제가 더 부담돼.

구직자 10명중 7명은 타인과 비교되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구직자 278명 대상으로 한 취업포털 사람인의 설문 조사에서 69.1%가 ‘취업과 관련해 타인과 비교되는 것에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답했다. ‘나이’, ‘학력’, ‘어학성적’ 등의 순으로 비교 스트레스를 겪는다고 답변 하였는데 이들 중 35.9%는 먼저 취업한 사람을 보고 얄미운 감정을 느낀 적이 있다고 밝혔다.
구직자 69.1%가 비교스트레스를 겪는다. [출처=게티이미지]

비교 스트레스는 타인과의 관계에서뿐만 아니라 형제 간 관계에서도 발생하고 있었다. 특히 자신보다 동생이 더 나은 결과를 보이는 경우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①중견기업 근무 중인 박 양 vs 연봉 두 배 여동생

2015년 대학원을 졸업하고 판교의 한 중견기업에서 근무 중인 박 양(28)은 이직을 준비 중이다. 상여금을 포함하여 3200만 원 정도의 연봉을 받고 있고 비교적 전문성 있는 직무라 주변에서 부러워하고 본인 스스로도 만족스러운 직장생활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그러나 올해 초 동생이 대기업에 입사하게 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동생의 연봉은 박양의 수입과 두 배 이상 차이가 났고 박양은 본인의 월급과 비슷한 액수를 매달 저축하고 있다는 동생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커다란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밝혔다. 주변 사람들뿐만 아니라 부모님이 장난삼아 이야기를 꺼내곤 하는데 그때마다 집에서 나와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박양은 “이러한 이유로 이직을 생각하고는 있지만 나이도 있고 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다른 사람과 경쟁하던 때가 살만했다고 밝혔다.
②명문대 문과생 최 군 vs 이른 나이에 취업한 공대생 동생
공대생 동생을 둔 문과생 최 군(26)의 경우에는 상황이 더 심각해 보였다. 최군은 남들이 부러워하는 명문대에 다니고 있다. 학교 수업뿐만 아니라 봉사활동과 대외활동 등 취업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활동들까지 하고 있어 친구들 사이에서는 ‘괴물’이라고 불리며 부러움을 사고 있었다. 최군은 현재 3학년으로 취직을 눈앞에 두고 있지는 않지만 부모님도 최군의 이러한 구직생활을 응원하셨다.
하지만 공대에 다니고 있는 동생이 산학협력과정을 거쳐 이른 나이에 대기업 입사가 확정이 되면서 집안 분위기는 달라졌다. 입사는 졸업 이후에 하는 것으로 계약이 되어있으나 동생의 회사에서는 부모님의 생신, 기념일마다 상품권과 화환을 보내왔다. 부모님은 기뻐하시기보다는 둘째가 취직이 되었는데 첫째인 최군이 아직 취직을 못하고 있는 것을 걱정하시기 시작했다.
최군은 “아직 졸업이 1년 남은 상황이라 당장에 취직을 해야 하는 것도 아닌데 괜히 마음이 급해진다”며 최근에는 부모님으로부터 “네가 취직이 안 되서 밖에서 동생자랑하기가 어렵다”는 이야기도 들었다며 스트레스 때문에 오히려 일이 더 안 된다고 밝혔다.
최정훈 인턴기자 fr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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