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다 찍어드립니다’가 다 알려드립니다!” 사진바보 탈출법

7∼8월은 바야흐로 바캉스 시즌! 여행 하면 역시 사진이 떠오른다. 최근 스마트폰부터 미러리스, DSLR까지 예쁜 풍경사진이나 인물 사진을 찍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런 사람들에게 이 기사를 바친다.

한양대학교 ERICA캠퍼스의 자랑인 한양대 ERICA ‘다 찍어드립니다’와 한양대학교 ERICA캠퍼스 길냥이 프로젝트를 진행한 남자. ‘대한민국 국보급 캠퍼스를 찾아라’ 공모전에서 한양대학교 ERICA캠퍼스가 1등을 차지하게 한 남자. 전문 사진작가는 아닌, 대학원생 이융희 ‘한양대 국어국문학과 대학원 재학중’씨와 함께 사진에 대한 가벼운 꿀팁부터 깊은 철학적인 이야기까지 다뤘다.

Q, 카메라를 처음 사는 사람을 위해, 카메라를 살 때 꼭 알아야하는 것이 있다면?
처음부터 너무 비싼 카메라를 사지 말기! 처음에는 정말 막 써야 한다. 그리고 카메라를 처음 시작할 때는 꼭 주변에 사진 잘 찍는 사람과 함께 사진을 찍으러 떠나 보아야 한다. 그 사람과 두 시간만 사진을 찍어 보면 기본적으로 사진을 어떻게 ‘잘’ 찍는지 다 배울 수 있다.
자기만의 사진 세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노하우가 있는데, 구도 같은 기본적인 것들을 배울 수 있다. 똑같은 물건이라도 찍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찍힌다. 똑같은 카메라로도 다르게 찍을 수 있는 거다. 그런 것들이 좋은 경험이 된다. 인터넷 사진동아리는 추천하지 않는다. 비싼 카메라에 대한 욕심만 생기고 종종 카메라 자랑만 하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차라리 주변에 사진 잘 찍는 사람들을 따라다니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 거다. Q. 사진의 작품성이 카메라로 결정된다고 생각하는가?
애매하다. 화질이 좋은 사진, 멋진 사진을 찍고 싶다는 욕망을 갖고 있다면 기본적으로 비싼 카메라는 당연히 그 값을 한다. 노이즈를 제거해주는 기능이 있다던지, 화각이 넓다던지, 풀프레임 바디라던지….
그러나 ‘나만의 사진을 찍고 싶다’는 것은 예술적인 부분이다. 어쩌면 그런 사진은 똑딱이(디지털 카메라)로도 가능하다. 유명한 해외 사진작가 중에는 일회용 코닥 카메라로만 찍어서 작품을 만드는 사람도 있다. 미러리스로도 충분하다. 아이폰으로도 어마어마한 사진이 나오는 걸. 그리고 요새는 사진에 보정의 힘이 크다.




Q. 보정의 힘이 크다. 그렇다면 보정을 잘하는 팁이 있을까?
보정은 많이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요새는 포토샵에 ‘액션’이라고 해서 자기가 원하는 보정 값을 미리 설정해 놓는 기능이 있어 많이 하면 할수록 자신만의 색감을 찾을 수 있게 되고, 빨라진다. 결국 보정을 잘 하려면 포토샵이나 컴퓨터를 잘해야 한다. 보정은 사진예술의 영역이 아니라 기술의 영역인 것이다. 구구단을 알면 곱셈이 쉽게 되고, 구구단을 모르면 곱셈이 어려운 것처럼 보정은 빠른 곱셈을 하기 위한 구구단이랄까? 사진은 결국 디지털 이미지다. 컴퓨터 그래픽에 대한 기술적 이해가 있어야 가장 원하는 사진을 확실하게 찾아갈 수 있다. 그래서 보면 사진이 예술의 영역이지만 공대 사람들이 취미로 사진을 찍다가 사진작가가 되는 경우도 있더라. 결국 카메라도 기계이기 때문이다.



사진을 잘 찍는 사람은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예술적인 사람’들은 감각이 좋고 구도를 잘 만들어 사진의 느낌이 좋지만 보정을 못한다. 반면 ‘컴퓨터를 잘 만지는 사람’들은 후 보정 작업을 잘해서 첫 사진은 별로인데 나중에는 좋은 사진이 된다. 이 두 개를 모두 잘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과마인드를 가진 사람이 문과마인드를 못 가지는 것처럼. 나 역시 전형적인 문과 마인드라 보정의 부분에서는 사실 전문가라고 할 수 없다.
Q, 구도를 잘 잡는 법이 궁금하다.
A. 기본적인 것은 미술 구도를 따라간다. 카메라 어플리케이션 격자 설정을 통해서 구도를 잡을 수 있다. 3분할법 다들 알지? 격자를 통해 교차되는 점 네 개에 내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을 놔두는 기법. 루킹 룸 이라는 것이 있는데, 화면 속 인물의 시선이 가는 쪽의 스페이스가 뒤쪽보다는 넓은 것이 안정적인 느낌을 준다. 또한 눈동자에 초점을 맞춘다. 가끔 역구도를 비워놓을 때가 있는데, 그런 사진은 긴장감을 준다. 구도는 항상 자신이 실험하고 시도해보면서 만드는 것이다.
어느 사진이나 수평 구도를 맞추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내가 아는 누구는 세상을 삐딱하게 보는 반골 기질이 있어 사진을 비스듬하게 찍어 버릇 할 때가 있다. 내가 보는 그대로 찍는, 내가 어떤 시선으로 보느냐, 그게 바로 구도다. 외국의 어떤 유명 사진작가는 구부려 앉는 자세의 -개의 시선이라고 했다- 눈높이로 사진을 찍는다. 횡단보도에서 보는 소화전 사진이 대표적이다. ‘저것을 화면 안에 다 들어가게 찍어야지’가 아니라 화면을 통해 내가 예쁘다고 생각하는 그 시선에서 찍는 것. 구도라는 것이 그런 것 같다.


Q. 풍경 사진을 잘 찍는 법이 있다면?
풍경 사진들은 찍는 사람들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다르다. 사람을 넣어서 드라마틱하게 찍는 경우가 있고, 새나 석양, 같은 자연 그대로의 것을 찍는 사람들이 있다. 전체적으로 중요한 것을 이야기하자면 ‘시간’을 잘 알아야 한다. 풍경 사진은 해질녘 전 후 30분 정도가 좋다. 가령 해가 일곱시에 진다면 여섯시부터 일곱시 반 사이가 제일 좋은 포인트. 꽃 사진 같은 것은 오히려 흐린 날도 괜찮다. 색채감이 잘 살아나기 때문이다.
또 태양을 내 뒤에 두고 순광으로 사진을 찍으면 색감이 선명하게 잘 살아난다. 꽃밭의 경우 선명한 사진 색감이 필요하다면 이렇게 찍는다. 또 아까 말했지만 풍경사진은 수평구도를 맞추는 것도 꽤 중요하다.
Q. 인물 전체샷을 잘 찍는 법이 있다면?
이니**리 광고처럼 신비로운 느낌을 주고 싶다면 역광이나 측광으로 찍고자 하는 대상을 살짝 옆에 비스듬히 두고 대상을 찍는 것이 좋다. 인물 사진에서 그런 식으로 사진을 많이 찍는데 색이 바래보이고 신비로워 보이는 효과가 난다.
인물 사진은 찍어놓고 보면 “내 얼굴 되게 펑퍼짐하게 나와!”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는 얼굴에 그림자를 줘야한다. 눈으로 보면 사람은 입체적이지만 사진은 평평하지 않은가. 15도정도 약간 비스듬한 옆모습, 어두운 부분을 만들어 입체적인 감각이 잘 드러나게 찍는 것이 좋다.
연예인들이 조명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가 얼굴에 굴곡을 만들어 얼굴을 작게 보이게 하기 위해서다. 그림자가 정말 중요하다. 흔히 콘트라스트라고 하는 어두운 부분과 밝은 부분의 대비 이런 것들. 그게 사진 전체에서 확 드러나면 좋은 사진이 될 수 있다. Q. 사진에서 또 중요한 게 있다면? 콘셉트, 아이디어! 스냅 사진의 경우는 이것이 사진 전체를 좌우한다. 요새 페이스북에 유행하는 사진들 중 남자친구랑 여자친구가 서로 마주보면서 찍은 사진이나 뒷모습과 손을 잡는 모습이 나오는 사진들이 있다. 이런 것들은 사진을 잘 찍는 것이 아니라 콘셉트가 좋은 거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서 ‘좋아’요가 많은 사진은 잘 찍고 화질이 좋은 그런 사진이 아니라. 발랄한 아이디어가 있는 사진이다. 컵 위에 구름이 있고 그게 아이스크림처럼 보이는 사진을 본 적이 있는가? 고등학생이 찍었다고 하는데 정말 기발한 아이디어이지 않은가? 사진은 사실 이미 찍히는 순간 95%는 다 따라할 수 있다. 조명까지도 전문가들은 따라할 수 있다. 기술복제의 시대이기 때문이다.
복제되는 것은 카메라의 숙명이나 다름없지. 그런데도 ‘나만의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건 아이디어고 콘셉트다. 가령 유럽 여행을 갔다면 ‘나를 힐링해주는 것들’ 이라는 콘셉트를 잡고 그것에 대해서만 사진을 찍는 거다. 먹방이 취미라면 자기가 여행을 가서 먹은 요리만 찍어서 모은다거나. 그런 것들의 사진의 콘셉트, 크게는 여행 자체의 콘셉트가 되는 거다. ‘내 사진첩’을 만들 수 있는 거지. 그건 핸드폰이나 똑딱이나 DSLR이나 상관없다. 그것이 진짜 좋은 사진이고 좋은 기록이고 괜찮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Q.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사진은?
나는 인물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한다. 제일 즐겁게 찍는 것이 놀러갔을 때 사진 찍는 거다. 보통 여행을 가면 사진을 찍어온다. 그리고 즐겁게 노는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면 “너희들 제주도가서 사진 찍었네”가 아니라 “너희들 제주도에서 정말 재밌게 놀았구나!”라는 반응이 나온다. 나는 이 말이 듣기 좋다. 사진을 찍으러 여행가는게 아니라 여행을 가서 사진을 찍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누가 봐도 어색한 사진들 억지로 포즈를 취해 찍은 사진들은 이야기 자체가 너무 작위적인 느낌이다. 나쁘다 좋다가 아니라 어색한 사진은 보는 나마저도 어색해진다고나 할까?
공연 사진 같은 경우도 좋다. “오늘 밴드 공연 했나보다! 너희들 되게 멋있다!”이게 중요하다. “여기 어디야? 공원 진짜 예쁘다~” “동아리 야유회 있었어? 재밌었겠다”라는 이야기를 듣는 것. 그러면서도 “사진 너무 예쁘다”까지 나온다면 진짜 즐거운 사진이 되는 거다. 내가 원하는 것은 그런 스냅 사진적인 영역이다. Q. 그런 생동감 있는 사진들을 잘 찍는 꿀팁이 있을까?
공연사진 같은 경우는 포즈를 요구할 수가 없다. 그 말인 즉슨 공연을 할 때 음악의 진행이 어떻게 되는지, 이 부분에서는 뛰겠다, 이 때 머리를 흔들겠구나 하는 것을 잘 알고 그 순간을 포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결국은 자기가 좋아하고 잘 알고 있는 분야를 잘 찍을 수밖에 없다. 1절 끝났네, 여기서 변주되겠네, 그럼 여기서 찍어야겠다. 그런 느낌으로! 아는 사람 중에서 탁구 사진을 잘 찍는 사람은 원래 탁구 선수 활동을 해서 어떤 곳에서 사진을 찍으면 되는지 안다고 한다. 노하우가 있는 거지. 내가 잘 아는 장면이여야 좋은 사진이 나오는 거다. Q. 마지막으로, 사진을 통해서 자신이 얻었다고 생각하는 가장 큰 것은 무엇인가?
A. 사람을 많이 얻었다. 지금 이 인터뷰를 하면서 만나는 당신도 결국 사진 덕분에 만난 게 아닌가.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가장 큰 수단이 나에게는 사진과 글이다. 사진을 찍으며 만들게 된 학회, 참여하게 된 프로젝트가 여러 개다. 무언가에 몰두하는 사람들은 모두 배울 점이 있기 마련이라서 사진을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다양한 것을 배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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