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에서 인생샷…“어렵지 않아요”

바야흐로 여름방학의 계절이 돌아왔다. 방학은 학기 중에 하기 어려웠던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이다. 여행이 가장 대표적인 예다. 방학을 맞이해 여행을 다녀올 이들을 위해 사진 촬영 팁을 전달한다. 이번 사진 팁은 교내 사진 동아리 회장으로 활동한 유현우(가톨릭대) 씨의 도움을 받았다.
풍경 사진
풍경 사진을 찍을 때는 사진기의 조리개 값(F값)을 높이는 것이 좋다. ‘조리개’는 빛이 들어오는 구멍을 뜻하는데 사람으로 비유하면 ‘동공’에 가깝다. 조리개를 개방하면 빛이 많이 들어와 사진이 밝게 찍히고, 작으면 사진이 어둡게 찍힌다.
그러나 조리개 값이 높을수록 심도가 깊어지고 전체적으로 선명하게 찍혀 풍경을 더 정확하고 깔끔하게 담아낼 수 있다. 처음에 아무것도 몰랐던 기자는 ‘사진이 밝게 찍히면 좋지!’라고 생각하고 F값을 낮췄으나, 빛을 너무 많이 받아 형체가 뭉개진 사진을 얻기도 했다.
Before
사진 정보 : F값-4, 셔터 스피드-1/200초, ISO-640, 노출 보정값-0, 촬영 모드-조리개 우선인 Av모드, 카메라-소니 미러리스.
촬영 당시에는 날이 무척 흐렸다. 이 때문에 사진이 어둡게 나올 것이라고 예상한 기자는 F값을 4로 맞춘 후 풍경을 찍었다. 결과는 대참패. 어떤 것을 찍으려고 했는지, 사진의 주제는 무엇인지조차 알 수 없는 사진이 나오고야 말았다.
After
사진 정보 : F값-13, 셔터 스피드-1/160초, ISO-400, 노출 보정값-0, 촬영 모드-조리개 우선인 Av모드,카메라-소니 미러리스.
풍경 사진을 찍으려면 F값을 ‘극단적으로’ 높이는 것이 좋다는 유현우 씨의 조언을 들은 후 재촬영을 해봤다. 조리개를 크게 조이면 사진이 어둡게 나오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야외 촬영 때는 빛이 잘 들어오기 때문에 괜찮다는 말을 듣고 용기 내어 F값을 13으로 설정했다. 다소 어둡긴 하나, 건물 외벽의 디자인과 풍경이 선명하게 나타나는 결과를 얻었다.

인물 사진
반대로 조리개가 크게 열린 상태로 가까운 물체를 찍으면 뒤에 있는 배경이 흐려져 주제를 부각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이를 활용해 인물을 촬영하면 배경도 보이고, 사람도 훨씬 또렷하게 나와 ‘여행지 인생샷’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을 찍을 때는 ‘구도’ 또한 중요하다. 인물 사진의 구도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주로 하이 앵글, 아이 앵글, 로우 앵글이 쓰인다. 하이 앵글(High-angle)은 인물의 위에서, 아이 앵글(Eye-angle)은 인물의 눈높이에 맞춰서, 로우 앵글(Low-angle)은 인물의 밑에서 촬영한 것을 말한다.
이때 중요한 점은 사람의 관절을 자르면 안 된다는 것이다. 또 인물 사진에서는 인물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배경을 단조롭게 찍는 것이 적합하다.
Before
사진 정보 : F값-4.5, 셔터 스피드-1/20초, ISO-400, 노출 보정값-0, 촬영 모드-조리개 우선인 Av모드, 카메라-소니 미러리스.
인물을 촬영할 때는 조리개를 개방하는 것이 좋다고 들어 F값을 4.5로 설정했으나, 무언가 심심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실물보다 다리가 짧게 나오고 키도 작아 보인다. 그 이유는 바로 구도에 있다. 인물의 위, 눈높이, 아래 그 어디에도 맞지 않고 어중간한 구도여서 그런지 ‘어정쩡한’ 사진이 나왔다는 평을 들었다.
After
사진 정보 : F값-5.6, 셔터 스피드-1/13초, ISO-400, 노출 보정값-0, 촬영 모드-조리개 우선인 Av모드, 카메라-소니 미러리스.
인물의 전체를 찍어야 한다는 강박을 버리고 상반신만을 담았다. 카메라 앵글을 인물의 눈높이에 맞춰 깔끔하다는 느낌이 들 뿐만 아니라 사진의 주제 또한 뚜렷해 보인다.
Before
사진 정보 : F값-13, 셔터 스피드-1/40초, ISO-400, 노출 보정값-0, 촬영 모드-조리개 우선인 Av모드, 카메라-소니 미러리스.
역시 구도의 문제가 보이는 사진이다. 인물 사진의 핵심은 ‘인물’인데, 배경, 조형물을 적절히 잘라내지 않고 인물과 함께 담아내 주제가 무엇인지 알 수 없게 됐다.
After
사진 정보 : F값-3.5, 셔터 스피드-1/800초, ISO-500, 노출 보정값-0.7, 촬영 모드-조리개 우선인 Av모드, 카메라-니콘 DSLR.
다리가 길어 보이는 왜곡 효과를 가진 ‘로우 앵글’로, 측면에서 촬영해 인물이 돋보이는 사진이 됐다. 또한, Before 사진에서는 같이 찍은 것처럼 보이는 피노키오 조형물을 ‘소품’으로 활용했다는 느낌을 준다.
배경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
여행지에서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은 문구를 봤을 때나, 상황을 만나서 주제를 부각하는 구도로 찍었는데 뜻밖에도 밋밋한 사진이 나온 적이 있었을 것이다. 그럴 때는 주위의 배경까지 들어가게 해 촬영하는 것도 방법의 하나다. 적당한 배경은 오히려 사진의 주제를 더욱 돋보이는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Before
사진 정보 : F값-3.5, 셔터 스피드-1/400초, ISO-400, 노출 보정값-0, 촬영 모드-조리개 우선인 Av모드, 카메라-소니 미러리스.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은 구절을 만나 홀린 듯 찍은 것에 대한 결과다. 카메라 앨범을 보니 그때의 느낌이 살아나지 않는다. 카페 내부가 어설프게 엿보여 더욱 어설픈 사진이 되어버렸다.
After
사진 정보 : F값-3.5, 셔터 스피드-1/125초, ISO-250, 노출 보정값-0.3, 촬영 모드-조리개 우선인 Av모드, 카메라-니콘 DSLR.
삐뚤어진 부분 없이, 카페 내부까지 카메라 프레임에 꽉 차게 촬영했더니 낭만적인 느낌을 주는 사진으로 재탄생했다. 이를 보고 ‘어쩌면 글이 좋다고 느낀 것이 아니라 좋은 카페 내부에 글귀가 인테리어로 들어가 있어 좋았다고 느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이신후(동덕여대) 대학생기자 sinoo_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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