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함께 타실래요?…택시 동행자 찾기 앱 '캐빗' 개발한 카니자랩

동행자를 찾아주는 실시간 택시 빈자리 공유 서비스 캐빗을 개발한 카니자랩 박자람 대표. 사진=이진호 기자
택시 탑승 시 동승자가 있어 택시비를 반으로 나눌 수 있다면? 이용객으로서 나쁘지 않은 제안이다. 이런 생각을 현실로 만들어 준 서비스가 있다. 스타트업 카니자랩이 개발한 ‘캐빗’ 서비스다.
캐빗 아이디어는 이 회사 대표 박자람 씨의 경험에서 나왔다. 그가 재학했던 카이스트는 캠퍼스가 대전역에서 약 15km 떨어진 곳에 있다. 박 대표는 “버스를 타면 중간 행선지가 많아 한 시간가량 소요된다. 그래서 학생들이 택시를 자주 이용한다. 택시비용이 1만 원을 넘겨 동승자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고 말했다.
카이스트 뿐 아니라 지역 대학생이라면 이런 생각을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일부 대학에서는 택시 동승자를 구하는 커뮤니티가 운영되기도 한다.
캐빗은 택시 이용 승객의 데이터를 분석해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으로 동행자를 찾아주는 실시간 택시 빈자리 공유 서비스다.
캐빗은 누군지 모를 동승자의 신원 안전 확보를 위해 학교 또는 회사 이메일 인증 가입 제로 운영된다. 서비스는 실시간 매칭이 가능하며 애플리케이션 내에서 채팅 및 자동 요금분배 기능을 제공한다.
박 대표는 “캐빗은 택시 이용에서 발생하는 비효율을 개선하고, 온라인-오프라인을 유기적으로 연결한 부가가치 창출을 목표로 기획됐다”고 설명했다.
카이스트 석박사 학생들, 스타트업 카니자랩 설립

캐빗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카니자랩은 2015년 3월 설립됐다. 카니자랩은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에 있는 소셜컴퓨팅 연구실의 석?박사과정 학생들이 함께 연구하던 중에 탄생했다.
이들의 사업은 빅데이터 연구를 기반으로 한다. 박 대표는 “연구실 주제가 주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등에서 데이터를 직접 수집해 사용자들의 행동패턴을 분석하는 일이었다. 모두 빅데이터 분석의 중요성에 대해서 공감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던 중 박 대표는 본인들만의 데이터를 활용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연구실에서 매번 트위터, 유튜브, 페이스북과 같은 다른 회사의 플랫폼에서 제공되는 데이터만을 분석하다 보니 결과에 대한 한계를 느끼는 부분들이 있었다. 무엇보다도 온라인 안에서의 사람들 행동패턴보다는 오프라인에서의 사람들의 삶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카니자랩의 첫 사업은 여성승객과 여성택시기사를 연결하는 서비스 ‘이모콜’이었다. 카니자랩은 그래프 이론을 바탕으로 한 소셜 네트워크 분석과 객체 저장장치(object storage) 기반의 대용량 데이터 저장소 구축 기술 등을 바탕으로 창업에 승부를 걸었다.
자율적 근무제 시행…대학생 인턴십 프로그램도 운영
카니자랩의 팀원들은 데이터 엔지니어, 소프트웨어 및 시스템 개발자, 디자이너 등으로 구성돼 있다. 박 대표는 “구성원은 직급으로 정의되지 않는다. 각자의 역할이 정확하게 구분돼 있다”고 설명했다.
카니자랩에는 별도의 출퇴근 개념이 없다. 직원들은 근무 시간과 장소를 탄력적으로 운영해 팀원 각자가 원하는 장소에서 개인 일정과 리듬에 맞춰 책임감 있게 맡은 일에 집중한다.
다 같이 얼굴을 보는 시간은 2주에 한 번씩 진행되는 팀 전체 회의다. 이때 2주 동안 할 일에 방향을 설정한다. 방향과 목적에 맞춰 팀원들이 각자의 할 일에 대한 계획을 수립한다.
“지난 2주간 회사 내 프로젝트 코드명은 ‘내일은 전국제패’였다. 기존에 9개 대학 대학생들을 대상으로만 서비스했던 캐빗을 전체 대학생과 회사원으로 확대하는 프로젝트다. 각자 자신의 업무 분야에 맞게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스타트업으로 드물게 카니자랩은 대학생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현재까지 두 번의 인턴십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현재 3명의 인턴이 근무 중이다. 정규직 8명인 기업에 적지 않은 인턴 규모다.
박 대표는 “3명의 인턴은 데이터 분석과 콘텐츠 제작 등의 업무를 맡는다. 현재 서비스가 확대되는 시점이라 새로운 업무가 부여돼도 다들 훌륭히 업무를 수행한다”고 이야기했다.
카니자랩은 인턴들의 책임감을 높이기 위해 전체 미팅 참석은 물론 동등한 발언권을 부여한다. 박 대표는 “결과에 따라 단위 프로젝트의 전체 관리를 맡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카니자랩은 연구 중에 의기투합하여 만들어진 회사 특성으로 인해 사내에 연구 문화가 깊게 스며있다. 박 대표는 이런 문화를 바탕으로 카니자랩의 먼 미래를 그리고 있다.
“회사 이름인 ‘카니자’는 카니자의 삼각형에서 유래했다. ‘카니자의 삼각형’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지만, 팩맨(pac-man) 처럼 생긴 세 개의 동그라미 가운데에 마치 삼각형이 보이는 ‘시각적 환상’을 의미한다. 데이터를 바탕으로 눈에 보이지 않던 새로운 가치를 발굴해 세상에 제시하겠다는 카니자랩의 설립 미션을 이어가고 싶다.”
이진호 기자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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