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채의 비밀] ① 서류전형 “경험이라고 다 같은 경험 아니다”

[공채의 비밀] ① 서류전형 “경험이라고 다 같은 경험 아니다”남이 시켜서 한 경험은 큰 도움 안된다지원서 쓰기 전 인재상 꼭 확인해야되도록 전공과 관련한 직무를 선택하라
신입 채용은 대개 기업 인사팀에서 맡는다. 인사팀은 내부의 기준을 통해 신규 인력을 선발하는데 이 기준은 사실 거의 비슷하다. ‘인재상’은 쉽게 바꿀 수 없는 기업의 고유 가치관인데다 ‘인재를 선발한다’는 객관적인 사실 역시 수십 수백 년이 흘러도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인사담당자 간의 교류가 잦고 외부 컨설팅업체에 채용을 의뢰하는 경우도 많아 더욱 큰 차이가 없다. 아래, 대기업 및 중견기업 인사담당자들이 밝힌 신입 채용전형과정과 공통적인 선발기준을 정리했다. 두 번째는 인적성검사다.
[공채의 비밀] ② 인적성 “‘매우 그렇다’와 ‘매우 그렇지 않다’를 피하라”[공채의 비밀] ③ 면접 핵심기준은 ‘긍정적인지’와 ‘능동적인지’

기업 채용은 사업계획에 비례한다 채용은 일반적으로 한해 사업계획을 짜는 것부터 시작한다. 이 안을 바탕으로 각 부서가 필요한 인력을 보고하면 인사팀이 최종적으로 신입 채용방안을 구상하게 된다. 본격적인 채용이 시작되면 많은 기업의 인사담당자가 구직자에게 채용소식을 홍보한다. 보편적인 홍보 방식은 캠퍼스 리크루팅이라고 부르는 대학 채용설명회나 박람회다. 최근에는 채용전문사이트나 커뮤니티 등을 통해 온라인으로 알리기도 한다. 서류접수를 마감한 뒤에는 대개 인사팀의 1차 검토를 거친다. 인사팀은 기업명이 틀린 경우, 내용이 부족한 경우 등 기본사항으로 필터링을 한 뒤에는 각 부서의 실무자에게 전달해 2차 확인을 요청한다. 인적성검사라는 또 하나의 관문을 두는 기업도 있지만 이후에는 일반적으로 면접전형이 이어진다. 면접 때는 인사팀과 지원부서별 실무자, 임원 등이 면접관으로 참여한다. 이 과정을 거쳐 최종 선발한 신입사원은 인사팀과의 면담을 통해 적절한 곳으로 배치한다.
“지원서 쓰기 전 인재상 꼭 봐라” 인담들 입 모아 서류는 기업 입장에서는 지원자를 대하는 첫 이미지다. 지원서가 짧은 순간 합격의 당락을 좌우할 수도 있다. 특히 지원서를 쓰기 전 기업의 인재상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는 게 인사담당자들의 공통적인 조언이다.
LG그룹의 한 채용담당자는 “신입 선발 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회사가 성과를 발현하기 좋은 자질을 가지고 있는지”라며 “이 내용을 함축해 놓은 것이 바로 인재상이고 이 인재상을 만들기 위해 기업들의 임직원들이 머리를 맞댄다”고 말했다.
특히 인재상은 시대상에 따라 달라져서 일례로, IMF 위기였던 90년대에는 ‘성실성’이 최우선이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인재상이 ‘기업 공통 역량’이라면 ‘직무 역량’은 따로 있다. R&D 등 개발 직무의 경우에는 한 가지 일에 미치면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우직하게 임하는 약간은 ‘엉뚱한 인재’ 선호한다.
한 게임회사 인사담당자는 “개발부서의는 사교성이 조금 떨어지고 말주변이 없어도 게임 분야에 자기만의 강점만 있으면 뽑는다”고 말했다. 모 자동차회사 채용담당자 역시 “공장 근무자는 소통을 보고 품질이나 구매직은 논리력을 보는데 이런 직무별 역량을 면접 때 반영해야 더 효과적으로 인재를 선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험을 효과적으로 보여주려면 “내가 선택한 경험이어야” 최근 많은 기업이 지원서 단계에서 요구하는 ‘직무역량’을 가장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방법은 경험을 활용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취업준비생이 자소서에 경험을 우선적으로 적는다. 하지만 모든 경험이 같은 평가를 받는 것은 아니다. 기업이 ‘경험의 질’을 평가하는 나름의 기준이 있기 때문이다. 많은 기업의 채용을 대행하는 한국행동과학연구소의 김순호 역량개발연구부장은 “우선 첫 부분에 경험의 계기 또는 동기가 명시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른 사람이 권유한 게 아닌 스스로 계획한 경험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극복한 노력과정’도 중요하다. 노력의 수준은 다시 세 가지 기준으로 평가하는데, 횟수(얼마나 자주?), 기간(한 달 또는 일 년?), 채널(어떻게 해결?)이다. 이때 채널은 혼자만 해결한 것이어서는 안된다. 교수도 만나고 전문가도 만나고 도서관에서 책도 찾아봐야 한다. 또 ‘열심히’라는 모호한 표현이 아닌 숫자를 활용한 구체적인 결과물을 제시해야 한다. 전공과 관련있는 직무 선택하는 게 최선 무엇보다 직무에 맞는 전공지식을 갖는 게 중요하다. 직무를 겉핥기 식으로만 공부해 지원하는 것을 지양하라는 뜻이다. 해당 전공자가 아니라면 관련 경험을 쌓는 것도 방법이다. 예를 들어, 영업이나 마케팅직에 지원한다면 “평소 취미가 전자상가를 방문하는 것이다. 그래서 주말마다 용산에 방문해 제품을 구경한다. 그 중 A제품은 현재 이러이러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이 제품은 어떤 점이 보완돼야 할 것 같다”는 식으로 적으면 된다. 이렇게 말하는 지원자를 보고는 면접관들이 ‘감각있는 지원자’라고 답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직무별 채용 규모를 정확히 파악해 전략적으로 지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최근 이공계 채용율이 높아지면서 경영이나 회계학 전공자들에게 취업시장이 많이 불리해진 게 사실이다. 때문에 평소 리크루팅 등을 통해 각 직무별 채용 규모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또 본인의 경험과 자격에 맞게, 회사의 미래사업, 틈새시장을 파악해 지원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는게 채용담당자들의 조언이다.
이도희 기자(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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