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440원 인상 반응, 재계 제각각 vs 노동계 실망 vs 소상공인 우려

사진=한경DB

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간당 6,030원이었던 올해보다 7.3%(400원) 오른 6,470원으로 결정된 데 대해 재계, 노동계, 소상공인, 시민단체 등의 반응이 엇갈렸다. 먼저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 등의 재계단체는 전반적으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등에 부담이 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지만 또 다른 경제단체인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는 “기업과 노동자 모두의 입장을 절충했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내놨다. 먼저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MB정부 시절 청와대 경제수석 비서관 등을 역임한 박병원 회장이 이끌고 있는 경총은 16일 “구조조정과 브렉시트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최저임금 근로자의 86.6%가 일하는 30인 미만 사업장의 추가 부담이 매년 2조 5천억원으로 추정된다.”며 “이번 결정이 영세·중소기업의 부담을 한층 더 가중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비기업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경총 회장에 취임한 박병원 회장은 청와대 경제수석 재직 시절 규제개혁을 주도하는 등 기업 편에 서서 경영환경 개선에 앞장 선 바 있다. 하지만 2009년 1월 우리금융지주 회장 시절 부당대출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일면서 감사원이 조사에 들어가자 교체된 바 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이끄는 전경련은 역시 경총과 비슷한 반응을 내놨다. 허창수 회장은 지난 2011년 2년 임기의 제 33대 전경련 회장에 취임한 이래 35대까지 3연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재계 일각에서 전경련이 박용만 회장이 이끄는 대한상의에 밀려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이 이끄는 대한상의 관계자는 “최저임금이란 게 기업과 근로자 입장에서 양면성이 있는데 근로자의 소득 측면과 최근 어려운 기업 경기를 절충한 선택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다소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박용만 회장은 지난해 두산인프라코어 신입사원 희망퇴직 문제가 불거지자 직접 진화에 나서는 등 진땀을 빼기도 한 인물이다. 노동계는 이번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배제됐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 측은 “사측안만 표결에 부치는 결정 과정에 대해 노동자 위원들은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음에 무력감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소상공인협회 및 중소기업 측은 최저임금 인상 액수가 너무 많다고 강력 반발했다. 이들은 “예상을 넘어선 높은 수준의 최저임금 인상으로 생존권이 위협받게 됐다.”며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소상공인·중소기업계는 최저임금을 지역과 업종 등에 따라 차등적용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정유진기자 jinjin@hankyung.com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