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부 주최 '정보보호인력 채용박람회’...취준생들은 헛걸음,허탈,헛웃음

13일 정보보안의 날을 맞아 진행된 '2016 정보보호 인력채용 박람회'에 많은 취준생들이 취업상담을 위해 몰렸지만 전문대졸업생, 신입지원자는 명함도 못내밀어 보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보안 관련 자격증은 가지고 있는데, 학력은 전문대 졸업이네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저희 회사 지원 자격은 4년제 졸업자입니다.” (OO보안업체 채용담당자)“지원 자격에 학력무관이라고 명시돼 있어서 기대를 가지고 왔는데 4년제만 뽑는다고 돌아가라고 하니 눈물만 났습니다.” (면접자 강 모씨)“보안 관련학원을 다니며 자격증을 취득하고 직무에 대한 전문지식을 키워왔는데 전문대 졸업에다 신입이어서 문전박대 당했습니다.” (면접자 김 모씨) 7월 13일 정보 보안의 날을 맞아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 케이 서울 호텔에서 진행된 ‘2016 정보보호 인력채용 박람회’에 마련된 취업 상담 부스에서 일어난 상황들이다. ‘정보보호 인력 채용 박람회’는 정보보호 인재의 특기와 적성에 따른 맞춤형 구직을 지원하고, 산업계의 보안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기업 담당자와 구직자들이 직접 만나 정보를 공유하고 채용을 협의하기 위한 자리다.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양희)가 주최하고 한국인터넷진흥원(기관장 백기승)과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회장 홍기융)가 공동으로 주관했다. 경찰청 사이버 안전국, 닉스테크, 베프스, 시큐아이, 씨에이에스, 에이쓰리, 윈스, 이니텍(가나다순) 등 정보보안 관련 26개 기업들이 참가했다. 하지만 취업에 대한 기대를 갖고 이 곳을 찾아온 취준생들은 4년제가 아니라는 이유로 무시를 당하고, 신입이 아닌 경력직만 뽑는다는 말에 두 번 울어야 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이 박람회를 찾은 박 모씨(27세)는 “작년에는 졸업예정자로 참석했지만 올해는 취준생의 자격으로 찾아왔다.”며 “지난해에 비해 규모가 줄었고 신입채용은 전혀 없는 게 아쉬웠다.”고 말했다.
최 모씨(28세)는 “정보보안 인력을 채용한다고 해서 찾아 왔지만, 신입을 뽑는 곳은 아예 없었다.”며 “오늘 면접을 5군데 봤는데 모두 경력직만 원했고, 더운날 정장을 차려입고 큰 기대감에 먼 길을 왔지만 채용으로 이어지기 보다는 회사 자랑만 하는 형식적인 행사였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그는 “미국은 10월에 정보보안인식의 날이 진행된다.”며 “미국은 보안 인재 양성에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정보보안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면서도 인재 양성을 하기 위한 노력이 미비하다.”고 덧붙였다. 김 모씨는 “아무래도 전문대 졸업생이라 취업에 대한 고민이 컸는데 여기 참가한 대부분의 업체가 지원자격에 학력제한을 두지 않아 의욕을 가지고 면접에 임했다.”며 “하지만 직무 경험 등을 묻기도 전에 ‘전문대’라고 낙인 찍어서 서러운 생각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한편, 정보보호의 날은 매년 7월 둘째 주 수요일로 2012년 제정됐다. 2009년 7월 초 주요 웹사이트 20여 곳을 마비시킨 해킹 사건인 ‘디도스(DDoS) 공격’을 떠올리며 사이버 보안의 중요성을 상기하자는 취지다. 이날 기념식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영상 축하 메시지를 통해 “모든 산업이 정보통신기술과 융합되면서, 사이버 공간에 국한됐던 여러 위험요소가 산업 현장과 실생활 전반에 확산하고 있다. 사이버 안전 국가를 만드는 일이 정부의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정유진기자 jin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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