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중앙도서관 침수, 학생들 “교내 ‘워터파크’ 때문에 비싼 등록금” 풍자

지난 7월1일 서울지역에 쏟아진 장맛비로 연세대학교 중앙도서관 지하가 침수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학교 측은 “폭우로 배수로가 넘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학생들의 SNS 소통공간인 ‘연세대학교 대나무숲’에는 미흡한 시설에 대한 불만과 풍자 글이 홍수를 이뤘다. 연대생들은 ‘교내 워터파크 개장’ 등의 재치 있는 글로 학교 당국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A씨는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친구 한명이 ‘연세대에 워터파크 개장했다’는 메시지와 사진을 보냈다.”며 “인명피해가 없어 다행이지만 비가 엄청나게 많이 내리지 않았음에도 바닥이 침수되는 상황을 그저 지나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신촌캠퍼스에 물난리가 난 것을 보고 학교 건축물들에 신뢰가 떨어졌다.”며 “이번 사고가 안전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B씨는 “괜히 등록금이 비싼 게 아니었다.”며 “연세대학교 입학 시 워터파크 무료, 우천 시 도서관, 쾌적한 학업 공간, 대한민국 명문사립” 등의 자조 섞인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에 대해 C씨는 “고등학교 때부터 외치던 스카이를 현실세계에서 누구보다 먼저갈 수 있는 기회”라며 인명피해가 날 뻔했던 아찔한 상황을 묘사하기도 했다. 또 다른 학생은 ‘백양로 프로젝트’라는 연세대 내부 공사를 두고 정상섬 토목공학과 교수가 공청회를 통해 “(프로젝트로 인해) 지하수위가 상승하게 되고 기존 건물들에 누수 같은 것들이 문제가 된다”고 밝혔다는 언론보도를 캡처해 게시하기도 했다. 같은 날 사립 라이벌 격인 고려대학교의 한 건물도 천정 붕괴로 침수된 것을 두고 ‘침수 연고전’이라고 풍자한 의견도 있었다. 한편, 이번 침수 사고로 인해 캠퍼스 내 특정 건물의 엘리베이터 오작동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으며, 학교 행정의 최종결정권자인 정갑영 총장을 비판하는 글도 게재됐다. 침수된 지하 사물함에 있던 짐들을 옮기는 과정에서 쏟아진 책을 학우들이 나서서 주워주고 정리해주는 등 도와줬다는 미담도 게재됐다. 정유진기자 jin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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