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래 에스티유니타스 디자인센터장 “디자이너는 취향이 확실해야 한다”


영단기와 공단기 브랜드를 보유한 에스티유니타스(ST Unitas)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검은 바탕에 흰 글씨의 텍스트가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홈페이지는 심플하면서도 에스티유니타스가 하는 업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다.
이 홈페이지 디자인은 김성래 센터장이 에스티유니타스에 합류하고 난 후 만들어진 작품이다. 사람들이 직관적이고,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을 제공하는 것이 그의 역할이다. 김 센터장을 서울시 강남구 에스티유니타스 디자인센터 사무실에서 만났다.
김성래 센터장에게는 명함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웨더디자인(Weatherdesign) 대표 명함이다. “2015년 3월, 웨더디자인이 에스티유니타스 디자인센터로 영입됐죠. 에스티유니타스와의 인연은 훨씬 이전이죠. 윤성혁 에스티유니타스 대표가 영단기 BI와 웹사이트 의뢰를 시작하면서 인연이 시작됐죠. 인연을 이어오던 중 회사의 디자인 방향을 조언해줬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해왔어요. 새로운 도전이라는 생각에 제안을 받아들였고, 지금 이곳에서 일하고 있네요.”


에스티유니타스 디자인센터는 4개 조직으로 이뤄져 있다. 에스티유니타스의 핵심 사업인 단기 브랜드 디자인을 진행하는 브랜드 디자인실과 영상 디자인실, 미래 지향적인 사업을 하는 UX 디자인실과 선행(Advanced) 디자인실로 구성돼 있다.
김 센터장은 디자인센터가 회사에 영혼을 불어넣은 일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디자인은 에스티유니타스의 힘이죠. 에스티유니타스는 단기 브랜드에서 벗어나 여러 사업을 인수하면서 업계에 없는 것을 만들어 가자는 모토를 가지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고객들이 요구를 잘 수행하는 것을 넘어서, 고객이 요청하기 전에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죠. 이런 회사의 브랜드를 확립시키는데 디자인 역할이 중요하죠.”
자연스레 디자이너들의 할 일도 많아졌다. 그는 오히려 그런 부분이 디자이너에게는 더 좋다고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디자이너의 역할이 다양해지죠.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가진다면 스펙트럼을 넓혀야 오래 살아남을 수 있어요.”
그는 디자이너도 융합형 인재가 되야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강조한 융합형 디자이너의 필수 요건 중 하나가 글쓰기 능력이다. “디자인은 90%가 텍스트죠. 그래서 글로 먼저 방향을 쓰다 보면 좋은 디자인이 나오거든요.”

에스티유니타스 디자인센터에는 디자인 전공자가 많다. 반면 김 센터장의 전공은 디자인이 아닌 영문학이다.
“미술 분야 전공자가 아니다보니 그림 그리기에 약하죠. 그래서 내가 잘하는 점을 살리려고 했어요. 영문학을 전공해서 영어 텍스트가 익숙하죠. 결국 코드로 디자인을 만드는 분야를 택했죠.”
그는 대학원에서 디지털 미디어 디자인 석사 과정을 마치고 관련 기업인 바이널(Vinyl)에 입사했다. 그곳에서 그는 디자이너의 매력을 느꼈다. 바이널 인터랙티브&모션팀에서 일했던 그는 좀더 창의적인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2006년 동료들과 함께 웨더디자인을 설립했다.
“웨더디자인은 감성적인 사람들의 모임이었죠. 날씨만큼 감성에 영향을 주는게 없죠. 그래서 회사 명칭도 웨더라고 했죠.(웃음)”
웨더디자인은 2009년 파스텔뮤직 웹사이트 작업으로 주목받았다. 이후 현대 카드, 삼성, 아모레퍼시픽, 코웨이 등 우리나라의 굵직한 기업들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가 창업 시 중요하게 생각한 점은 바로 전문성을 가지고 한길을 가는 것이다. “웨더디자인 구성원 모두 인터랙션과 모션 중심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 강점을 가졌죠. 그 부분을 강조하다 보니 어느새 업계에서 이 분야에 능통한 회사로 통하게 된 거죠. 디자이너는 본인이 잘할 수 있는 영역을 명확히 개척하는 것이 중요하죠.”
이런 그의 철학은 회사 경영에서도 나타났다. “대표이사 이전에 선배 그리고 스승이 되고 싶었어요. 직원들에게 대표이사는 명령하고 지시하는 사람이 아니라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주고 싶었죠. 그래서 프로젝트를 하면 똑같이 일을 나누죠.”
그는 디자이너야말로 취향이 확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가 어떤 것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가 뚜렷해야 하죠. 취미가 영화감상이라고 했을 때, 구체적으로 누구의 어떤 작품을 좋아한다는 답변이 나와야 하죠. 취향이 확실해야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잘하거든요.”
이진호 기자 jinho2323@hankyung.com사진=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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