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산업인력공단 합작 ‘두바이호텔 채용박람회’, 무관심·열정페이 논란


'썰렁한 고용박람회장' =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준비한 두바이 호텔 채용박람회가 홍보 부족 및 기말고사 기간을 고려하지 못한 일정 수립으로 무관심속에 마무리 됐다.

고용노동부(장관 이기권)가 주관하고 한국산업인력공단(이사장 박영범)이 주최한 ‘두바이(UAE) 호텔 채용박람회’가 홍보부족에 따른 무관심과 열정페이 논란만 일으킨 채 다음 기회를 노리기로 했다.
6월 13일부터 14일까지 한양여자대학교 정보문화관에서 열린 이 채용박람회에는 양일 간 각 30여명씩 총 60여명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틀 내내 오후시간 전체를 할애해 채용면접과 영문 이력서 컨설팅을 준비했지만 생각보다 호응이 적어 주최 측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주최 측 관계자는 “이번 채용설명회에 사람이 너무 적게 와서 다음에 한 번 더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홍보 부족을 사실상 인정했다.

이 행사에 참가한 호텔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위치한 W dubai, Westin, St.Regis 등 3개사다. 당초 채용설명회 면접을 통과한 사람 등 총 30여 명을 선발하려고 했지만 호응부족으로 설명회를 다시 진행하기로 했다. 또한 당초 3개 호텔들의 모집 분야는 F&B, 프론트데스크, 조리 등으로 알려졌으나 호텔 관계자는 프론트데스크는 실질적으로 신입을 뽑지 않는다고 못을 박았다. 그는 “한국 학생들의 경우 프론트데스크 업무에 관심이 많은데 해당 경력이 없으면 절대 뽑지 않는다”며 “사소한 아르바이트 경험이라도 서비스 관련 내용이면 자신을 어필하는데 유리하다”고 밝혔다. 급여 문제도 논란이 됐다. 호텔 관계자는 “신입의 경우 기본급이 50여만 원 선이지만, 주거비, 교통비, 식비 등을 전부 지원해 주기 때문에 두바이에서 생활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다”며 “특히 팁을 공유하기 때문에 실제 받는 금액은 월 100만 원 정도고 세금도 붙지 않으며, 연차가 쌓일수록 대우가 좋아지기 때문에 현지에서는 비행기 승무원 못지않은 직업이다”라고 홍보했다. 하지만 정작 행사가 열린 한양여자대학교 학생들의 생각은 달랐다. 행사장 주변에 삼삼오오 모여 관련 내용을 논의하던 학생들의 말에 따르면 “그 돈 받고 외국 나가서 생활하느니 차라리 커피프랜차이즈에서 3년만 일하면 매니저로서 충분히 대우받는다” “우리 학교에서 행사가 열리는데 호텔 정규직의 경우 4년제 대학 졸업생들만의 잔치 아닌가” 등의 의견이 나왔다.
한편, 호텔 관계자는 외국계 호텔 업무에 필수로 알려진 영어 회화 실력은 어느 정도 수준 이상이면 상관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어가 네이티브 수준으로 유창할지라도 서비스마인드가 없거나 해당 경험이 없으면 선발되지 않는다”며 “두바이 지역 호텔의 경우 중국, 일본 관광객이 많이 오기 때문에 관련 외국어를 할 수 있으면 가점을 받고, 한국 관광객도 늘어나는 추세라서 한국인 직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2020년 두바이에서 엑스포가 열릴 예정이어서 호텔 신축에 따른 일자리 증가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산업인력공단은 '홍보 부족과 무관심 속에 진행된 것아니냐'는 지적에 "이번 두바이호텔 채용박람회는 적은 비용으로 실질적인 취업성과를 거두기 위한 ‘맞춤형(Pin-Point) 채용설명회’로서, 다수의 기업과 불특정 구직자가 참가하는 대규모 박람회의 성격이 아니다. 30여 명의 채용 수요를 발굴하고 이에 적합한 구직자를 사전에 모집, 선별해 진행한 것으로 총 61명이 참가해 11명의 최종 채용이 내정된 상태"라고 해명했다.
열정페이 논란에 대해서는 "신입의 경우 기본급은 낮으나 현지의 높은 주거비, 교통비, 식비, 의료보험제공 등 사내복지혜택을 전부 지원하고 있으므로 일명 ‘열정페이’와 동일시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고 밝혔다.
국내 일자리 증가의 한계에 따라 정부와 관련 기관들이 해외 일자리를 청년들에게 연결시켜 주려는 시도는 반가운 일이다. 다만, 청년들이 보다 관심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세심함과 배려가 아쉬움으로 남는 행사였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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