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인턴 하고 싶니? 환경부 국제환경전문가 양성과정 들어봐

지난 2009년부터 환경부(장관 윤성규)는 청년들에게 유엔 등 국제기구 인턴십 근무 기회를 제공하는 ‘2016년 국제환경전문가 양성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합격자는 국내에서 150시간의 전문교육을 받는다. 국내 교육을 우수한 성적으로 수료한 40여 명은 유엔 환경계획(UNEP), 경제협력 개발기구(OECD),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UNESCAP) 등 국내·외 소재의 환경관련 국제기구에서 최장 6개월간 인턴으로 근무할 수 있다.
△태국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UNESCAP)에서 인턴 생활을 한 권득목 씨(오른쪽 끝).
환경부 국제환경전문가 양성과정 들어보니…
권득목(30·경희대 평화복지대학원) 씨는 지난해 환경부 국제환경전문가 양성과정 7기를 수료하고,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UNESCAP)에서 인턴 생활을 한 뒤 지난 3월 귀국했다.
“유엔인턴이라는 기회는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특히 학부생이라면 더 추천해요. 기본적으로 유엔인턴은 석사 이상을 선호하는데, 학부생이 그 기회를 잡는다면 정말 좋죠. 실제로 학부 3학년인데 다녀온 친구도 봤고요.”
고등학교 1학년 때, 1년간 미국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권 씨는 이후 해외 근무나 국제 업무 등에 관심을 갖게 됐다. 한국으로 돌아와 입시를 준비하던 중 일본의 와세다 대학 국제교양학부에 대해 알게 되었다. 일본어도 배울 수 있으면서 수업이 모두 영어로 진행된다는 것이 매력적이었다. 게다가 교환학생 제도도 잘 돼 있어 고민 없이 수시로 지원했고 합격할 수 있었다.
“대학생활 중 중국에서 교환학생을 한 적이 있어요. 그때 한국에서 오신 국제기구 관계자의 강연을 들었는데 인상적이었죠. 이후 국제기구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고, 관련 전공 분야로 대학원에 진학하게 됐어요. 경희대 평화복지대학원은 모든 학생들이 전액 장학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UNESCAP)를 찾은 이화여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간단한 브리핑을 진행했다.
대학원에서 국제정치 관련 분야를 공부하던 권 씨는 ‘유엔 인턴’, ‘유엔 국제기구’ 등을 검색하다가 환경부 국제환경전문가 양성과정을 보게 됐다. 국제기구에서 인턴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모집 공고를 보고 좋은 기회다 싶어 바로 서류를 작성해 지원했다. 지원서에는 지원동기, 본인만의 우수한 역량, 전공 및 경력사항, 국제기구 파견시 업무 계획 등을 꼼꼼히 적었다. 서류 합격 후에는 면접 전형이 진행되었다.
“3개의 면접실이 있었고 지원자들은 랜덤으로 면접실이 지정됐어요. 저는 2명의 지원자와 함께 면접실에 들어갔죠. 면접관은 2명이었습니다. 면접은 모두 영어로 진행됐어요. 자기소개를 하고 환경 관련 이슈와 어떤 유엔 기구에 관심 있는지 등에 대해 말했습니다.”
△외국 인턴들과 저녁식사(권득목 씨는 왼쪽에서 두 번째)
시험·출석·영작·팀플로 우수 수료생 선발
국제환경전문가 양성과정의 국내 교육은 총 150시간 진행된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초청해 강연을 듣고, 수강생들이 함께 견학도 다닌다. 권 씨는 “쉽게 만나기 힘든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고, 환경 분야 외에도 국제 정치나 영어 수업 등도 들을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국내 교육 우수 수료생은 환경관련 국제기구에서 인턴으로 근무할 기회를 얻는다. 권 씨가 교육을 들은 7기의 경우, 총 70명 중 35명이 국제기구 인턴 기회를 얻었다. 올해는 50명을 선발하며, 그중 40명에게 국제기구 인턴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교육 중 3번의 시험이 있어요. 출석 점수도 있고 영어 작문 과제도 2번 제출해야 합니다. 그리고 팀플도 진행해요. 수업 시작 후 3주차 정도 되면 관심 분야에 따라 팀을 나누게 됩니다. 팀원들은 함께 소논문을 작성하고 마지막에 영어 PT를 진행하죠. 이 모든 과정의 점수를 합산해 우수 수료생을 선발한다고 알고 있어요.”
그는 “개인적으로는 팀플이 제일 힘들면서 보람 있었다”라며 “영어로 소논문을 쓴 경험도 없어 처음에는 시행착오도 있었다. 하지만 다행히 팀원들과 잘 맞아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근무는 보통 5시 정도 마무리. 퇴근 후에는 개인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권득목 씨는 무에타이를 배웠다.(왼쪽 끝)
정규직 전환은 힘들어, 국제기구 경험에 의의
우수 수료자들은 선호하는 국제기구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한 뒤 파견 기구가 배정된다. 권 씨는 국제정치를 공부한만큼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UNESCAP)를 지원했고, 인턴으로 근무할 기회를 얻게 됐다.
그는 태국에 위치한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UNESCAP)에서 6개월간 인턴으로 근무했다. 환경부에서는 왕복항공료와 체재비를 지원했다.
“체재비는 인턴 근무를 하는 국가에 따라 달라져요. 태국의 경우에는 월 100만 원의 체재비를 지원받는데, 유럽은 조금 더 많이 받더라고요. 체재비는 태국으로 가기 전에 받을 수 있고 이 돈으로 숙소를 얻고 식비를 해결했죠.”
△주말이나 연휴를 이용해서는 친구들과 함께 태국 및 주변국가 여행을 다녔다.
국제기구의 경우, 인턴 근무가 최장 6개월로 지정돼있다. 때문에 직원들이 인턴들에게 막중한 임무를 주어주지는 않는 편. 권 씨도 서류 정리와 번역, 미팅 중 간략한 브리핑, PT 자료 만들기 등의 업무를 담당했다.
국제기구 정규직은 공식적인 시험에 합격해야 얻을 수 있는 기회인만큼, 인턴 후 바로 정규직 전환을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 때문에 바로 정규직 전환을 생각하고 인턴 생활을 하기 보다는 국제기구가 나에게 맞는 곳인지 확인하는 목적으로 인턴 생활을 하는 것이 좋다.
“100% 준비된 사람은 없어요. 관심이 있다면 일단 지원해보길 추천해요. 저도 환경 관련 전공자가 아니었지만 교육을 듣는 것에 큰 어려움은 없었어요. 영어도 굉장한 실력을 갖춰야하는 것은 아니에요. 관심분야를 영어로 표현할 수 있을 정도면 된다고 생각해요. 그보다는 자신만의 뚜렷한 관심사를 어필하세요. 환경 분야에서도 물에 관심이 있다거나, 사막화에 관심이 있다거나 하는 구체적인 부분이요. 자신이 왜 그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 관련해 어떤 책을 읽고 어떤 강연을 들었는지, 이후에 어떤 기구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지 말하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거예요.”
박해나 기자 phn09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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