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채용박람회…대졸자는 관심 밖

5월 30일 성동구청 대강당에서 ‘2016 희망성동 채용박람회’가 개최됐다.
지자체가 진행하는 채용박람회에서 대졸자를 위한 무대는 없는 것일까. 5월 30일 오후 2시 성동구청 대강당에서 ‘2016 희망성동 채용박람회’가 개최됐다. 박람회는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해소하고 구민에게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한 자리였다.
채용박람회는 갈수록 심해지는 청년 실업을 해소하고, 중장년 및 경력단절 여성에게 재기의 기회를 주는 것이 목적이었다. 하지만 이날 현장은 청년 실업 해소와는 거리가 멀었다.
“혹시나 해서 왔는데, 상담을 받은 기업의 급여가 너무 적었다. 월 130만이라고 하는데, 대졸 채용으로 지원하고 싶지 않았다.”
현장을 찾은 한 대학생은 이렇게 말하고는 행사장을 서둘러 빠져나갔다. 그는 친구와 통화를 통해 “여기 오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고용노동부 서울동부고용노동지청, 서울지방중소기업청,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함께 추진한 이번 박람회는 참여층이 뚜렷하게 갈렸다. 특성화고 학생들이 중심이 된 젊은 층과 40~50대 중장년층이 참여자의 대부분이었다.
희망성동 채용박람회에는 특성화고 학생들이 많이 참여했다.
성동구는 이번 박람회에 롯데쇼핑, 한불에너지관리, 제이에스피브이시스템 등 총 80여 개 기업을 참여시켰다. 참여기업 중 32개 기업은 현장에서 직접 인사담당자가 구직자 대상 면접 및 상담을 진행했다. 채용직종은 마케팅, 통신, 사업장관리 등 단순직에서부터 전문직까지 다양했다.
하지만 현장 참여한 32개 기업 가운데, 전문대 졸 이상의 학력을 둔 기업은 5곳이었다. 이 중에서도 4년제 대졸 채용은 3곳에, 한 곳은 40대 이상 연령층을 대상으로 했다. 다수의 기업 채용기준이 고졸 이상이거나, 나이 제한을 60대까지 뒀다.
올해 처음 박람회에 참여한 한 기업은 4년제 대졸 구직자를 구하기 위해 현장에 참여했다. 기업 인사담당자는 “연봉 2800만 원 조건으로 대졸 취업자를 구하려 했는데, 포기해야 할 것 같다. 예상과는 달리 구직자들의 연령층 높다”고 말했다.
일부 기업들은 이를 예상하고 참여하기도 했다. 한 기업 관계자는 “처음부터 40~50대 구직자를 모집할 계획이었다. 대졸 취업생들은 업무가 힘들거나 급여가 낮다는 이유로 꺼리는 업종이다”고 말했다.
현장 참여한 32개 기업 가운데, 전문대 졸 이상의 학력을 둔 기업은 5곳이었다.
대학생들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현장을 찾은 한 대학생은 “업종 자체가 대학 졸업생이 지원할 만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고용노동부가 지원하는 취업성공패키지 사업에 관심이 있어서 이곳을 찾았다고 했다. 그는 “대학생들도 본인이 희망하는 업무가 있으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성동구 일자리정책과 담당자는 “지난해 행사를 개최했는데, 20대 참여율이 낮더라. 대학생들의 경우 캠퍼스에서 유사한 박람회가 많이 개최돼 굳이 이곳을 찾지 않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진호 기자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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