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 이즈 쏘리”… 문과생 해외서도 찬밥신세?

5월 19~20일, 2016 글로벌취업상담회해외취업과 최고 궁합은 ‘기술직’ ‘영어능통자’경력 없는 대졸 문과생은 해외취업도 어려워


| 고용노동부가 주최하고 코트라와 산업인력공단이 주관하는 ‘2016 글로벌취업상담회’가 5월 1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다. 사진=이도희 기자


고용노동부가 주최하고 코트라와 산업인력공단이 주관하는 ‘2016 글로벌취업상담회’가 5월 1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에는 세계 17개국 121개 기업 담당자가 참여했다.
행사 전 1만2000여 건의 사전 이력서가 접수됐다. 이는 작년(6700건)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라는 게 코트라 측 설명이다. 이중 1차 서류전형에 통과한 5000여 명 구직자들은 현장에서 면접을 치르게 된다.
행사장은 기업 관계자와 구직자간 일대일 면접과 직무상담으로 꾸려졌다. 일본, 아시아, 중국, 북미, 유럽, 중동 해외유망기업 채용담당자 및 실무자들은 각 상담부스에서 구직자들을 맞았다.
해외취업과 최고 궁합은 ‘기술직’ ‘영어능통자’
해외기업이 특히 선호하는 유형은 ‘영어를 잘하는 기술직 종사자’라는 게 관계자들의 조언이다. 특히 국내 IT기술이 발달하면서 컴퓨터 프로그래밍이나 웹 개발에 능통한 한국인을 원한다는 것.
이효봉 코트라 글로벌일자리사업단 담당자는 “특히 한국인 수요가 있는 곳이 일본인데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는 산업 특성상 국내의 이공계 인력을 선호한다”며 “IT, 디자인 등 전문기술이 있을 경우 해외 비자를 받기도 수월하기 때문에 이공계는 전공의 특성을 잘 살리면 해외취업도 노려볼 만하다”라고 설명했다.



북미 지역 역시 한국인 기술직 인력을 선호한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SP 솔루션의 지미 리(Jimmy Lee) 대표는 “최근 캐나다 밴쿠버에 글로벌 IT 기업이 대거 입주하면서 컴퓨터 프로그래밍 등 IT 종사자가 각광받고 있다”며 “단, 평균 이상의 영어실력에 최소 3년 이상의 경력, 시장 트렌드 이해력 등 전문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런데, 문과 대졸신입은 어디로 가나요
하지만 행사에 참가한 구직자들 중에는 인문계 전공자도 많아서 ‘기대와 달랐다’는 반응도 많았다. 대학에서 일어일문학을 전공했다는 양미영 씨는 “일본어에 자신이 있어서 일본기업 부스를 열심히 다녔는데 직종이 주로 기술직이거나 서비스업이 많았다”며 “언어실력만 있다고 해외취업이 쉬운 게 아니더라. 현실은 생각과 달랐다”라고 말했다.
해외기업의 경력 선호 현상 역시, 국내 청년층의 많은 수를 차지하는 대졸 신입 구직자에게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의견도 많았다.




체재비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어학실력이나 해외 취업 의지가 있어도 막상 한국을 떠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거주 및 생활비 문제 때문이다. 해외기업의 평균 연봉이 3000만 원 초반인데, 여기에 생활비를 빼고 나면 실질 급여는 많지 않다는 게 구직자들의 중론이다.
호텔경영학을 전공했다는 한 구직자는 “국내 소재의 호텔은 경쟁이 치열해 해외로 눈을 돌렸는데 와서 상담을 받아보니 숙박비나 식비 등 기본 생활비를 지원하지 않는 곳이 생각보다 많았다”며 아쉬워했다.
현재 산업인력공단은 해외취업을 돕는 ‘K-move(케이무브)’제도를 통해 ‘해외 취업 성공장려금’ 등을 제공하고 있지만, 소득 수준 등 신청 조건이 있기 때문에 사실상 충분한 보상을 받기 쉽지 않다. 지원금을 받는다고 해도 단발성에 그치기 때문에 선뜻 몇 년 간 해외에서 적은 연봉을 받고 일하길 꺼린다는 것이다.
“최근 몇 년 간 해외취업의 대표적인 문제점 중 하나인 체재비 지원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기자의 지적에 대해 코트라 측은 “현지인 대신 한국인 채용을 권고하는 입장에서 생활비까지 요구하기는 사실상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도희 기자(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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