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 ‘10명 중 6명’…채용 갑질 여전히 경험



-"오늘 면접은 취소됐습니다."
“면접 당일 현장에서 30분을 기다리다 오늘 면접이 취소됐다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중소기업 면접에 응했던 취업 준비생 김모 씨의 말이다. 기업의 일방적인 면접 파기에 취준생이 눈물 흘리고 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5월 4일부터 11일까지 취준생 94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취준생 10명 중 6명은 여전히 면접 갑질을 경험해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지난해 말 국회에서 ‘채용 갑질’ 처벌 강화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음에도 불구 면접에서의 불합리한 대우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에 따르면 갑질 면접을 진행한 기업은 ‘중소기업’이 39.8%로 가장 많았고, 이어 ‘대기업’(23.0%), ‘중견기업’(20.2%), ‘공기업’(10.2%) 순으로 나타났다.
최근 중소기업 면접에 응했다던 한 학생은 “면접장에서 이미 필요인력이 충원됐다고 했다. 오지 말라는 연락을 못 해서 미안하다며 돌려보냈다”고 말했다.
-'언제 봤다고 반말?'
중소기업의 경우 업무상의 일정으로 면접 약속을 일방적으로 연기하거나, 채용 당일 대표이사가 돌연 채용을 취소하는 사례도 있다. 면접이 진행되더라도 갑질은 여전히 존재한다. 취준생이 뽑은 불쾌한 면접 태도로 ‘면접자에 대한 반말’(48%) ‘장기자랑’(30%) ‘사적인 질문’(27%) 을 꼽았다.
한 학생은 “첫 마디가 지원자 중 나이가 제일 많다는 말이었다. 그 후 나이 먹도록 무엇을 했느냐는 식의 말투로 시종일관 면접이 진행돼 불쾌했다”고 말했다.
-"스펙이 이것밖에 돼?" "이래서 누가 뽑겠어?" "여기서 할 일은 없다"...취준생은 웁니다
이 밖에도 ‘내정자를 이미 정해두고 형식적인 면접 진행’ ‘사비로 교육 듣지 않으면 일 못 한다는 식의 협박’ ‘서류가 많이 들어왔다며 배짱 튕기는 면접 진행’ ‘회사정보가 거의 없는 회사였는데, 우리 회사에 대해 너무 모른다고 핀잔’ ‘소리 지름’ ‘정치적 성향 질문’ 등이 갑질의 대표적인 사례례로 꼽힌다.
또한, 취준생은 ‘면접장에서 받았던 가장 기분 나빴던 질문’으로 ‘스펙이 이거밖에 안돼요?’ ‘이래서 누가 뽑겠어’ ‘여기서 네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등 스펙을 무시하는 듯한 발언이라고 답했다.
이진호 기자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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