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는 중견기업일까, 대기업일까?

지난 3월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이 신입 구직자 1009명을 대상으로 '취업 목표 기업 형태'를 조사한 결과, 26.9%가 '중견기업'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가 대기업 취업을 원한다'는 말과 달리, 대기업을 선택한 응답자는 12.7%로, '중소기업(25.9%)'을 선택한 응답자보다 현저히 낮은 수치를 보였다.
이같은 결과를 두고 많은 이가'취업난에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은 중견기업이라서 선택했다'는 해석을 내놨다.
하지만 앞선 조사에서 목표 기업 형태를 정할 때 영향을 가장 크게 미친 기준으로 응답자 중 26.4%가 '연봉 수준'을 선택했다는 점, <캠퍼스 잡앤조이>가 지난 5월 대학생 1300명을 대상으로 '일하기 좋은 기업의 조건'에 대해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41.4%가 '근무환경 및 복지제도'를 꼽았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중견기업의 연봉수준과 복리후생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구직자들의 관심이 중견기업으로 몰리고 있는 현재, 우리가 짚고 넘어가야 할 한 가지가 있다. 바로 '중견기업과 대기업을 구분하는 기준'이다.

중견기업(中堅企業)〔명사〕 중소기업기본법상 중소기업이 아니면서 대기업 계열사가 아닌 기업으로, 중소기업기본법상 3년 평균 매출이 1500억 원 이상이지만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군에는 속하지 않는 회사 (출처 : 시사상식사전, 박문각)

적성이나 흥미보다는 ‘타이틀’에 민감한 한국 사회에서 “중견기업에 취업했어요!”라고 내뱉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모두 대기업에 취업하는 것이 성공하는 것이라고 여기는 탓이다.
하지만 입사한 기업 이름을 대면 “대단하다”라는 답이 돌아온다. 대기업, 중견기업에 대한 기준이나 인식을 정확히 알고 있지 않아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그도 그럴 것이 대기업, 중소기업으로만 분류되던 기업이 중견기업으로 분류되기 시작한 것은 2011년 7월 ‘산업발전법’이 제정되면서부터. 중견기업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마련된 시기가 불과 3년밖에 지나지 않았으니, 많은 사람이 개념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우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기준을 살펴보자. 둘의 기준에 속하지 않는 것이 중견기업이기 때문이다.
먼저 대기업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14조 제1항에 따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을 말한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은 기업집단 소속 계열회사 자산총액의 합계가 5조 원 이상인 기업을 가리키는데 삼성, LG, SK, KT, CJ, 현대자동차, GS 등이 속한다. 단, 금융 및 보험업의 경우 중소기업이 아닌 기업은 모두 대기업으로 분류된다.

중소기업은 중소기업기본법상 업종별로 종업원 수, 자본금, 매출액·자산총액의 기준에 따라 분류됐지만, 2015년 1월 1일부터 종업원 수, 자본금 등에 상관없이 업종에 따라 3년 평균 매출액을 기준으로 중소기업을 분류했다. 즉, ‘중견기업 성장촉진 및 경쟁력 강화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중소기업의 범위를 벗어나고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하지 않으면 중견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중소기업청의 ‘2015년 중견기업 현황’에 따르면 2014년 말 중견기업 수는 2979개. 중소기업 범위개편 및 중견기업 제외기준 신설 등의 제도 변경으로 인해 2013년말 기준 중견기업 수(2846개)보다 감소했지만, 2011년 중견기업 관련 법률이 제정됐을 때보다 1557개 증가한 수치다.
이는 중소기업을 졸업하고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정부의 ‘사다리 정책’ 효과라고할 수 있다. 더불어 최근에는 산업통상자원부, 중소기업청 등 각 부처별에서 중견기업 육성 사업에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서 앞으로도 중견기업의 튼튼한 성장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중견기업 평균 연봉은? 연봉은 취준생에게 민감한 문제. 중소기업청과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발표한 ‘2015년 중견기업 실태조사’를 보면 2014년 기준 국내 중견기업은 2,979개이며 남성 대졸 신입의 연봉은 2,914만원으로 나타났다.
중견기업은 모두 듣.보.잡? 우리가 알고 있는 기업 중에는 중견기업에 속하는 곳이 많다. 동원F&B, 루이비통코리아, 엔씨소프트, 매일유업, 동서식품, 나이스평가정보, 크라운제과, 필립스코리아, 한세실업 등은 법률 기준에 따라 중견기업으로 분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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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나(생각나.com)한국중견기업연합회에서 운영하는 ‘생각을 바꾸면 나도 직장인’이라는 온라인 카페로, 700대 중견기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기업의 채용 정보를 빠르게 업데이트하고, 입사를 희망하는 취준생의 자기소개서를 전달해 인재를 추천하는 ‘희망이음 프로젝트’를 운영한다.
유레카 매거진 애플리케이션 정부에서 인증하는 300여 개 중소·중견기업의 정보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 사업영역, 제품, 기업문화, 인사제도까지 상세히 볼 수 있다. 기업담당자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것이 특징. 중소기업청이 만들어 신뢰성 있는 정보만 싣는다. PC 사용 시, 중소기업청의 중견기업포털 사이트(highpotential-e.or.kr)를 통해 정보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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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진 기자(skysung8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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