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뉴욕 6화] 짜릿한 적응기 끝에 남겨진 것들





2015년 12월 10일~ 2015년 12월20일
어느새 액세서리는 내 인생의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재밌다. 귀찮고 거추장스러울 뿐이었는데.



모든 것의 가치는 변한다. 잊고 싶지 않지만 어떤 것은 잊혀지기도 하고, 기억하기 싫어도 계속해서남발하는 쓸 데 없는 생각처럼.


그래서 말인데, 제일 가고싶은 곳이 어디냐고 물으면 go abroad!!를 외쳐대던 내가 지금 외치고 다니는 것은 wanna go back home이다.
어디로도 사라지지 않고 나와계속 함께할 수 있는 것들이 그립다. 어쩌면 모든 아름다움은 익숙함에서 빛을 발할 수도 있겠다.



오랫동안 글을 쓰고 싶은 마음도 그림을 그리고 싶지도 않았다.
긴겨울방학을 받았고, 모든 것에서 나는 어쩔 줄 몰라 했다. 초콜렛과먹을 것을 잔뜩 사놓고 집에 박혀서 먹고 자고를 반복했다. 배가 불러오는 만큼 어떤 곳은 더 허기졌다.

찰나의 짜릿한 적응기가 지나고 불안함과 허탈함이 남았다. 지금 이건 바보 같은 짓이라고 스스로를 혼내고 달래보아도 더 깊어지는 외로움이 날 덮쳐왔다. ‘이대로 가다간 외로움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결국 난 여기서도 도망치고 말 거야’라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핑크빛으로 노을 지는 이국적인 하늘에 매료된다. 네시 반이면저물고야 마는 한시적 아름다움일지라도.
이곳 뉴욕은 사랑스러운 도시임이 틀림 없다.






사실 크리스마스 장식에 딱히 감동받지 않는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모두 발걸음을 멈추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댈 때 그저 잠시 눈길을 돌릴 뿐이다.
감성적이라고 스스로를평가하는 내가 메말랐음을 발견하는 유일한 순간이다. 초라한 네온사인에 발길을 멈추긴 하여도, 화려하다 못해 어지러울 정도인 크리스마스 트리엔 절대 멈추지 않는다.
나에게 묻고싶다. 어떤 게 진짜야?





글·사진 Chloe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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