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지 위에 그리는 또 다른 나만의 세상


‘문장이 너무 긴 것 같아. 이 문장은 두 문장으로 나누면 더 깔끔해질 것 같아.” “문단 간의 흐름이 매끄럽지 못해. 그 부분을 좀 더 보완하면 훨씬 나은 글이 될 것 같아.”
고려대 백주년기념관 스터디룸 한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작문 스터디의 모습이다. 매주 수요일 저녁 6시부터 9시까지 진행되는 이 작문스터디는 첨삭과 현장 글쓰기가 주 활동이다. 작년 8월에 시작돼 약 9개월째 진행 중이다.
일주일에 하나씩 주어지는 과제 글쓰기와 현장 글쓰기를 바탕으로 스터디원들이 돌아가면서 피드백을 한다. 글의 구성, 짜임새, 흐름, 맞춤법 등의 피드백이 오간다.
현장 글쓰기는 말 그대로 현장에서 진행되는 글쓰기로, 특정 주제가 즉흥적으로 주어지고 그 주제에 관한 글을 한 시간이라는 제한시간 내에 써 내려가는 것이다. 이날의 현장 글쓰기 주제는 ‘고기’였다. 망설임 없이 한 번에 글을 써가는 사람도 있지만 무언가가 마음에 안 드는지 썼다 지우기를 반복하는 사람도 있었다.
김나영(고려대 4)씨는 “글쓰기는 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과정이다. 복잡하게 얽혀 있던 생각을 다듬어 글로 표현할 때 뿌듯하다”고 말했다.
작문스터디의 특징은 다른 스터디들과는 다르게 주제가 한정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 어떤 주제도 글쓰기의 주제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지금까지 ‘단발머리’ ‘유서’ ‘냄새’와 같이 신선한 주제들도 선정된 적이 있다.
김동원(고려대 3) 스터디 팀장은 “스터디 멤버들이 각자의 문체를 가지고 있다. 같은 주제를 놓고도 전혀 다른 글이 탄생한다”며 “다양한 주제에 대해 고민하면서 사고의 폭도 깊어진다”고 말했다.
박지혜(고려대) 대학생기자 xhsl199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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