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뉴욕 3화] What I 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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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6일~2015년 10월 27일
꿈에 그리던 FIT(패션스쿨)에서 패션 스타일링rn수업을 듣는다. 긴장했던 것보다 잘 들리고, 첫날보단 계속해서 나아지고 있고, 포토샵을 계속 사용하게 되는 것도 다 좋다. 물론, 프로젝트런웨이를 보며 자란 나는 파슨스를 떠올리고, 온스타일에서rn나 볼법한 스타일리스트와 함께 마네킹을 줄지어 새워놓고, 옷에rn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하고 점수 메기는 것을 기대했지만 핸드아웃으로 공부한다.





그리고 일부는 내 전공인 광고와, 일부는 내가 하던rn일과도 겹친다. 아는 것이 나왔을rn때 한마디 내뱉는 그 즐거움이란!
사실 제일 좋은rn건 everyday 나의 쇼핑에rn대한 타당한 이유가 생겼다는 것? 스타일링 해야 하니까 쇼핑하기가 과제다. 사실은 MOODBOARD를rn만드는 것을 시작으로 PT도 자주 준비해야 해서 긴장의 연속이다. 나름대로는rn전공이 전공이다 보니 PT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영어로rn이야기하려니 준비하는 내내 심장이 덜컹인다.
아-영어 잘하고 싶다.




다 괜찮다고. 먹을 것은 여기서도 충분하다고 하는 나에게rn겨울옷과 함께 온 엄마의 마음이, 내rn마음을 울컥하게 만든다. 이렇게 잘 먹어서 포동포동한rn나에게 엄마는 먹을 건 아쉬울 게 없는지, 과일은 잘 챙겨 먹는지, 종합비타민과rn함께 내가 평소엔 잘 먹지도 않는 카레와 육포와 김을 양껏 넣어 보냈다. 내 나이키 운동화는 넣을 공간이rn없다고 했으면서!



이사를 왔다. 홈스테이를 할 때는 한rn번도 이 시간에 집에 들어온 적이 없어서 몰랐는데, 가려진 커튼 사이로 비치는 햇살이 참 이쁘다. 바람이 차가워지니 다시 나의 생각병이 도져서,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선rn뭐라도 해야 했다. 이러려고 사 들고 온, 줄이 지어지지rn않은 공책과 연필을 들고 센트럴 파크로 갔다. 뭘 하고 싶었던 것도 아니고 뭘 그리고 싶었던 것도 아닌데, 어느새 정신 차리고 보니 그냥 나는 또rn옷을 생각하고 있었나 보다. 좋아하는 게 이리 확실하다. 아마 사고 싶은 게 확실할 수도? 하하

누군가가 들으면 진짜 복에 겨웠냐며 욕을 한 바가지rn해줄 만큼 어리석은 짓이란 것을 알면서도나의 생각병은 멈추지 않고 한동안 계속되었다. 닿을rn수 없는 깊이에 잠겨 억지스러운 합리와 자괴로 숨이 막힐 때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대면했다. 모든 것을 잃어버릴 것 같은 두려움은 나를 우둔하게 만든다. 아무것도 사랑하지 않을 수만 있다면 정말로rn그러고 싶다고 나는, 생각했다. 이 모든 잡생각으로부터rn도망칠 수만 있다면 있는 힘껏 내달리고 싶었다. 설명할 수 없는 것이 끈질기게 나를 괴롭힐지라도. 설명 필요rn없이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는 소중함에 대하여, 나는 이제 더 슬픔을 말하고 싶지 않다. 더 많은 불편을 전하고 싶지 않다. 그래 그랬다. 마주친 모든 것에 애정을rn쏟는다.

철망 사이로 일렁일렁 이이는 햇살, 매일 들어도 지겹지 않은 나의 플레이리스트, 언제든 꺼낼 수 있는 가방 속 스케치북과 연필, 모닝커피, 처음 알게 된 단어, 알아듣기 힘들지만 귀여운 이탈리안 악센트, 자주 바뀌지도 않는데 하루에도 여러 번 들여다보는 쇼윈도, 나를 정말로 두근거리게 만드는 백스테이지 드레서, 매거진에 관해서 지겹도록 떠들어도 사랑스러운 스타일링 클래스, 괜찮냐고 묻지 않아도 매 순간 잘 있는지 무얼 하는지 걱정하는 너, 핸드폰 없이도 더 이상 무료하지 않은 트레인, 분홍을 간직한 채 검붉어진 수줍은 하늘, 이게 당연하다는 듯 매일 새로운 얼굴의 달, 누구보다 외로운 별, 날 이리도 센치하게 만들어버리고야 마는 겨울밤바람. 지금 이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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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그렇다.세상을 마주하는 나의 마음엔 거짓이 없다. rnrnrnrnrnrnrnrnrnrnrnrnrnrnrnrnrnrnrnrnrnrnrnrnrnrnrnrn나는 이 모든 것들을 사랑한다.




글 ·사진 Chloe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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