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가림이 무기! ‘집 요정'들의 방구석 탐구생활


낯가림이 무기! ‘집 요정'들의 방구석 탐구생활
강의를 듣는 것처럼 일상이 되어버린 대학생의 대외활동. 그만큼 활동적인 대학생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런데 최근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온 종일 집에만 있는 ‘집요정’을 자처하는 대학생도 늘고 있는 것! “집은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라는 것이 요정들의 설명이다.

# 매력은 의외성에서 나온다, 반전있는 집요정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고 항상 활발해 보이지만 의외로 혼자서 가만히 있는 시간이 필요한 유형이다. 겉으로는 걱정도, 낯가림도 없어 보이지만 막상 집에서는 사소한 잡생각과 걱정들로 하루를 정리하는 것이 특징이다.

충남대에 재학 중인 주 씨는 친구들과 노는 것은 좋아하고 활달한 성격이지만 자취방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꼭 필요로 한다. 그녀의 취미는 자취방을 드라이플라워로 꾸미는 것. 그녀는 “특별한 날 꽃을 받았거나 기분전환으로 꽃을 샀는데. 며칠 후 초라하게 시들어버렸거나 버려야 하면 기분이 좋지 않아 시작하게 된 취미”라고 설명했다. 드라이플라워로 장식된 자취방에서 일기를 쓰거나 읽고 싶었던 책을 읽는 시간은 활동의 원동력이 된다.

“다른 분들에게도 추천하는 취미생활이에요. 완성된 꽃들을 보면 뿌듯하기도 하고, 만들면서 조용히 생각할 시간도 많아요. 생화를 드라이플라워로 말리는 방법은 간단하게 그물망이나 줄에 매달아 말리는 자연건조법, 혹은 인공건조제나 글리세린 등을 이용하는 인조건조법이 있어요. 어렵지 않으니 꽃을 좋아한다면 한 번 해보세요!”



# 집은 나에게 놀이터! 셀프 집요정
가끔 죽었는지 살았는지 걱정이 되어“뭐해?”라고 메시지를 보내면 열 번에 아홉 번은“나 그냥 집에 있어” 혹은 “그냥 이불 속에 있어”라는 대답이 돌아오는 유형이다. ‘할 일도 많고 놀 거리도 넘쳐나는 대학생의 신분인데, 집에서만 지내면 대체 무슨 재미일까’싶지만 이들에겐 피곤한 학교생활과 복잡한 인간관계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집에 가만히 있는 것 자체가 재미다. 단, 집에서도 자신을 위한 시간을 보내는 것은 분명하다.


진세림 (충남대 수의학과 3)씨는 집에서 주로 이색적인 파충류 애완동물들을 키우며 시간을 보낸다. 전공의 특성을 살리는 동시에 집에 혼자 머무르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그는“책임감을 갖고 관리를 해주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뿌듯함을 느끼고 있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 집은 알바의 피로를 푸는 곳, 생계형엄격한 부모님과 함께 사는 통학생이나 생계형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하는 대학생이 어쩔 수 없이 처하게 되는 유형이다. 학교를 다니며 생계형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는 대학생들에겐 집에서 가만히 쉬는 것만으로 힐링이 되는 것이다.
서울시립대에 재학중인 조 씨는 천안에 있는 집에서 서울의 학교로 통학을 하고 주말엔 과외 아르바이트를 한다. 그녀가 주로 집에서 시간을 보내며 즐거움을 얻는 일은 ‘웹툰’이다. “대중적이거나 자극적인 내용을 지양하고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웹툰이 좋아요. 그중에도 네이버에 연재되는 <우바우>(잇선)과 다음에서 연재되는 <혼자를 기르는 법>(huegye)을 추천해요”

집 요정의 필수 아이템
- 이불밖은 위험해! 겨울에는 추운 대로 따뜻한 이불 밖에서 나가기 싫고 여름에는 더운 대로 에어컨을 틀어놓은 방의 이불 속에서 헤어 나올 수 없다. 할 일은 마치고 혹은 미룬 채 이불 속에서 귤을 까먹거나 핸드폰, 만화책을 보는 것만큼 행복한 순간이 또 있을까?
- 마스크·모자는 머스트 해브 아이템 집에만 있기 위해서는 종종 집 앞 편의점에서 주전부리들을 사러 나가야할 상황이 생기기 마련. 짧은 순간을 위해 화장을 하고 씻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럴 때 부끄러움과 아는 사람을 만나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을 덜어주는 효자 아이템이 바로 마스크와 모자다. 이 두 아이템을 장착하고 추리닝까지 입어준다면 더욱 달콤한 휴식시간을 보낼 수 있다.


글 박도현 (충남대 3) 대학생기자 cyc02188@naver.com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