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잡페어, 인사담당자 “자소서 지원동기는 회사보다 직무에 맞게 써라”

4월 2일, KT 광화문 사옥서 ‘2016 상반기 잡페어’탈스펙 전형 ‘스타오디션’ 지원자 전년 대비 4배 늘어서류합격자 발표는 5월 초‘관련 경험이 없다면?’ 채용담당자가 말하는 해결방법


“자기소개서를 쓸 때, 지원동기에는 회사보다 직무에 맞게 써주세요.”
2일 서울 광화문 EAST사옥에서 KT의 상반기 잡페어가 열렸다. KT는 3월 29일부터 4월 11일까지 서류를 접수받고 상반기 신입사원을 공개 채용한다. 채용절차는 서류전형-kt인적성검사-면접전형 순이다. 서류합격자 발표는 5월 초에 공지된다.
이번 공채와 함께 KT는 이번 달 말에서 5월 초께 공고를 내고 고용디딤돌 사업에도 합류한다. 채용연계형으로, 협력사가 아닌 KT그룹사가 직접 대상자를 선발하고 정규직 채용까지 책임진다는 계획이다.



상위 1% 신입선배 “자소서 다 쓴 뒤 소리 내 읽어봐야”
오전 11시에 시작한 행사는 채용담당자가 주최하는 채용설명회, 선배사원의 상담 등으로 구성됐다. 상담 선배도 각 부서 실무자부터 상위 1% 신입사원, 인턴까지 다양한 분야로 이뤄졌다. 지난 2013년 상반기에 처음 도입한 탈스펙 자기PR전형인 ‘스타오디션’도 동시에 진행됐다.
‘상위 1% 신입사원의 채용상담’ 부스에서 만난, 지난해 하반기 공채 합격자 유남근 씨는 자소서 팁에 대해 “자소서를 다 쓴 뒤 소리 내서 읽어보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글을 매끄럽게 고치기 쉽고 면접 때도 도움이 된다”며 “무엇보다 이른바 ‘합격족보’ 자소서를 베끼기보다 자신의 이야기를 써야 신빙성이 있고 자신감도 생길 것”이라고 조언했다.



KT 입사를 희망하는 구직자들도 한 가득이었다. kt 잡페어를 위해 당일 아침 광주시에서 버스를 타고 올라왔다는 박성민(전남대 경영 4)씨는 “대학 4년 중 2년 간 KT 대외활동을 하며 입사의 꿈을 키웠다”고 전했다.
직무상담을 기다리는 중이라는 정성희(건국대 소프트웨어공학 졸업) 씨는 “3분PR은 3시간, 직무상담은 1시간 기다려야 한다더라”며 “아침부터 참가자들로 빽빽한 것을 보니 구직자들이 치열하게 입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생각에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지원동기는 회사보다 직무에 맞게 써라”이재민 KT 인재채용팀 과장 인터뷰
- 스타오디션은 어떻게 운영되나이번에 4000명 가까이 지원했다. 직전 시즌 대비 3~4배 늘어난 규모다. 이중 400명 정도가 선발돼 잡페어 현장에서 직접 오디션을 치르게 된다. 기존 지원규모 수준을 생각하고 절반 정도를 선발하려 했으나 신청자가 예상보다 많았다. 더 많은 인원을 뽑지 못해 아쉽다.
선발 기준은 500자 지원서였다. 개인을 식별하기 위한 이름이나 연락처, 생년월일 외에 다른 스펙 대신 지원동기와 오디션에서 무엇을 보여주려고 하는지 두 가지를 지원서에 500자 이내로 적도록 했는데 이 내용을 기반으로 인재채용팀이 평가했다. 오디션에서 합격하면 공채 서류전형을 면제해주는데 절대평가다. 많게는 전체 지원자 중 90%가 혜택을 받은 적도 있다.
- 오디션 합격 기준은 무엇인가취지와 잘 부합하는지, 진정성이 잘 녹아있는지, 보여주려는 부분이 직무와 얼마나 맞는지를 본다. 첫 도입했을 때는 오디션이라고 하니 노래나 춤을 추는 지원자도 많았다. 스타오디션은 ‘직무에 대해 얼마나 준비했는지를 글이 아닌 자신만의 표현방법으로 보려는’ 전형이다.
- 스타오디션과 같은 맥락으로 ‘달인채용’도 운영한다스타오디션이 일반전형 서류면제라면 달인채용은 최종 합격까지를 달인끼리만 경쟁하는 방식이다. 학교에서 요구하는 학점 등외에도, 직무와 관련해 아르바이트, 창업 등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했다면 그 내용을 본다.
모든 대학생에게 같은 기준을 댈 수는 없다고 생각해 도입한 시험이다. 즉, 학교생활에 충실했다면 일반전형에 지원하면 되고 그보다는 지원직무와 관련된 분야에서 특히 열심히 활동했다면 이 전형에 도전하면 된다. 역시 절대평가다. 달인채용 지원자의 역량이 뛰어나면 일반전형을 줄이고 이 전형을 늘릴 수도 있다. 통상 전체 채용규모 중 10~20%를 선발했다.
- 올해 kt의 전체 채용규모가 늘었다. 이번 상반기 공채는?상?하반기 통합해 450명을 선발하는데 보통 하반기에 취업준비생이 많기 때문에 이번 상반기에는 이중 절반이 조금 안 되는 인원을 선발한다. 이 역시 지난해보다 늘어난 규모다.
- 전체 채용전형에 대해서도 설명해 달라인적성검사에서 한국사나 영어 지식 등은 묻지 않는다. 대신 입사 후에 직무교육을 잘 따라올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시험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1차면접은 직무면접이다. 지원 직무별로 자소서 기반의 인성면접과 함께 PT면접이나 토론면접을 보게 된다. 질문은 역시 직무에 관한 게 나온다. 2차면접은 임원 인성면접이다. 1차면접은 스펙 블라인드로 평가한다. 면접관에게 지원자의 학교나 학점 등은 제외한 정보를 제공한다.
- 현재 자소서를 작성 중인 지원자들에게 팁을 준다면5년간 채용을 담당하면서 특히 고민한 부분이 지원동기다. 많은 취준생들이 지원동기를 어려워할 것이다. 도움을 준다면, 회사가 아닌 직무에 맞는 동기를 써 달라. 이 직무에 왜 지원했고 직무에 입사한 후에 어떻게 발전할지를 쓰는 게 포인트다.
또 일반적인 자소서는 원하지 않는다. 취준생들이 시즌 때 여러 곳에 자소서를 쓰느라 고생하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러느라 흔히 말하는 ‘복붙’을 하면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같은 역량을 가졌다면 당연히 우리 회사에 맞게 쓰는 지원자를 선호한다. 최근에는 산업별로 나누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통신사 자소서를 만들고 여러 통신사에 같은 자소서를 넣는 것이다. 이것 역시 다 보인다. 같은 산업이라도 회사나 직무에 따라 특성이 다 다르다. 이것까지 열심히 조사해 정성껏 쓰는 지원자에게 더 눈이 간다.
관련 경험이 없어서 고민이라는 것도 안다. 그렇다면 이 직무를 수행하는 데 어떤 역량이 필요할지 생각하고 그 역량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경험에 기반해 어필하면 된다. 예를 들어, 영업마케팅이라면 채널을 관리하는 커뮤니케이션이나 상권 분석력이 필요할 수 있다. 그러면 이 역량들을 내가 어떤 경험을 바탕으로 키웠는지를 알려주면 된다. 꼭 통신사 영업마케팅 관련 경험이 없어도 된다는 이야기다. 물론 직접적인 경험이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없다면 억지로 짜내기보다는 이런 방식으로 접근하라.
이도희 기자(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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