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8] 새 학기 팁 ③ 고졸 전성시대, 대·공·금융기업에 이어 스타트업까지 채용

고졸 취업 바람이 분지 어느덧 10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초창기 공기업을 시작으로 금융권, 대기업까지 고졸 취업 바람이 일어나면서 제2의 고졸 전성시대를 맞이했다. 새로운 온라인 플랫폼 기업인 스타트업에서도 고졸 출신들을 채용하고 나섰다. 디자이너와 기업 간 온라인 연결 플랫폼을 운영 중인 스타트업 라우드소싱에서는 지난해 분당경영고 3학년에 재학중이던 정용근 군을 채용했다. 크리에이티브한 아이디어와 진취적인 마인드로 뭉친 스타트업에도 고졸 채용시장이 열리는 것일까. 글 강홍민 기자│사진 서범세 기자


“학력 차이보다 사람의 차이가 더 크죠”김승환 라우드소싱 대표(31)
+ 라우드소싱은 어떤 회사인가? 국내 활동하는 디자이너와 디자인이 필요한 기업을 연결해주는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2년 1월에 시작해 4년 정도 됐다. 회원은 국내 디자이너 3만 6천명, 8천 여개의 기업이 등록돼 있다. 국내 디자이너 중 13% 정도가 회원으로 등록돼 있다. + 디자이너 연계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이 있나? 없는 걸로 안다. 그래서 경쟁력이 있다. +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나? 등록된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디자인을 의뢰하면 회원으로 등록된 디자이너들에게 공모전 형식으로 공고가 뜨게 된다. 공모전 성격을 보고 디자이너들이 참여하는 방식인데, 의뢰 비용이 최소 30만원부터 시작되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 그동안 몇 번의 공모전이 열렸나? 지금까지 약 3천 여개의 공모전이 진행됐고, 23억 원 정도 상금이 지급됐다. 의뢰하는 회사는 웹사이트 제작, 제품 패키지, 제품 디자인 등 다양하다. + 지난해 고등학생이었던 정용근씨를 채용 했는데, 어떤 기준을 적용했나? 스타트업은 학벌보다 관심과 열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일반 기업의 경우 자신이 맡은 분야만 잘하면 되지만 스타트업은 업계의 흐름도 알아야 하고, 스스로 일을 해보려는 의지도 중요하다. 한 사람이 맡는 분야가 크기 때문에 책임감의 범위가 넓기도 하다. 이번에 채용한 (정)용근씨의 경우 30분 정도 면접을 진행했는데, 이 분야에 대해 관심도 많고, 욕심도 많아서 눈에 띄더라. 그래서 채용하게 됐다. + 그동안 고졸 채용이 한 번도 없었는데, 채용 전 학벌 때문에 긴가민가하지 않았나? 이력서를 보니 고3 학생이어서 처음엔 긴가민가 했었다. 근데 지원한 이유도 궁금하고 재밌을 것 같아 면접을 봤는데, 고등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열정이 있더라. 면접을 문답 형식이 아니라 토론 형식으로 진행하는데, 이를테면 “프로젝트를 준비하는데 문제가 생겼다. 어떻게 풀어나가겠느냐”라는 사안을 가지고 토론하는 식이었다. 그때 용근씨가 우리의 서비스는 무엇이고, 이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고객은 누구이며, 그 고객들은 어디서 뭘 하고 있는지 등등 논리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이 맘에 들었다. 업계의 흐름을 이해하고 있더라. + 고졸 출신의 단점은 없나? 고졸 출신이라기보다 사회생활을 처음 하다보니 아직 외부 미팅 땐 혼자 보내진 않는다. 왜냐하면 다른 회사에서 어린 친구가 담당자라고 하면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고졸, 대졸이라는 학력 차이보다 사람의 차이가 크다. + 앞으로도 학력 차별없이 채용할 생각인가? 앞으로도 학력은 고졸이라 해서 선입견을 가지지 않고 무관하게 채용할 계획이다. 그 사람의 열정과 일에 대한 관심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스타트업 취업이 꿈이었죠”정용근 라우드소싱 기획팀 마케팅담당(19)? 2016년 분당경영고 창업경영과 졸업
+ 라우드소싱에 지원한 계기가 있나? 원래 스타트업이나 창업에 관심이 많았는데, 스타트업 커뮤니티에서 채용 정보를 보고 지원하게 됐다. 고3 초반엔 다른 친구들처럼 공기업이나 대기업으로 원서를 넣어볼까도 했었지만 내가 관심 있었던 이 분야에서 일 해보고 싶었다. + 취업 준비는 어떻게 했나? 학교에서 권장하는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했는데 솔직히 큰 도움은 안됐다. 내가 지원하는 직무에 관한 경험이라든지,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게 도움이 많이 됐다. + 어떤 경험을 했나? 중3때부터 창업이나 스타트업 관련 세미나를 쫓아다니면서 강연을 듣고 관계자들을 만나면서 정보를 얻었다. 그리고 고등학교 땐 친구들과 창업을 하면서 경험을 쌓기도 했다. + 어떤 창업이었나? 일산 홀트학교 학생들이 그린 그림을 판매하는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했었다. 양재역 부근에 사무실도 내고 진짜 회사 운영을 6개월 정도 했었는데, 1년 정도 지나 폐업 처리했다.(웃음) + 뭘 배웠나? 학생 신분이어서 경영에 더 집중하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그리고 사업을 회사 놀이처럼 했던 것 같다. 만약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잘할 자신 있다.(웃음) + 면접 때 어떻게 자신을 어필했나? 마케팅 분야에 지원을 했기 때문에 이 회사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줘야 할지를 고민했고, 그동안의 창업이나 강연을 다닌 경험을 어필했다. + 회사 분위기는 어떤가? 분위기가 자유로운 반면 책임감은 큰 편이다. 입사하고 나서 대표님께서 “용근씨가 하고 싶은 걸 해보세요”라고 하셔서 어떤 방식으로 회사를 알릴 수 있을지 고민하고 일을 진행하고 있다. 아직 배울게 많지만 해보고 싶었던 분야라 재미있게 일하는 중이다. + 스타트업 취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먼저 취업하고 싶은 분야를 정하고 관계자들을 많이 만나는 게 중요하다. 책으로 보는 것보다 실제로 만나서 이야기를 듣는 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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