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기훈 산업인력공단 NCS 센터 원장, ‘팔꿈치 경쟁’ 이 아닌 ‘NCS’로 실력 키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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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취준생이나 대학생들이 하는 이른바 스펙 쌓기는 서로 밀어내는 팔꿈치 경쟁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해외연수, 어학점수, 인턴경험 등이 더 우월하다고 내세우며 서로 팔꿈치로 밀어내기 바쁜 상황이기 때문이다.” 양기훈 산업인력공단 NCS 센터 원장(사진)은 팔꿈치 경쟁을 없애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스펙을 없애고 채용에서 NCS(국가직무능력표준)가 하루 빨리 정착이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취준생들도 NCS가 스펙이라는 부담감도 덜어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양 원장은 “팔꿈치 경쟁은 지금 내가 다른 친구들 보다 더 낳은 스펙을 쌓지 않으면, 그 친구가 내 자리를 빼앗아 가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이라며 “이 때문에 스펙이 또 다른 스펙을 만들어내는, 서로 팔꿈치로 밀어내는 경쟁을 하는 상황” 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팔꿈치 경쟁은 대학을 졸업한 후에도 스펙을 쌓기 위해 또 다른 투자를 하게 만들고 있다.” 며 “이 때문에 직업을 갖고 경제적 기반을 마련하는 시기와 결혼해 가정을 이루는 시기가 늦춰지고 있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고 말했다. 이러한 경쟁은 결국, 개인 인뿐만 아니라 국가와 사회전체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 급증하게 된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러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자 국가가 NCS를 만들고 확산시키고 있다는 게 양 원장의 설명이다. 하지만 NCS가 취준생들에게 또 다른 스펙으로 오해를 받고 있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양 원장은 현재 NCS가 취업시장에 스펙이라는 ‘구성의 오류(Fallacy of Composition)’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성의 오류’는 개인으로 타당해 보이지만, 전체적으로는 맞지 않는 현상을 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극장에서 한 사람이 무대를 더 잘 보기위해 일어서면, 다른 사람도 일어나야 하고, 결국 모든 사람들이 서 있어야 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또 다른 예는 농부들이 개인적으로 많은 이익을 위해 더 많은 농산물을 시장에 내놓지만, 모든 농부들이 그렇게 할 경우, 농산물 가격은 폭락하고 결국 바라던 이익을 얻기는 쉽지 않은 현상도 마찬가지이다. 청년들이 취업을 위해 투자하는 스펙 쌓기 역시 ‘구성의 오류’의 대표적인 예라고 그는 설명했다. 양 원장은 구성의 오류를 바로 잡는 법은 의외로 간단하다고 말했다. “자신에게 돌아올 미래의 혜택을 위해 개인의 상대적 이익을 잠시 보류하기로 규칙을 정하고, 그것을 지키기만 하면 되는데 그게 참 쉽지 않다” 고 너털웃음을 짓는다. 그는 “무분별하게 스펙을 쌓고 취업시장에서 나를 뽑아주기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NCS는 스스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알고, 향후 직업인, 직장인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살펴볼 수 있는 기준을 제공해 주는 것” 이라고 말했다. NCS는 취준생들 자신의 적성과 관련 없는 잘못 선택 받음으로 인한 이직 등의 피해를 줄일 수도 있다. 양 원장은 기업 인사담당자들도 불필요한 스펙을 여러 개 보여준다고 뽑지는 않는다며 다만 취업준비생들만이 많은 스펙이 취업에 도움이 된다고 스스로 믿고 있을 뿐이라고 재차 말했다. 양 원장은 “모든 취업준비생들에게 공통으로 적용되는 스펙은 없다.” 며 “결국 청년들이 해야 할 일은, 자신이 향후 직업인 또는 직장인이 돼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를 위해 관련된 지식, 기술, 태도를 쌓아 가면 된다.” 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NCS를 참고해 자신에게 원하는 것과 그에 알맞은 스펙이 무엇인지 발견해야 하고 이를 준비해야 한다.” 고 전했다. 양 원장은 현재 공공기관에 NCS로 채용된 신입사원들은 직무만족도나 몰입도 등이 높아 이직율이 현저하게 낮다고 말했다. 또한 자신의 업무와 주변사람들과의 적응력 또한 뛰어나다고 자랑한다. 양 원장은 “ ‘NCS가 어렵다 또 하나의 스펙이다.’ 라는 청년들은 아직 자신의 방향을 정하지 못한 취업준비생들이다.” 라며 “보이지 않는 타겟이 나를 뽑아주기만을 기다리며 무분별한 스펙을 쌓으려고 사설기관을 기웃거릴 것이 아니라, 타겟과 범위를 정하고 그에 맞는 스펙만을 준비하는 것이 올바른 NCS기반의 취업 준비일 것“ 이라고 말했다.
정유진기자 jin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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