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등반보다 알바… 대기업 현직자들이 꼽은 자소서의 문제는?

2015년 하반기 취준생 자소서 7천여건 분석 현직자들 “너무 정제해서 쓰려는 게 문제”… ‘생생함’ 필요


# 취업준비생 A씨는 2014년, 겨울방학을 맞아 히말라야를 등반해보기로 했다. 원래 여행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취업을 앞두고 주변에서 자소서에 특이한 경험을 써야 한다고 계속 강조했기 때문이다. 일주일 정도 산을 오르내리며 갖은 고생을 했고, 지난해 하반기 모 대기업의 자소서에 이 경험을 적어 제출했다. 결과는 서류 불합격. A씨는 크게 실망했다.
# 가정형편이 어려웠던 취업준비생 B씨는 대학 등록금을 벌기 위해 방학 때마다 아르바이트를 했다. 식당이나 카페에서 서빙을 하고 대형마트에서 판촉행사도 맡았다. 계속 서비스업을 하면서 관련 일을 직업으로 삼고 싶어졌고 4년간의 아르바이트 이야기를 자소서에 적은 B씨는 마침내 한 대기업에 최종 합격했다.
삼성전자, 현대차 등 국내 대기업과 외국계 현직자들은 취업준비생들의 자기소개서를 어떻게 평가할까.
현직자 멘토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코멘토(comento.kr)가 지난해 하반기 7000여 건의 자기소개서에 남겨진 7183건의 현직자 선배들의 피드백을 분석한 결과 가장 큰 문제점은 ‘소재가 충분히 구체적이지 않은 것(26%)’으로 나타났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지적을 받은 사례로는 ‘소재의 구체성’(57%)으로 조사됐다. 대부분의 취업준비생이 자기소개서에 구체적인 소재를 써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여전히 추상적인 소재를 선택해 설득력을 떨어뜨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많은 취업준비생이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 매력적인 소재를 찾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는데 실제로는 아무리 소재가 독특해도 내용을 구체적으로 적지 않으면 결과가 좋지 않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재성 코멘토 대표는 “소재를 구체적으로 작성해야만 고유의 스토리를 갖게 된다”며 “구체적인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제3자에게 자신의 의도가 확실히 전달됐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이도희 기자(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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