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의 '미친존재감' 카드뉴스는 누가, 어떻게 만드나요?



온라인 공간을 지배하는 자가 세상을 지배하는 시대다. 그리고 이런 흐름 속에 최근 매일 온라인 공간을 빼곡하게 수놓는 신흥강자가 나타났으니 바로 '카드뉴스'다. 카드뉴스는 화제가 되고 있는 주요 이슈들을 간단한 이미지와 텍스트로 재구성해 보여주는 카드형식 뉴스로 '스낵컬처'의 한 유형이다. 온라인 콘텐츠의 '핵'으로 부상한 카드뉴스를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은밀한 '특급' 제작노하우가 궁금하다면, 팔로(follow)팔로 미(me)!
트렌드세터들이여, 카드뉴스로 오라!
카드뉴스의 인기는 스낵컬처(Snack Culture)의 부흥과 함께 시작됐다. 2010년부터 부각을 나타낸 스낵컬처는 짧은 시간 동안 간편하게 문화생활을 즐기는 새로운 문화 트렌드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스낵처럼, 출퇴근 시간이나 점심시간 등에 10∼15분 내외로 간편하게 문화생활을 즐기는 라이프스타일 또는 문화 트렌드를 말한다.
특히, 스낵컬처는 바쁜 현대인들이 음악회나 공연장을 직접 찾거나 두꺼운 문학 서적을 읽는데 소요되는 시간이나 노력을 투자하지 않고도 문화생활을 즐기고자 하는 성향이 두드러지면서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뉴스나 각종 정보마저도 간소한 형태로 진화되면서 현재의 카드뉴스가 3년 전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로 언론사를 포함, 각종 SNS나 포털사이트 내 주요공간들이 점차 카드뉴스로 채워지고 있다. 때문에 이런 높은 수요를 감당하고자 회사 내 온라인콘텐츠 제작팀의 카드뉴스 제작인원 채용공고도 매일같이 올라오고 있다. 그렇다면 카드뉴스는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만드는 것일까? 한국경제매거진의 최강 온라인콘텐츠 제작자들인 온라인전략실 팀원들의 카드뉴스 제작일기를 엿들어 봤다.
카드뉴스 만들기 1, 2, 3, 4
고운 얼굴만큼이나 그림솜씨까지 뛰어난 온라인전략실 김가람(25·중앙대 독어독문과) 인턴의 하루는 대부분 카드뉴스 아이템 찾는 것에 할애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듯했다. 그만큼 카드뉴스의 성패는 현재 트렌드를 얼마나 빨리 포착하고 있느냐에 달려있다. 때문에 온라인전략실은 월, 수, 금 아침마다 회의를 열고 전날 이슈를 서로 공유하고, 새로운 아이템을 모으는 것에 가장 큰 공을 들이고 있었다. 이후 이렇게 공유된 정보를 토대로 팀원들은 매일 각자 자신만의 콘텐츠를 기획·제작하는 1인 크리에이터가 된다.
"매일 내일은 어떤 카드뉴스를 써야할지 고민해요. 그렇다 보니 평소에 사람들이 많이 보는 SNS를 살피는 것은 물론이고, 실시간 뉴스, 인기 드라마, 영화, 음악, 서적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새로운 정보나 재밌는 이야기꺼리를 찾는 게 가장 중요한 업무죠. 일종의 '온라인기자'이자 '트렌드세터'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렇다보니 인턴이지만 그저 상부에서 시키는 일만 하는 수동적 직무보다는 능동적으로 제 역량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많은 것이 카드뉴스 제작업무의 큰 장점입니다" (김가람씨)
공들여 찾은 기획안이 통과되면 가람 씨의 손과 머릿속은 더욱 바빠진다. 카드뉴스의 속성상 많은 내용을 짧은 문장으로 줄이고, 대신 그 여백을 사진이나 그림으로 채워야하기 때문이다. 사실 단문을 장문으로 늘리는 과정은 그리 어렵지 않다. 하지만 장문을 효과적으로 단문으로 줄이는 것은 그 내용의 맥락을 정확히 인지하지 않으면 쉽사리 작성할 수 없다. 또한, 그것을 이미지로 구현하는 일도 쉽지만은 않을 터. 여기에 이미지를 사용하는 것도 각종 저작권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에 텍스트에 적합한 이미지를 넣는 일도 만만치 않은 과제다. 그래서 가람 씨가 선택한 방법은 직접 카드뉴스의 그림을 그려 넣는 것이었다.

"평소에 제가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어요. 그래서 카드뉴스에 해당 내용에 맞는 그림을 한번 그려보자 마음먹었죠. 물론 종종 어려운 점도 있어요. 제가 디자인을 전공하거나 따로 공부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종종 기획 의도와는 다르게 표현될 경우도 있어요. 하지만 계속 노력하니 노하우도 생기고, 전달력이 좋아진 것 같아요. 해당 기사의 기획의도를 제일 잘 아는 사람은 저니까요. 저작권문제도 저촉되지 않죠. 저처럼 카드뉴스나 온라인콘텐츠 제작에 관심이 있는 분들 중 그림그리기에 소질이 있으신 분들은 그 점을 적극 어필하시는 것도 강점이 될 거라 생각해요."
카드뉴스, 쌍방향 소통의 끝판왕
기획, 제작단계가 마무리되면 남은 것은 수정 및 송료다. 송료 시에도 해당 카드뉴스가 보다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각 플랫폼에 맞는 송료시간 설정도 온라인제작팀의 주 업무다.
한국경제매거진 온라인전략실의 5년차 에이스 나영란(29)매니저는 "카드뉴스는 기획부터 송료까지 실시간 쌍방향 교류가 중요해요. 사람들이 현재 어떤 것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정보를 소비하는지 매 순간 촉각을 세워야 해요. 어떤 면에선 기자와 다를 게 없어요. 다만, 그것을 구현하는 방식이 카드뉴스인 셈이죠. 일각에서는 그냥 인턴 경력이나 채우려고 무턱대고 도전하시는 경우도 많은데 그런 분들은 사양합니다"라고 야무지게 말했다.
무엇보다 두 사람 모두 카드뉴스 제작자의 덕목으로 '열린 소통'과 '자신만의 핵심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여기에 트렌드를 빠르게 감지하는 능력까지 있다면 금상첨화라는 것. 나 매니저는 "카드뉴스가 잘 되는 곳을 보면 내용의 아이덴티티(정체성)가 뚜렷해요. 그것이 이뤄지려면 아무래도 만드는 사람이 그 분야에 정통해야 가능하겠죠. 남들이 다 알만한 정보로만 카드뉴스를 만들려면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때문에 평소 본인이 좋아하거나 관심 있는 분야에 깊게 파고든 분들이 보다 더 재밌는 카드뉴스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고 설명했다.
가람 씨도 "어떤 분야에 능통한 스페셜리스트가 아니라면 오히려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기울이는 제너럴리스트도 좋아요. 다만, 남들보다 기민하게 트렌드를 읽고, 사람들과의 소통하는 것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분명 좋은 카드뉴스 제작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수정 기자 hohokim@hankyung.com
카드뉴스로 보는 카드뉴스 제작 T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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