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 자격지심에 자격증 따려다 큰 코 다친다

청년 고용절벽 현상이 심각해지면서 여러 가지 자격증에 도전하는 취준생들이 늘고 있다. 이들이 자격증 취득에 몰두하는 이유는 이력서나 면접에서 조금이라도 시선을 끌기 위해서다. 이를 반영하듯 포털 사이트에는 자격증 취득을 위한 카페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관련 질문들도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취업전문가들은 전공 또는 도전하는 직무와 무관한 자격증은 이력서에 써봐야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조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취준생들이 자격증에 목을 매는 까닭은 불안감 때문이다. 최근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유행하면서 복고열풍이 불고 있지만, 취업시장에서는 복고가 통하지 않는다. 1980년대 말부터 1990년대 초 학번들은 전공 불문하고 4년제 대학을 나오면 대부분 취업에 성공했다. 하지만 요즘은 더 이상 과거의 전공, 학점, 토익 점수만으로 취업하는 시대가 아니다. 인턴경험, 봉사활동 등 삶의 모든 요소가 취업의 당락을 결정짓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주요 기업들이 표면적으로 스펙을 보지 않는다고 하지만, 취준생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는 역부족이다. 이를 노린 각종 학원이나 단체들은 취준생들을 대상으로 수많은 자격증을 취득할 것을 권장하고 요구한다. 현재 대학생들이 딸 수 있는 자격증은 어림잡아도 수백가지가 넘는다. 자격증은 크게 국가기술자격증, 국가전문자격증, 민간자격증으로 나눌 수 있다. 국가기술자격증인 건설기계기술사, 건축기사, 교통기술사, 금속가공기술사, 사회조사분석사, 품질경영기사 등은 해당 전공분야에서의 경험과 실력이 검증되어야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취업에 상당히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국가전문자격증인 가맹거래사, 감정평가사, 공인노무사, 공인중개사, 관광통역안내사, 변리사 등도 취업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민간자격증은 산업인력공단 등 공인기관에서 인증한 것이 아니므로 기업에서 인정해 주지 않는다. 인사담당자들은 민간자격증의 경우 돈과 시간만 허비하게 되고 취업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 유통 대기업 인사팀 관계자는 “이력서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이 자격증일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무 자격증이나 써 넣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전공이나 지원 직무와 직접 관련이 있는 자격증이 아니라면 써도 그만 안 써도 그만”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상관없는 자격증보다는 성장과정에서의 진솔한 경험을 자기소개서에 녹여 넣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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