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으로 채우는 대학생의 겨울방학

겨울 방학에 진행하는 대외활동은 인맥은 물론 실무경험도 간접적으로 쌓을 수 있다. SK그룹의 대표적인 대외활동인 대학생 자원봉사단 SUNNY 발대식 모습. 사진=SK행복나눔재단 제공
대학생들의 겨울방학이 한 주 앞으로 다가왔다. 학업 스트레스로 지친 몸과 마음을 쉬게 할만도 하지만,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취업에 필요한 스펙을 쌓거나 교외 활동에 참여하며 평소보다 더욱 바쁜 시간을 보내곤 한다. 내년 3월 개강까지 약 두 달여 남짓한 방학 기간, 대학생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는지 알아봤다. 스펙족, 방학은 취업스펙 마련의 ‘골든 타임’갈수록 치열해지는 취업 경쟁. 취업 5대 스펙(학벌·학점·토익·자격증·어학연수)에 인턴, 봉사활동, 수상경력까지 더해 그 가짓수가 8가지로 늘어나 취업준비생들은 더욱 바빠졌다. 방학은 취업 경쟁력을 높이려는 대학생들이 절대로 놓치면 안 되는 골든 타임이다. 어학점수는 일반적으로 토익 성적을 말하는데, 최근에는 영어말하기의 중요성이 더 커지면서 토익스피킹 성적을 이력서에 필수적으로 쓰게 하는 기업이 부쩍 늘었다.
토익과 토익스피킹은 자주 출제되는 단어와 문장이 비슷하기 때문에 함께 학습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알려져 두 가지 시험을 동시에 준비하는 추세가 굳어졌다. 학생들은 어학원이나 인강, 캠퍼스 특강을 통해 강의를 듣거나 비슷한 점수대의 또래들과 함께 스터디그룹을 만들어 어학점수를 높이는 데에 매진한다. 토익 인강 사이트 YBM CLASS 관계자는 “방학은 대학생을 중심으로 어학강의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시가다. 토익이나 토익스피킹 뿐만 아니라 중국어, 영어면접 등 학습 범위도 점차 넓어지고 있다”며 “어학원들이 집중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본인에게 맞는 과목을 선택해 수강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대외활동은 주로 기업 브랜드 또는 제품을 홍보하거나 사회공헌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형태를 띤다. 같은 직군·직무를 지망하는 친구들과의 인맥은 물론 실무경험도 간접적으로 쌓을 수 있다.
우수 활동자에게 해당 기업 공채 서류전형 면제의 혜택을 주기도 해 대외활동은 취업준비생이라면 절대 놓치면 안 되는 기회다. SK 대학생 자원봉사단 SUNNY나 KT&G 대학생 상상 유니브 등 대표적인 프로그램에 참여하려면 10대 1 이상의 높은 경쟁을 뚫어야 한다. 인턴 제도는 평가를 거쳐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채용연계형 인턴’과 직업능력을 개발하고 경력을 쌓을 기회를 제공하는 ‘체험형 인턴’으로 구분된다. 취업문이 좁아지면서 인턴의 정규직 전환 비율도 과거보다 낮아진 경향이 있긴 하지만, 실무경험을 중시하는 취업시장에서 상대적 우위를 점하기 위해 학생들은 인턴 제도의 문을 꾸준히 두드리고 있다. 청춘족, 경험과 인맥을 쌓는 인생의 ‘황금기’취업난 때문에 역사상 가장 힘들어 하는 세대로 평가되기도 하지만 인생 중 황금기를 즐기면서 문화 활동에 열정을 쏟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
마라톤대회나 록페스티벌에 며칠씩 참여하는가 하면, 레포츠 활동이나 프라모델 제작 등의 특색 있는 취미를 단체로 즐기기도 하고 국내·외로 배낭을 메고 훌쩍 떠나기도 한다. 자신이 얻는 기쁨과 만족을 위해 시간과 노력을 과감히 투자할 수 있는 유일한 시기가 바로 20대이기 때문이다. 취미활동은 더 이상 영화나 음악을 감상하는 데에 그치지 않는다. 올해 개최된 디제이 페스티벌이나 나이키 등 스포츠 브랜드의 마라톤대회는 단 몇 분 만에 신청이 마감됐다. 또, 프라모델 조립이나 서핑과 같은 취미활동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장비 정보를 공유하거나 전문적 강습을 받으면서 함께 즐기기도 한다. 특정한 목적 없이 만나 인맥을 쌓고 교류하는 사교모임도 활성화 되어 동호회 전용 어플리케이션까지 출시된 상황이다. 여행에도 적극적이다. 국내여행 활성화에는 한국철도공사 코레일이 내놓은 ‘내일로’가 큰 역할을 했다. 내일로는 방학 동안 KTX를 제외한 우리나라 모든 열차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무제한 열차패스로, 그 인기가 높아지자 만 25세 이하로 정한 연령 제한을 올해부터 28세로 확대했다.
장기 여행의 경우 대학생들은 소셜미디어 계정을 따로 만들어 여행 루트와 맛집을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단기 동행자를 찾는 등 따로 또 같이 가는 듯한 여행을 즐긴다.
이진호 기자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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