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 작가만이 살 길? 순수 예술 전공자들의 성공 취업 가이드


순수 예술 전공자들의 성공 취업 가이드전공에 색깔을 입혀라!
“인문계, 어렵죠. 저희도 어렵습니다” 취업 소식을 전할 때 마다 들려오는 탄식이다. 여기서 ‘저희’는 예체능, 그 중에도 순수 예술을 전공하는 학생들이다. 전업 예술가를 꿈꾸며 진학했지만 한국에서 예술가로 살아가는 일은 ‘너무’ 힘든 상황이다 보니 전공과목을 외면한 채 전혀 다른 길을 찾는 이들도 늘고 있다. 문제는 오랜 시간 전문 분야를 공부하다 보니 ‘다른 길’이 어딘지 감조차 잡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 ‘당연히’ 취업과 먼 전공이라고 여기니 취업 정보를 공유하는 일은 극히 드물어서다.




순수 예술 전공자, 취업은 남 얘기?인문계는 ‘취업난 극복 솔루션’이라며 이공계 복수전공이나 소프트웨어 교육 등의 대책이 나오고 있는 상황. 그러나 순수 예술 전공자에게는 먼 얘기일 뿐이다. ‘예술가의 일자리’ 창출은 매우 저조한 상태다. 기업·기관이나 협회 등의 일자리가 있긴 하지만, 그마저도 ‘열정으로 일하는 분야’라는 인식이 있어 질 좋은 일자리를 구하는 것은 전업 예술가로 살아가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취업과 관련한 교육 수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도 순수 예술 전공자들의 길을 가로막는다. 심지어 취업 정보 포털에서도 순수 예술 전공자들이 어떤 곳에 취업을 해야 할지, 어떤 방법으로 해야 할지 제대로 알지 못해 취업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학생들은 오죽할까. 취업의 첫 단추를 어디서 끼워야 할 지 알지 못하는 전공자가 수두룩하다.
취업과 동 떨어지는 또 한 가지 이유는 전공자들의 환경이다.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교수님들과 선배들이 예술을 꾸준히 하던 사람이라 취업 정보를 얻기에 턱 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즉, 학교에서 순수 예술 전공자들만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다보니 빚어지는 현상이다.
함께 하는 프로젝트보다 혼자서 진행하는 작업 과정도 취업의 걸림돌이다. ‘공동’이라는 말보다 자신의 것에 대한 가치를 더 깊게 생각하는 작업의 특성상, 기본적인 사회 조직문화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대외활동으로 전공 구체화해야 그럼에도 취업문을 뚫은 학생들도 있다. 비율은 1년에 1~2명 정도로 매우 낮은 편이다. 이들은 보통 대외적으로 활동 하면서 자신의 전공을 구체화시키는 과정을 거친다.
이를 테면, 홍익대 회화 전공의 한 학생은 웹 관련 기술을 습득해 웹 디자인, 모바일 디자인, GUI 디자인 업무를 맡을 수 있다. 회화과에서 기른 색에 대한 감각이 웹 기술과 시너지를 내 웹디자이너로서 역량을 발휘했다. 시각디자인을 부전공해서 스타트업 대표가 된 경우도 있다.
공예학과 전공자가 VMD(Visual Merchandiser) 프리랜서·아르바이트를 통해 경험을 쌓고 컬러리스트 자격증을 취득, LF패션의 잡화VMD에 합격한 사례도 있다.
음악 분야에서도 공식은 통한다. 건국대 작곡과 전공생 중 한명은 음악을 하나의 ‘콘텐츠’로 바라보고, 다양한 문화예술로 접근해 대외활동을 펼쳐 CJ E&M 음악콘텐츠 분야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같이 VMD, 공연기획, 음악콘텐츠, 브랜드디자인, 패션브랜드 매니저까지 다양한 직무에서 순수 예술 전공자들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 최근 CJ E&M에서는 무대디자이너를 채용하는 등 미디어 기업에서도 눈여겨보고 있는 상황이다.
필요한 것은 자신의 전공에서 한 발 더 나아가는 경험. 인턴이나 계약직, 스타트업 기업에서 관련 경험을 쌓으면 충분히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더불어 학교에서 산학협력이나 캡스톤 디자인 등 다양한 제도를 활용해 타학과와 융합을 경험하는 것도 좋다.



자신을 어필하려면 포트폴리오가 필수! 채용절차에는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면접을 보기 전 대부분 자신의 실력을 증명해보일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평가한다. 채용 절차를 살펴보면, 전공에 상관없이 서류전형을 합격한 이들을 대상으로 대부분의 대기업·중견기업에서는 인·적성을 치른다. 단, 삼성그룹은 예외. 디자인직무는 인·적성 대신 포트폴리오를 평가한다.
그 후 인·적성 합격자에 한해 포트폴리오를 평가한다. 이어지는 1차 면접은 ‘실기테스트’ 개념으로, 공연 기획·음악 콘텐츠 기획 등의 직무에서 기획안 작성 테스트를 진행한다. 중견기업 VMD 직무는 1차 면접 때 포트폴리오를 평가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 같은 절차는 대체로 대기업·중견기업에서 진행하므로, 대기업·중견기업 입사를 희망한다면 실기테스트와 포트폴리오 준비가 관건이다.

? 서류전형에 합격하려면?
- VMD : 비주얼프리젠테이션을 이해하고 고객의 관심을 유도하는 디자인이 중요한 직무. 현장을 이해하려면 체력도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비주얼적인 심미성 이외에 직무의 역할을 제대로 이해하고 어필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점을 갖췄다면, 소제목이나 두괄식으로 나타내고, 어떤 경험을 통해 얻게 된 강점인지 설명해야 한다.
- 공연기획 : 공연기획이라면 자신이 공연에 대한 애정도를 표현하는 활동을 어필해야 한다. 사례만 언급하는 것은 절대 금물! 공연의 목적이나 ‘사람들은 왜 이 공연에 열광하는가?’‘콘셉트가 명확한 공연인가?’등을 판단할 수 있는 객관성 있는 공연기획자라는 사실을 보여줘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협업능력’. 아무래도 순수 예술 전공자들에게는 자신만의 색이 뚜렷하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자신이 조직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음을 어필하는 것이 중요하다.

? 눈길을 사로잡는 포트폴리오의 조건은?
학생들의 포트폴리오를 볼 때 평가자는 혼자 힘으로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학교에서 배운대로 구성하는 포트폴리오가 아니라 직무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포트폴리오의 흐름이 해당 직무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글 김은진 기자 │도움말 박서윤 CDC컨설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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