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8] ‘미생 시작으로 줄줄이… 대중문화 꽉 잡은 웹툰 열풍’

웹툰 전성시대다. 지난 9월 개막한 뮤지컬 ‘무한동력’부터 종영 드라마 ‘미생’ ‘라스트’까지 최근 웹툰을 뿌리로 생겨난 콘텐츠가 대거 등장해 웹툰 열풍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이처럼 웹툰이 각광을 받기 시작하면서 미디어 시장에는 그야말로 소재 풍년 사태가 발생, 콘텐츠를 골라보는 재미 또한 높아지고 있다.



드라마 '미생'
“죽을 만큼 열심히 하면 나도 가능한 겁니까?”
웹툰이 드라마화된 대표작으로 지난해 말 종영된 ‘미생’을 꼽을 수 있다. 이 작품은 윤태호 작가의 동명 웹툰을 바탕으로 제작됐으며, 바둑이 삶의 전부였던 장그래가 프로입단에 실패한 후, 냉혹한 현실에 던져지며 벌어지는 사회생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검정고시 고졸 출신인 장그래는 누구나 꿈꾸던 대기업 ‘원 인터내셔널’에 계약직으로 입사하게 된다. 이후 그는 전쟁터 같은 사회생활 속에서 비정규직 타이틀을 인해 설움을 겪는 등 이 작품은 직장인으로서 동감할 만한 인생의 애환과 삶의 철학을 보여준다.특히 드라마 속 등장인물들은 매 회 주옥같은 명대사를 남기며 시청자들에게 현실감을 안겨주었고, 사회현실의 녹록치 않은 상황을 대변했다는 평가를 얻었다. 이어 8%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는 등 웹툰 OSMU(원소스 멀티유즈)의 대표 사례로 남게 됐다. 이후 원작자인 윤태호 작가는 시즌2의 연재를 알렸고, 지난 17일부터 총 3부작으로 다음웹툰과 카카오페이지를 통해 ‘미생 시즌2’를 연재했다.





뮤지컬 ‘무한동력’
“죽기 직전에 못 먹은 밥이 생각나겠는가, 못 이룬 꿈이 생각나겠는가?”
지난 9월 개막한 뮤지컬 ‘무한동력’은 무한동력기관을 만드는 괴짜 발명가의 하숙집을 배경으로 10대부터 20대 청춘들의 어려운 현실을 담은 작품이다. 그 안에는 하숙집 주인부터 취업준비생, 고시생, 고3 수험생, 비정규직 알바생 등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 불편한 현실 속에서도 개인의 꿈과 자아를 찾아간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이는 주호민 작가의 동명 인기 웹툰을 바탕으로 제작된 작품으로, 웹툰 연재 당시 매회 댓글 수 1만 건 이상 돌파, 9.9의 높은 평점으로 대중의 인기를 끌었다. 이어 2013년 SNS 드라마로 방영되었으며, 다시 3차 창작물인 뮤지컬로 거듭나는 등 끊임없는 러브콜을 받고 있다.

“사실상 콘텐츠 소재 고갈 상태…인기 작품에 기대려는 측면도 있어”
OSMU는 매번 새로운 것을 창작해 나가야 하는 창작자의 입장에선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다. 특히 기존의 문화 콘텐츠가 2차 창작물로 변모하면서 대중에게는 이미 익숙하거나 기억에 남는 작품을 새로운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이 경우 과거엔 소설이 원작인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은 웹툰이 이를 대신하고 있다.웹툰은 매 회 짧은 에피소드 구성만으로도 참신하고 재미 넘치는 스토리를 제공한다. 이때 수십 컷에 불과하던 작품을 1시간에서 3시간까지 분량을 늘려 드라마, 뮤지컬, 연극, 영화화하는 과정은 쉬운 일이 아니다. 또 원작에 나온 텍스트를 윤색하고, 재구성하는 방식에서 원작자와 2차 원작자간 훼손 논쟁이 벌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웹툰의 OSMU화가 꾸준히 이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이에 대해 드라마 제작사 래몽래인의 한 관계자는 “인터넷을 통해 먼저 인기를 끈 작품의 경우 드라마로 만들면 자체 창작물보다 화제성이 높은 편”이라며 “웹툰에는 신선한 소재의 작품이 많아 최근 드라마 시장이 웹툰에 기대려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불과 5~6년 전보다 웹툰 원작료가 높아졌고, 판권도 많이 팔렸다. 드라마화하지 않은 웹툰도 판권 자체가 팔린 경우도 더러 있다. 또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아시아권에서도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시장 영역이 점점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 덧붙였다.
박유진 인턴기자 roris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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