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 서류합격자 번복 뒤늦은 해명에, 취준생들 '부글부글'




NH농협은행이 올해 하반기 6급 신규직원 채용 과정에서 서류전형 합격자 발표 오류로 일부 탈락자에게도 합격 통보한 사실을 29일 해명했다. 이 과정에서 농협은행 측은 이번 사고의 발단이 채용을 대행한 인크루트 측의 실수임을 지적함에 따라 허술한 ‘대행 채용’ 논란의 불씨를 당겼다. 이른바 금융공기업으로 불리는 농협은행은 금융인을 꿈꾸는 취업준비생들에게 그야말로 ‘꿈의 직장’으로 손꼽힌다. 이번 채용에서도 경쟁률이 거의 100대 1을 상회할 만큼 수많은 청년들이 해당 채용을 위해 구슬땀을 흘려왔다. 하지만 농협은 ‘공정성’을 기한다는 취지아래 채용 과정에서 대행업체에 채용을 넘기면서 관련 취준생들에게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히게 됐다. 현재 각종 온라인 금융관련 채용사이트에는 농협은행의 이번 채용문제를 질타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실제로 한 네티즌은 자신이 이번 오류의 피해자임을 밝히며 “너무 화가 난다”면서 “5시에는 합격자였는데 8시 이후 불합격자가 됐다. 차라리 애초부터 탈락한 것을 알았다면 이처럼 화가 나진 않았을 것”이라고 분개했다. 그는 또 “정말 마음 같아서는 농협과 관련된 모든 거래를 끊고 싶지만 혹시나 향후 채용에서 불이익을 받을까봐 두렵다”면서 “기분이 나빠도 결국 약자일 수밖에 없군요”라고 한탄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은행은 신뢰가 기본”이라면서 “잘못을 했으면 직접 시인하고 사과해야 한다. 아무리 대행사의 잘못이라도 농협의 간판을 달았으면 농협이 사과해야 한다”면서 농협은행의 뒤늦은 해명을 질타하는 등 관련 글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농협은행 측은 “지원자들과의 형평성 및 전형과정의 공정성을 위해 전형원칙 대로 채용절차를 진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진심으로 양해 부탁드린다”며 거듭 공정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일각에서는 농협은행의 이 같은 해명의 근간에는 비록 민영화가 됐지만 공기업 성격이 짙은 농협 채용에서 여전히 일종의 특혜, 외부 청탁 가능성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는 실정이다. 한편, 농협은행은 지난 27일 6급 신규직원 채용 서류전형 합격자 2478명을 확정해 인크루트에 통보했다. 이후 인쿠르트는 다음 달인 28일 오후 5시께 서류전형 합격자를 발표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불합격한 1990여명에게도 합격 소식이 노출됐다. 이에 인크루트는 곧장 해당 사이트를 폐쇄하고 같은 날 오후 8시에 합격자를 새로 발표했다. 이에 대해 농협은행은 “대행업체 직원의 데이터 작업 실수로 불합격한 1990명에게도 합격문구가 노출됐다”며 “채용기관으로서 그에 대한 책임을 진심으로 통감하고 있다”며 “향후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채용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이튿날인 29일 사과문을 발표했다. 농협은행은 불합격 통보를 받은 지원자 중 합격인 줄 알고 필기시험 문제집을 구입했거나 인터넷 강의를 신청한 경우 소정의 절차를 거쳐 전액 보상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수정 기자 hoho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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