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동아리] “꿈을 향해 두드리는 리듬, 신명나고 유쾌한 난타!” 영등포공고 난타 동아리 ‘리듬 앤 스쿨’


“꿈을 향해 두드리는 리듬, 신명나고 유쾌한 난타!” 영등포공고 난타 동아리 ‘리듬 앤 스쿨’
“두둥! 두두둥!” 난타 동아리 ‘리듬 앤 스쿨’ 취재를 위해 영등포공업고등학교에 도착하자 강당 근처에서 천둥이 치는 듯한 소리가 났다. 학생들이 모여 공연 연습 중이라는 설명을 들으며 학교 강당에 들어섰다. 들려오는 리듬에는 흡사 심장박동 소리와도 같은 깊은 울림이 있었다. 큰 무대를 장악한 채 동선을 맞추고 있는 학생들 속에서 한국희 선생님과 ‘영공’ 출신 선배인 타악극단 리듬앤씨어터 대표 정규하 씨의 지도·연출이 한창이었다. 리듬과 퍼포먼스에서 자타공인 최고를 추구하는 난타 동아리 ‘리듬 앤 스쿨’ 이야기를 들어보자.
특성화고인 영등포공고에 입학하게 된 계기는?임용현 큰 누나는 문과 계열을 나왔고, 작은 누나는 이과 계열을 졸업했어요. 중3 때 진로를 고민하면서 누나들에게 물어봤죠. “고등학교를 어디로 가면 좋을까?” 하고요. 저도 물론 특성화고에 관심이 있었지만, 누나 둘 다 모두 “문과든 이과든 인문계 고등학교도 똑같이 힘들다”며 “다른 길을 경험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조언하더라고요.
김원일 중3 때 체험학습으로 학교를 알아본 적이 있어요. 그때 제 눈에 들어온 학교가 ‘영공’이었죠. 실력, 취업률 현황, 비전을 제시하는 것까지 모두 고려해서 선택했어요.
양성식 일단 중학교 때 ‘취업하고 싶다’는 생각이 딱 들었어요. 그래서 기술을 배우고 익혀 빨리 사회에 진출 할 수 있는 특성화고에 지원하게 됐죠.


난타 동아리 ‘리듬 앤 스쿨’엔 어떻게 가입하게 됐나요?임용현 입학식 날에 ‘리듬 앤 스쿨’ 공연을 보게 됐어요. 큰 무대에서 한마음으로 공연을 펼치는 모습이 무척 멋있더라고요. 제가 전기과에 재학 중이라 전기 관련 동아리를 가려고도 했었는데, 순간적으로 난타 동아리를 해보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가 될 것 같은 거예요.(웃음)
양성식 저는 지금 건축과에 다니고 있는데, 동아리 활동이라면 학과 공부와는 결이 조금 달라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중학교 때 우연히 TV에서 난타 공연을 본 적이 있는데, 그때부터 하고 싶기도 했고요.
김원일 저도 입학식 날에 ‘리듬 앤 스쿨’ 선배들의 공연을 봤어요. 너무 웅장하고, 그 특유의 리듬이 참 좋았어요. 공연이 멋있어서, 저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난타 연습하면서 가장 짜릿하고 보람 있던 순간은?양성식 공연 후반부에 팀원들이 다 같이 타악하는 부분이 있어요. 곡의 클라이맥스를 지나 후반부에 이르게 되면 ‘아, 우리가 리듬에 완전히 몰입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소름이 돋을 때도 있죠.
임용현 연습하는 과정 자체가 늘 즐거워요. 대회가 있든 없든 연습은 계속해야 되기 때문에, 수시로 팀워크를 점검해보고 곡을 표현할 방법을 연구해요. 저희 2학년과 1학년 후배들이 합심해서 작품을 연습할 때 단결력도 생기고 보람도 느껴요. 난타는 퍼포먼스를 완성시켜 나가는 매 순간이 ‘리듬’이에요.
김원일 신명나게 공연을 마치고 관객들로부터 박수와 환호를 받을 때 정말 기분이 좋아요. 난타 퍼포먼스를 통해 제가 표현하고자 했던 감정, 느낌을 모두 표출한 느낌이 들거든요. 관객들도 저희 ‘리듬 앤 스쿨’의 이런 집중과 몰입에 함께하는 기분이 들었을 때 정말 뿌듯하죠.


‘리듬 앤 스쿨’ 분위기는 어떤가요?임용현 한국희 선생님, 선배님이시기도 한 정규하 선생님의 배려 속에서 늘 새로운 곡과 퍼포먼스를 구상해요. 무대 연출이라는 분야도 공부를 해야 더 깊이 느낄 수 있다는 걸 알았고요. ‘연습할 때는 타이트하게, 배울 때는 확실히’ 이런 분위기가 아주 좋죠.
김원일 항상 즐거워요. 다른 동아리에 비해 재밌고 역동적인 부분이 있어서 늘 활기차요. 양성식 다 함께 연습하고 저녁도 같이 먹으며 팀워크를 다져요. 다른 동아리에서 느낄 수 없는 ‘끈끈한 정’이 있죠. 큰 공연을 앞두고 연습하다 보면 지칠 때도 있는데, 부원들끼리 격려하는 분위기가 참 따뜻해요. 10월 말에 전국대회가 있는데, 올해는 ‘대상’을 목표로 열심히 연습하고 있어요.

난타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임용현 연습 할 때는 사실 힘들고 혹독한 과정들이 있어요. 그래도 정식 무대에 올라 공연하고 나서 사람들의 박수를 받을 때, 무대 위에서 소름이 돋을 정도로 벅찬 기분이 몰려와요.
양성식 사람들한테 즐거움을 선사해줄 수 있잖아요. 신나는 리듬감, 화려한 퍼포먼스를 통해 공연하는 시간 동안은 관객들에게 해방감을 선물해 준다는 생각이 들어요.
김원일 팀워크가 가장 큰 매력이에요. 무엇보다 스트레스도 완전히 해소되고요. 공연 테마에 걸맞은 무대를 구성하고 새로운 리듬을 배우고 익힐 수 있는 것도 굉장히 매력적인 부분이죠.


동아리 담당교사 인터뷰
“몰입하며 공연하는 모습 보면 참 뿌듯합니다”

한국희 영등포공업고 건축과 교사
2009년 난타 동아리 ‘리듬 앤 스쿨’을 만들며 한 교사는 ‘즐겁고 신명나는 학교생활, 적극적이며 긍정적인 학생들의 모습을 난타 동아리를 통해 그려보자’고 결심했다.
한 교사는 자신의 제자인 정규하 리듬앤씨어터 대표와 손잡고 본격적으로 학생들을 모아 현재의 ‘리듬 앤 스쿨’을 만들었다. 정 대표는 학창시절 밴드부에서 드럼을 쳤고, 지금은 극단을 운영하면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정 대표는 은사인 한 교사의 뜻에 공감하며, 바쁜 일정 속에서도 모교 후배들을 1주일에 2~3번씩 지도하고 있다.
한국희 교사는 “PC게임 말고도 즐거운 게 있다는 걸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며 “무엇보다 난타 연습을 통해 자신감을 얻고 꿈을 찾아가는 모습이 보여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리듬 앤 스쿨’에는 특별한 점이 있다”며 “드럼통과 분리수거통 등을 이용해 멋진 리듬을 만들어낸다”고 전했다. 일상 속에서 쉽게 지나치는 사물을 이용해 리듬과 박자를 창조하고 공연 스토리를 구성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북을 치고 리듬을 배워가는 눈빛에서 활력을 느낀다”는 한 교사는 “어떤 한 가지 분야에서 몰입하는 법을 알게 되면, 앞으로의 인생에서도 숨어있는 행복의 다양한 모습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 김지윤 기자ㅣ사진 이승재 기자 fotolee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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