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틴 잡앤조이 1618] 고졸이든, 대졸이든 취업을 원한다면 ‘능력중심사회’로 가는 길이 정답!




“지난 70년간 우리 사회를 지배해 온 것은 학벌주의였지만 이제는 시대가 변했다. 사회는 점점 세분화되고 있고,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상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NCS(국가직무능력표준)를 통해 인재채용의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다.” 지난 9월 22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능력중심채용 트렌드와 변화전략 컨퍼런스’에서 박종길 고용노동부 직업능력정책국장이 한 말이다.
박근혜 대통령 역시 “우리 교육도 과감하게 패러다임을 바꾸고 풍부한 창의력과 상상력을 갖춘 인재를 길러내 시대의 도전에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야 한다”면서 “경쟁과 성적 중심으로 자신의 적성과 상관없이 진학하는 것을 지양하고 학생들이 각자의 꿈과 끼를 키워나가는 교육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능력중심사회는 현 정부가 교육과 채용을 중심으로 우리 사회를 바꿔나가려는 핵심 키워드다. 정부가 추진하는 능력중심사회는 ‘NCS’와 ‘일학습병행제’를 양대축으로 삼아 기존의 직업교육을 탈바꿈하고 기업의 채용, 자격시험까지 모두 바꾸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능력중심사회를 이끌어갈 두 바퀴에 대해 알아보자.



INTERVIEW 윤석호 한국산업인력공단 일학습지원국장“능력중심사회는 개인, 가정, 기업, 나라를 살리는 길이죠”

우리는 그동안 선진국의 직업교육 시스템을 부러워만 했다. 독일의 마이스터 제도와 스위스의 실용주의는 언제나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그 부러움의 대상을 뛰어 넘을 수 있고, 여러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중심사회’를 열어갈 준비는 마쳤다. 그 얘기를 한국산업인력공단 책임자로부터 직접 들어본다.

최근 ‘능력중심사회’가 부각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왜 부각되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 사회가 능력중심사회가 아닌 어떤 사회에 살고 있는 것인지를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능력중심의 반대 개념이라면 바로 학력중심 또는 스펙중심의 사회라고 볼 수 있죠. 이렇게 학력 또는 스펙 중심이 만연한 것은 너나 할 것 없이 더 많이 배워야 더 많은 대우를 보장해 주는 사회 경쟁적 현상 탓입니다. 이런 스펙중심의 사회가 우리나라 산업의 전 분야에 있어 많은 문제점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죠.
이제는 학력보다는 능력중심으로의 변화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우리 청년들이 학력과 스펙 쌓기에 쏟아붓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본인들을 필요로 하는 기업에 ‘선취업’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부모로부터 빨리 독립하면 가계 교육 부담도 줄어들 겁니다. 기업은 학력과 스펙중심의 채용문화를 탈피해 필요한 인재를 능력만 보고 뽑게 되면 고질적인 구인난도 해소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개인은 물론, 가정과 기업, 국가를 살리는 길이죠.

좀 더 알기 쉽게 능력중심사회를 정의해 주신다면?간단하게 말하면, 학력과 스펙보다는 개개인이 어떤 직무능력을 갖추고 있는지를 기준으로 그 역량을 평가하고 활용하는 걸 말합니다. 이를 위해선 사람과 역량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도 동반돼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인력수급의 불일치, 복지의 불일치, 기술력의 불일치를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죠.

능력중심사회로 가기 위해선 정부나 사회, 학교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요?우리나라가 올바른 능력중심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스펙.학벌중심사회에서 직무능력중심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는 데 대한 인식 전환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우선 정부는 사회적 인식을 바꿀 수 있는 현실적 제도와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야 하죠. 개인의 실무를 인정해주기 위한 NCS를 잘 활용하고, 일학습병행제 확산 및 이를 평가하는 자격과 제도를 마련해야 합니다.
다음으로 사회에서는 단순한 학벌위주 채용구조에서 벗어나 근로자의 실무능력을 학력 못지않게 대우해주는 풍토가 마련돼야 합니다. 학교와 직업훈련기관에서는 현장과 괴리된 이론수업을 개선해 수요자 중심으로 직업교육훈련을 시키고 그에 맞는 평가과정을 개발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학교 교육이 전인교육으로서 산업현장에 투입될 수 있는 교육-현장 간 실무 연계성이 강화돼야 하고요.

아직도 고졸 출신 직장인들이 겪는 학벌 위주의 사회 인식으로 인한 피해의식이 팽배한데요.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 있을까요?현재 학벌 위주의 사회적 인식으로 인해 고졸 출신들이 좋은 직장을 갖거나 승진하기가 어려운 것은 사실입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대.중견기업의 채용기준이 실무능력보다는 학벌이나 스펙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죠.
고졸 출신들의 채용문 자체가 좁을 뿐만 아니라 좋은 직장에 취직하고 나서도 현장 실무 능력이 월등한 데도 불구하고 대졸자에 비해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피해의식을 가지고, 본인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는 환경 역시 사실입니다.
그래서 개인의 능력을 오롯이 인정받을 수 있는 능력중심사회로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정부뿐만 아니라 범 산업계에서도 학벌이 아닌 개인의 역량을 인정해주는 사회적 인식을 공유하고, 개인의 역량과 승진.인사를 연계하는 것을 끊임없이 고민하는 인식 변화가 필요합니다. 최근 대기업들의 신입사원 채용시장에서 ‘직무능력’을 강조하는 추세는 그런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글 강홍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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