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태욱 군산대 산학협력단 창업학 교수 "늘 새로운 생각을 하고 혁신하는 사람도 창업가다"


“창업을 해야만 창업가가 아니다. 늘 새로운 생각을 하고 혁신하는 사람도 창업가다. 일반적인 틀에서 벗어나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개척한다면 누구나 창업가라 할 수 있다.” 2015 산학협력 EXPO를 앞두고, ‘창업가’에 대한 생각이 남다른 안태욱 군산대 산학협력단 창업학 교수(창업가)를 만나 창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산학협력 EXPO 진로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군산대 창업동아리 인터뷰도 진행했다.


중앙대에서 창업학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돌연 지방대 산학협력관(링크사업단)에 창업학 교수로 오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20대에 직접 청년창업을 하면서 겪었던 여러 가지 시행착오와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에 대해 좀 더 깊게 공부해야겠다는 뜻을 세우고 중앙대에서 창업의 이론적 체계를 연구했다. 내가 겪었던 시행착오를 새롭게 도전하는 청년들이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던 중 군산대에서 창업학 교수를 뽑는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당시 서울에서 창업학 연구뿐만 아니라 온라인 교육사업, 1인 창업 컨설팅 사업, 창업 기술거래 등 다양한 일을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고민스러웠다. 그러나 군산대에 가면 학생들과 좀 더 빨리 교류하고 교육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대적으로 인프라와 기회가 부족한 지방대생들이 나를 통해 창업의 눈을 뜨고 사회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기를 기대하면서 군산대에 오게 됐다.
진행하고 있는 창업 관련 사업은?개인적으로 지적재산권을 분야별, 산업별로 확보하고 있다. 창업 관련 시집과 창업학회 논문 연구 등도 진행하고 있다. 무엇보다 학생들을 위한 창업 관련 사업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학생들을 위한 창업 관련 사업으로는 어떤 게 있나?학생들의 아이디어를 상용화하기 위한 커리큘럼을 만들어 진행하고 있다. 또 학교를 설득해 기존에 없던 창업 인프라 플랫폼을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창업학사제도 도입과 실습교과목 도입, 창의적 인프라 플랫폼(청춘당) 등의 성과를 이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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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열리는 산학협력 EXPO에 군산대생으로 구성된 두 팀이 참석한다고 들었다.대학생이 사회에 진출하는 길을 크게 취업과 창업으로 분류해서 이야기한다. 창업학을 공부한 나는 두 가지가 분리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취업과 창업은 자유롭게 상호 교환되며,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따라서 2015 산학협력 EXPO 진로 체험 프로그램에 지난해부터 지도하고 육성하던 창업동아리 두 팀이 참여할 수 있도록 추천했다. 두 팀은 현재 창업동아리 수준을 넘어 제품이 구체화돼 있고 아이디어도 참신하다. 이번 EXPO에서는 전공지식과 같은 학문적 내용뿐만 아니라 창업시장의 흐름을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 참가시키게 됐다.
향후 창업 활성화를 위해 정부나 산학협력단이 노력해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경제나 기업의 활동이 결코 학문과 별개가 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대학에서 산학협력단이나 링크사업단의 역할이 강조되는 것은 산학렵력의 중요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대학생들은 아직도 그 중요성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더욱 많이 시행해야 한다.산학협력 EXPO도 좋은 방법 중 하나다. 하지만 아직도 수동적으로 참여를 유도하고 소통의 부재도 심각하다. 학생들의 눈높이에 대해 고민해보고 능동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프로그램과 콘텐츠를 만들어 적용해 나가기를 기대해본다.
마지막으로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취업과 창업에 경계를 두지 말고, 다양한 활동에 도전하고 경험해 보기를 바란다. 앞으로는 직장이 한 사람의 인생을 책임져주지 않는다. 학생 때부터 자신의 인생을 주도적으로 개척할 수 있는 창업가 마인드를 기르기를 바란다. 자신에 대해 제대로 분석하고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나를 알면 방향이 나온다.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


군산대 창업동아리 ‘E-buia’ 팀김은지 팀장(산업디자인 4), 정은미(산업디자인 4) 씨를 포함해 총 5명의 인원으로 구성됐다. 캐털로그, CI, BI, 명함 등의 디자인 제작 업체를 목표로 하는 창업동아리다.
산학협력관 창업동아리 프로그램과 안태욱 교수에게서 어떤 도움을 받았나?“창업동아리 프로그램을 통해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 분야의 특성상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 프로그램을 통해 재정적 지원을 받을 수 있었고, 큰 도움이 됐다.”(김은지 팀장)“디자인한 캐릭터 등을 사업화하고 체계화하는 과정에서 교수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특허나 저작권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지만 교수님의 추천으로 변리사를 만나 관련 지식을 배울 수 있었다. 현재 특허 한 개를 등록했고 저작권은 준비 중이다.”(정은미 씨)
산학협력 EXPO 부대행사인 진로체험 프로그램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우리 팀은 사실 지난해부터 교수님의 추천으로 산학협력 EXPO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업데이트해 준비 중이다. 디자인 작업 동아리의 특성상 체험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아 고민하다가 최근 인기 있는 ‘컬러링북’을 생각해냈다.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학생들이 쉽게 디자인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되리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제작한 다양한 디자인과 캐릭터를 직접 완성해가며 학업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힐링’하기를 기대해본다. 우리가 디자인한 캐릭터의 주 타깃 층이 될 학생들의 반응을 보며 시장성을 테스트해 볼 수 있는 기회도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김 팀장)
산학협력단의 창업동아리 프로그램과 산학협력 EXPO 참여를 통해 이루려는 목표는?“창업동아리를 하고는 있지만 졸업하게 되면 디자인 회사에 취직하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창업동아리를 통해 우리만의 독자적 디자인이 담긴 제품을 만드는 게 목적이다.”(은미 씨)“지난해 EXPO에서 느낀 부분이지만, EXPO 참여를 통해 홍보효과도 거둘 수 있었다. 다른 팀과 교류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도 있다. 더 넓은 세상에서 직접 체험하며 눈을 높이는 게 EXPO 참가의 목적이다.”(김 팀장)
학생 입장에서 정부와 산학협력단에 바라는 부분은?“제품을 만든다 하더라도 사업자등록이나 특허를 내는 것은 학생 입장에서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복잡하고 어려운 과정을 거쳐 사업화에 성공한다고 해도 제품을 선보일 수 있는 시장은 인터넷과 지역 내 프리마켓 행사가 전부다. 따라서 학생들이 제품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나 기반을 더욱 갖춰 줬으면 좋겠다.”(김 팀장)


안태욱 교수의 아들 딸 쌍둥이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 사진




군산대 창업동아리 ‘REAM’ 팀
조주령 팀장(산업디자인 4)을 포함해 총 3명의 인원으로 구성됐다. 현재 ‘ANIMORE’라는 브랜드로 캐릭터와 피규어 제품을 제작해 브랜드 론칭을 준비 중인 창업동아리다. 조 팀장의 얘기를 들어보자
‘ANIMORE’ 브랜드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Animal’(동물)과 ‘Any more’(이제 더 이상)의 합성어다. 브랜드의 모티브는 ‘멸종위기 동물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이다. 동물을 캐릭터화하는 콘셉트를 찾는 과정에서 귀여우면서도 희소성이 있는 동물을 찾기 시작했다. 여기에 ‘멸종위기’라는 소중한 메시지를 전달 할 수 있어서 그렇게 결정했다.”


산학협력관 창업동아리 프로그램과 안태욱 교수에게서 어떤 도움을 받았나?“동아리 운영비용 전체를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이러한 재정적 지원이 없었다면 시제품을 만드는 기회조차 없었을 것이다. 디자인할 때부터 옆에서 많은 조언과 격려를 해주셨다. 디자인이 완성되고 3D프린팅 업체와 연결해준 사람도 교수님이었다. 지역 내 공설시장과 제품의 다양한 홍보 루트를 연계해 주기도 했다.”
산학협력 EXPO 부대행사인 진로체험 프로그램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우리 브랜드의 피규어는 동물의 눈물을 형상화한 디자인이다. 눈물 모양의 디자인은 디자이너의 창의력을 더하면 무궁무진한 캐릭터로 탈바꿈된다. 우리는 향후 DIY 제품도 내놓을 예정이다. 학생들이 캐릭터를 만들어 내면 제품과 함께 엽서로 제작한 브랜드 브로슈어를 함께 나눠주는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눈물을 형상화한 피큐어 캐릭터
산학협력단의 창업동아리 프로그램이나 산학협력 EXPO 참여를 통해 이루려는 목표는?“창업동아리는 사회에 나가기 전 단순 디자인 관련 회사로의 취직이 아닌 나만의 캐릭터를 바탕으로 창업 자체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앞으로도 주체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 우리 팀의 최종 목표는 실제 자체 브랜드를 론칭하고 사업자로 등록하는 것이다. 산학협력 EXPO를 통해 브랜드를 홍보하고자 한다. 더 나아가 사람들이 멸종위기 동물에 대한 관심을 갖고, 관련한 작은 노력들을 해줬으면 좋겠다.”
학생 입장에서 정부와 산학협력단에 바라는 부분은?“‘맨땅에 헤딩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시작했다. 지금까지 오게 된 것은 산학협력단의 재정적 지원과 옆에서 이끌어 준 안태욱 교수님의 도움이 컸다. 우리는 운이 좋았지만 국내에 관련 인프라가 아직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아이템을 가진 친구들이 도전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와 프로그램이 확충된다면 청년들이 더욱 용기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피규어를 만지고 있는 조주령씨







글·사진 이상재 대학생 기자 (군산대 경영)온라인 에디터 (jobnj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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