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에 내 맘에 쏙 드는 책방이 생겼다!” 개성만점 독립출판서점 3


“우리 동네에 내 맘에 쏙 드는 책방이 생겼다!” 개성만점 독립출판서점 3
온라인 서점이나 전자책이 아무리 활성화된들 서점에서 종이책을 뒤적거리며 얻는 마음의 평안을 포기할 수는 없다. 유행에 따라 남들이 다 읽는 책 대신 개성에 따라 선별된 책이 모여 있는 곳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게다가 우리 집, 우리 학교와 가까운 거리에 있어 언제든 쉬었다 갈 수 있다면 금상첨화. 이제 막 문을 연 소규모 독립출판서점 세 곳을 소개한다.


1. ORDINARY BOOKSHOP | 지친 삶, 책으로 위로받는 보통의 공간

ORDINARY BOOKSHOP 내부
따뜻한 정취의 서울 성북동 골목으로 들어서면 정갈한 식당과 아기자기한 소품 숍 사이로 책이 가득 들어찬 책방이 보인다. 2014년 10월 24일에 문을 연 ‘ORDINARY BOOKSHOP’이다.

ORDINARY BOOKSHOP 내부
‘ORDINARY’는 말 그대로 ‘보통의’라는 뜻이다. 보통서점, 보통책방. 독립출판물 자체가 보통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이기 때문. 어떤 사람들은 보통이라는 의미가 역설적이라고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독립출판물은 어느 하나 평범한 것이 없다. 각자의 개성이 드러나 낯설기까지 하다. 중요한 것은 이야기의 출발점이 보통사람들의 일상이라는 것이다. 책방지기는 표지가 예쁜 책을 선호한다고 말하지만 정작 서점 내부에는 다양한 장르의 책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가지런히 정리된 책들 사이에는 책과 관련된 손글씨 메모가 붙어 있다. 독립출판물 외에 잘 선별된 일반출판물도 함께 진열돼 있어 큐레이션 서점이라는 말이 잘 어울린다. 동네 분위기와 책방을 찾는 사람들의 취향을 고려한 노력이 돋보인다. 책을 고를 때 책방지기가 가까이 있으면 부담스러워하는 방문객도 있다. 그래도 요즘은 한두 시간씩 책을 읽다 가는 사람들도 늘어나 의자를 마련했다. 책방지기는 그저 이곳이 편하게 책을 읽다 갈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ORDINARY BOOKSHOP에서는 수시로 워크숍을 연다. 최근에는 ‘자수 놓기’와 ‘나만의 책 만들기’ 워크숍이 열려 인기다.
주소: 서울 성북구 성북동 184-37 1층 홈페이지 주소: blog.naver.com/o_bookshop인근학교: 가톨릭대·성균관대·한성대

2. 반반북스 | 익숙한 곳에 자리 잡은, 익숙하지 않은 동네 책방

반반북스 내부
서울 지하철 4호선 노원역에서 아파트단지를 옆에 끼고 조금만 걸어 나오면 가까운 곳에 상가 건물이 보인다. 서울 외곽지역에서 익숙하게 볼 수 있는 낮은 건물에 지난 6월 1일 반반한 책방, ‘반반북스’가 문을 열었다. 대학 졸업 후 출판사에서 줄곧 일하다 해소되지 않는 갈증으로 뛰쳐나온 디자이너는 우연한 기회에 독립출판물을 접했다. 처음에는 ‘나도 출판물을 내보고 싶다’는 생각에 책을 출판했고, 그 이후에는 ‘작업실을 겸한 책방을 만들자’고 결심했다. 사람들이 책방 이름에 대해 물으면 ‘구김살이나 울퉁불퉁한 데가 없이 고르고 반듯하다’, ‘물건 따위가 말끔하여 보기도 괜찮고 쓸 만하다’ 등 언뜻 듣기에도 반반한 의미를 일러주곤 하는데, 돌아오는 말은 대부분 ‘양념 반, 프라이드 반’ 식 농담이다. 치킨이든 짬짜면이든, 아무려면 어떤가? 책방지기는 반 더하기 반이면 하나보다는 온전해진다는 믿음이 있으니 그것도 좋단다. 유명한 출판물보다 이제 막 첫 걸음을 뗀 신생 독립출판물에 기회를 주고 싶다는 책방지기. 그래서 반반북스에는 다른 소규모 독립출판서점에서는 볼 수 없는 색다른 책이 가득이다. 그 외에는 책방지기가 읽은 책 중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은 책을 가져다 놓는다. 최근에는 여행이나 음식 관련 도서가 인기가 많아 신경 써서 배치하고 있다.
책방은 책을 판매하는 공간인 만큼 카페나 식당과는 분명 다르다. 책방에서는 무언가를 주문해 먹거나 마시는 등 반드시 소비할 필요가 없다. 천천히 책을 읽고 책방지기와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이다. 주택가에 책방을 차린 만큼 편하게 슬리퍼를 끌고 와 책이나 읽다 가는 공간이기를 바란다고 책방지기는 말했다. 반반북스에는 현직 출판 디자이너인 책방지기가 직접 운영하는 출판/인디자인 강좌가 준비돼있다. 도서 제작부터 판매까지 전 과정이 한 공간에서 이뤄진다니 솔깃하다.
주소: 서울 노원구 상계동 692. 주공아파트 7단지상가 203호 홈페이지 주소: banbnabook.blog.me인근학교: 광운대·서울과기대·서울여대


3. 책방 이곶 | 조용한 동네에 불쑥 고개 내민 돌출 책방


책방 이곶

한국의 브루클린, 핫 플레이스 성수에 지난 7월 4일 막 간판을 내건 따끈따끈한 책방이 생겼다. 의류공장이던 지하공간의 특징을 그대로 살린 ‘책방 이곶’이다. 책방 한 구석에 제주도 카테고리가 따로 있을 정도로 책방지기는 제주도 마니아다. 책방 이름인 ‘곶’은 ‘바다로 돌출한 육지의 일부’라는 뜻과 함께 제주도 방언으로 ‘숲’의 의미도 가지고 있다. 이 색다른 공간을 어떤 의미로 받아들일지는 방문객의 몫이다.
책방지기는 캠핑에도 일가견이 있다. 당장이라도 캠핑을 떠나온 듯한 내부 인테리어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각종 캠핑 장비와 아기자기한 소품이 책과 함께 어우러져있다.
문을 연 지 얼마 되지 않지만 책방지기의 취향에 따라 선별된 책들이 벌써 책방에 가득하다. 독립출판물들 중 콘텐츠가 좋은 책들을 골랐다. 책방에 들여오는 책의 대부분은 책방지기가 먼저 읽어봤거나 꼭 읽어봐야지 하고 따로 메모해두었던 책이라니 믿어봄직하다. 책방지기의 노력은 큰 서점에서는 발걸음이 자연스레 베스트셀러 쪽으로 몰리지만 진짜 좋은 책은 구석에 박혀 있거나 서가에 한두 권뿐인 경우가 많다는 아쉬움에서 출발했다.
대로변과 산책로 사이에 자리한 책방 이곶을 방문했다면 조용히 독서에 빠져보길 권한다. 마음에 드는 책을 고른 후에는 책방 이곳저곳에 놓인 다양한 형태의 의자에 앉아 자유롭게 열람이 가능하다. 여기에 콜라?사이다? 맥주 등도 함께 팔고 있으니 더운 여름, 멀리 갈 필요 없이 책 한 권과 함께 피서를 즐길 곳으로도 추천한다. 책방 이곶이 처음 문을 열던 날, 작게 오픈파티가 열렸다. 앞으로도 사람과 소통하는 소소한 행사를 열 계획이다. 조만간 독립출판물의 저자와 직접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만남의 시간을 마련할 예정이다.
주소: 서울 성동구 송정동 66-262 B1 홈페이지 주소: www.igot.co.kr인근 대학교 : 건국대·세종대·한양대
글·사진 한소영 대학생기자(서울여대 국어국문 4)온라인에디터 jobnj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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