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원으로 떠나는 평일 여행- 파주 임진각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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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20일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을 찾은 외국인(폴란드, 이탈리아) 대학생들이 한국학생에게 분단의 역사와 공원 조성의 유래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2=임진각 평화누리 공원에서는 2015년 8월 12일부터 2016년 5월 30일까지 '경기도의 독립운동가' 를 주제로한 무료 전시회가 개최되고 있어 관람객들의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사진=지연주 대학생 기자)
지긋지긋한 중간고사가 끝나고 캠퍼스엔 자유와 낭만이 넘치고 있다. 시험과 함께 9월부터 시작된 채용시즌도 점점 마감되고 있다. 이제는 ‘생존 경쟁’으로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할 시간이다. 캠퍼스잡앤조이에서는 취업 준비에 지쳐 있는 졸업예정자, 지갑이 얇은 연인과 대학생들에게 단돈 3만원으로 떠나는 평일 여행지를 시리즈로 소개하고자 한다.
첫 추천장소는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에 위치한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이다. 흔히 임진각하면 통일전망대와 함께 북한에 고향을 둔 실향민들이 고향 땅을 그리는 장소로 생각하기 쉽다. 특히 요즘 같은 이산가족 상봉시즌에는 북한과 매우 가까운 곳으로 느껴져 심리적인 거리가 제법 먼 것으로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은 의외로 방문하기 쉽고 놀거리, 볼거리가 넘쳐나는 곳이다. 게다가 대학교들이 많은 서울 도심 기준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해 넉넉잡고 2시간이면 갈 수 있어 당일치기 코스로는 그만이다. 과거 여행 꽤나 한다는 대학생들은 기차를 주로 이용했다. 신촌 기차역에서 한참을 기다려 기차를 타고, 문산역에 내려서 버스를 타고 들어가곤 했다. 하지만 요즘에는 경의중앙선이 개통돼 한양대가 있는 왕십리역에서 81분 정도가 걸리고 연세대, 서강대, 홍익대, 이화여대 등이 밀집해 있는 홍대입구역에서는 불과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문산역에 도착하면 버스 환승 활인을 이용하자. 58번 버스를 타고 약 30여분 가면 목적지인 ‘임진강역’이 나온다. 모르면 청춘답게 기사아저씨에게 큰 목소리로 물어보자. 주의할 점은 058번 마을버스는 운천리 행 방향과 임진각 행 등 두 방면으로 운행하기 때문에 반드시 행선지를 확인하고 탑승해야 한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모르면 ‘묻고’ 타자. 또 평화누리공원이라는 버스 정류장이 없고 ‘임진강역’이 바로 그곳이기 때문에 당황하지도 말자. 서울에서 광역버스를 타던, 본지에서 추천한 지하철을 타던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편도 차비는 약 4000~5000원 가량 든다. 요즘 주말에는 자전거를 지하철에 싣고 탑승할 수 있으므로, 자전거족이라면 버스비를 절약하고 풍경도 감상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어쨌든 이제 돌아갈 때 교통비를 제외하고 예산이 약 2만 원 이상 남았다. 아침 일찍 일어나 음식을 장만해서 떠나는 사람이라면 그야말로 만원의 행복으로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도시락 준비가 여의치 않다면 식비로 약 5000원 정도 생각하면 된다. 여기에 쥐치포, 핫도그, 라면 등 학생들의 입맛을 유혹할 만한 간식거리가 많기 때문에 추가 식비 5000원 정도는 염두에 둬야 한다. 평화누리공원은 입장료가 따로 없기 때문에 앞에서 얘기한 것처럼 배불리 먹고도 예산이 1만 원 이상 남는다. 하지만 3만원에서 잔액을 남겨가지고 온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진짜 놀 거리가 남았기 때문이다. 조그만 놀이동산이 형성돼 있어 바이킹 등 놀이기구를 타면서 평화누리공원의 전경을 감상해봄직도 하다. 북한의 모습이 궁금하다면 임진각 전망대에 올라가자. 500원 짜리 동전 하나면 망원경을 통해 북쪽을 관측할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려면 도라전망대까지 가야하기 때문에 망원경 관광을 크게 추천하기는 어렵다. 이제 ‘학생=배우는 자’라는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 평화누리공원을 본격적으로 즐겨보자. 평화누리공원 안에 있는 ‘평화의 센터’에서는 지난 8월 12일부터 내년 5월 30일까지 ‘경기도의 독립운동가’라는 테마로 전시회를 무료로 개최 중이다. 최근 광복 70주년을 기념하는 분위기와 독립군의 숭고한 희생을 다룬 영화 ‘암살’로 인해 독립 운동가들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에서는 어떤 분들이 독립을 위해 기꺼이 희생하셨는지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특히 영화 ‘암살’ 등 사회적인 이슈는 면접전형에서도 묻는 경우가 많아 상식 공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평화누리공원은 ‘인증 샷’을 찍기 매우 좋다. 대형 비무장지대(DMZ) 표지판이 있고, 미처 북으로 달리지 못한 채 그대로 멈춰 분단의 아픔을 여실히 보여주는 낡은 열차 등 전시품이 제법 있기 때문이다. 또한 평화누리공원 언덕은 바람개비, 석조 예술품, 카페 등도 곳곳에 있어 웬만한 공원은 따라올 수 없을만한 조형미를 자랑한다. 한국으로 관광을 온 외국 학생들도 평화누리공원을 찾아 풍경에 감탄했다. 폴란드에서 온 한 여학생은 “(한국하면 높은 빌딩과 도심 등을 생각했는데) 탁 트인 언덕을 보고 한국 자연의 아름다움을 여실히 느꼈다”고 했다. 이 학생은 북한이 지척이라고 하자 놀란 표정을 지으며 “폴란드를 떠나기 전 엄마가 (한국은 분단국가이기 때문에) 북한 근처에 가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아침에 중간고사를 끝내고 평화누리공원으로 직행한 대학생 커플도 눈에 띄었다. 이중 남학생은 “시험 스트레스를 풀고자 여자친구 추천으로 왔는데 너무 조용해서 심심하다”고 불평했으나 여학생은 “처음 왔는데 조용하고 고즈넉한 분위기에서 힐링을 하기에는 이곳만한 곳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여행지 추천을 마치며 한가지 유의 사항을 당부하자면, 평일에 매우 조용했던 평화누리공원이 경의중앙선 개통으로 인해 주말에는 매우 혼잡하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주말에는 이벤트가 많고 어르신들도 많이 찾을뿐더러 단체관광객을 실은 관광버스도 삼삼오오 모여들기 때문이다. 특히 임진각 평화누리공원까지 들어가는 유일한 버스 노선인 058번 마을버스의 혼잡함도 미리 고려해야 한다. 자칫 평화누리공원행이 6·25 피난열차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행이 5인 이상이라면 렌트카를 이용하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공유경제의 시대에 가장 잘 적응하는 계층이 대학생들이기 때문에 값싼 렌트카를 알아봐 이용한다면 빠르고 편하게 다녀올 수 있기 때문이다. 단, 운전병 출신 등 운전에 능숙한 친구가 있을 것, 자유로를 달릴 때는 전좌석 안전벨트를 할 것, 절대 음주를 해서는 안될 것, 조금 아까워도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일일 보험에 가입할 것 등의 기본수칙은 지켜야 한다고 당부하고 싶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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