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낸 돈 어떻게 쓰이나"…학생회비 감시나선 학생들

"내가 낸 돈 어떻게 쓰이나"…학생회비 감시나선 학생들
시립대 '경영대 학생회 횡령'총학생회, 학교에 중징계 요구성균관대·경희대서도 논란
최근 대학가 곳곳에서 학생회의 학생회비 관리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학생회’에 칼날을 들이대는 주체는 다름아닌 ‘학생’. 통상 대학생 사이에서 학생회는 학교 본부에 대항해 학생을 대표하는 기구로 여겨지는 만큼 학생들이 집단적으로 학생회에 불만을 표출하는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하지만 학생들의 주머니 사정이 팍팍해지고 ‘내가 낸 돈’에 대한 의식이 강해지면서 학생회비를 바라보는 학생들의 눈초리도 매서워지고 있다.
서울시립대 총학생회는 최근 횡령으로 물의를 일으킨 경영대 학생회 회장단과 회계 담당 등을 중징계해 달라고 학교 측에 건의했다. 학생자치단체 임원들이 비리를 저지른 것을 참을 수 없다며 학생들이 강력한 대책을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경영대 학생회는 올해 여름 학생회비 60여만원을 횡령한 뒤 이를 감추려고 통장 사본을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았고, 조사 결과 사실로 드러났다.
성균관대에서는 최근 한 재학생이 총학생회의 학생회비 인상에 문제를 제기하는 대자보를 붙였다. 이 학생은 총학생회가 학생회비를 7000원에서 1만원으로 인상하면서 구체적인 이유를 공지하지 않은 것은 문제라고 지적하고, 학생회비가 어디에 쓰이는지 알 수 있도록 예·결산안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경희대 국제캠퍼스에 다니는 한 학생은 지난 8월 “총학생회가 회비 사용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다”고 검찰청에 민원을 넣기도 했다.

한 사립대 학생은 “안 내도 되는 돈이지만 학생 자치활동 지원을 위해 아까움을 무릅쓰고 냈더니만 학생회 간부들이 사리사욕을 채우는 데 썼다고 하니 분통이 터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혜 한국경제신문 기자 looky@hankyung.com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