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스펙태클 오디션' 합격자들의 필승전략

롯데 '스펙태클 오디션' 합격자들의 필승전략1회 스펙태클 오디션 합격자 금재민, 박세하씨 인터뷰
롯데그룹이 8일부터 19일까지 올해 하반기 ‘스펙태클 오디션’ 채용을 진행한다. ‘무분별한 스펙 쌓기에 태클을 건다(Spec-tackle)’라는 의미의 스펙태클 오디션은 롯데그룹에서 올해 5월 상반기 채용에서 처음으로 시행된 채용제도로 지원자들의 직무에 대한 열정과 능력을 중점적으로 파악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특히 상반기에 스펙태클 오디션으로 채용된 인원(100명)들이 기존 공채와 인턴 채용으로 선발된 인원들과 비교했을 때 적극성, 책임감, 창의성 등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으면서 두 번째 오디션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잡앤조이는 첫 오디션에서 최후의 1인이 된 2명(금재민(사진)·대홍기획, 박세하·롯데백화점) 의 ‘스펙태클’한 오디션 합격인터뷰를 소개한다.
학창시절 내내 도서관을 향하기보다는 호텔연회장 서빙, 대형마트 농산물판매, 공사현장인부, 서적배달 등과 같이 현장에서 일을 배우는 걸 즐겼다는 박세하 씨는 스펙태클 오디션은 ‘한줄기 빛’이었다고 말했다.
박 : 지원하는 회사마다 탈락해서 괴로워하고 있을 당시, 롯데백화점에 재직 중인 한 친구가 “너가 다른 경쟁자보다 가진 스펙이 현저히 부족해”라고 일침을 가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화려한 스펙이 과연 ‘한 사람의 전부가 될 수 있는 것 일까?’ 라며 과거를 회상하고 후회하기도 했습니다. 대신, 그 친구는 얼마 후 제게 롯데그룹에서 무 스펙전형 채용인 ‘스펙태클오디션’이 진행될 거라고 지원을 권유했습니다. 어쩌면 이 기회가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스펙대신 개인의 능력과 가능성을 먼저 검토하겠다는 취지에 마음이 갔습니다. 비록 스펙은 부족하지만 다른 부분에서만큼은 분명 저만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갖고 오디션에 도전하게 됐습니다.
실제로 스펙태클 오디션 입사 지원자들은 서류를 접수할 때 이름, 이메일, 주소, 연락처 등 기본적인 인적사항만을 기재하되 해당 직무와 관련된 주제에 대한 에세이에 주력하면 된다. 이후 이어지는 면접 전형은 회사별, 직무별 특성을 반영한 주제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이나 미션 수행 등의 방식으로 진행되며 롯데정보통신의 경우 프로그램 코딩(컴퓨터 언어를 활용한 프로그램 제작) 실무를 통해 합격자를 선발한다.
박 : 서류에는 이름, 나이, 주소만 기입하면 끝입니다. 그 어떤 분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서류전형지원단계입니다. 대신 1~2분 분량의 자기소개영상과 개인PT 발표, 인성면접이 뒤따르죠. 자기소개영상은 지원자 스스로가 핵심만을 소개할 수 있도록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개인 PT는 특히 왜 지원하였는지에 대한 생각에서부터 회사와 직무에 애정과 관심이 없다면 절대 완성시킬 수 없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인성면접은 임원들께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전달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단 1%의 거짓이 없다면 20여분의 인성면접 시간은 즐거운 시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런 박 씨에게 채용과정이 마냥 녹록치 만은 것은 아니었다. 두 달 간의 인턴실습을 통해 주어지는 각종 업무들을 해결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을 터. 그는 “비겁한 도망자가 되기보단 당당한 2등이 되자”며 마음을 다졌다고 한다.
박: 2달간의 백화점 인턴실습은 힘들고 두렵기도 했지만 가장 즐거웠던 추억입니다. 백화점의 특성상 많은 사람들과의 만남이 있었고, 그 안에서 영업관리자의 실질적인 업무경험과 사람공부를 할 수 있었습니다. 같은점 실습동기와 함께 서로 의지하며 경쟁하기보다 각자가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도록 노력하였던 과정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물론, 어렵고 힘든과정들 또한 있었습니다. 처음 겪는 일들 앞에서는 두렵고 회피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내가 포기한다면 그날 밤까지는 행복할 수 있지만 다음날이면 나는 패배자가 되어있다는 것을 상상하니 결국 비겁한 겁쟁이로 남는 것일 뿐이었습니다. 어떤 기회와 상황이 주어진 것을 떠나 마음가짐을 다잡았습니다. 비겁한 도망자가 되기보다는 끝까지 최선을 다해 완주하는 2등이 되자고 스스로 주문을 외웠습니다.

상반기 오디션에서 당당히 롯데 대홍기획에 합격한 금재민(숭실대학교언론홍보학과)도 벅찼던 합격의 순간을 기억하며 오디션 합격수기를 전해왔다.
금 : 제게 이런 기회가 주어진 것은 정말 행운입니다. 대학교 3학년 때부터 각종 광고공모전을 도전하면서 수상도 여러 번 했고, 대학생광고 연합동아리 생활은 물론 코바코광고교육원에서 기초, 심화, 전략과정을 모두 수료하고 국제광고인자격증도 취득했습니다. 하지만 서류에서 늘 떨어지기 일쑤였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광고를 위해 쌓아왔던 것들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보여줄 수 있는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죠. 그래서 ‘스펙’을 보지 않겠다는 이 오디션을 처음 봤을 때 사실 완벽히 믿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채용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이름과 연락처를 제외하고 아무것도 묻지 않았습니다. 제가 스펙태클 오디션을 알게된 것은 마감 일주일 전이었지만 그동안 제가 매일같이 수없이 했던 것이 광고기획서를 쓰는 것이었기 때문에 30장이 넘는 캠페인 기획서를 써낼 수 있었습니다.
물론, 금 씨에게도 채용과정마다 위기의 순간은 있었다.
금 : 마지막 날에 최종 경쟁PT를 하는데, 제한된 짧은 시간동안 하나의 캠페인을 기획해야합니다. 모두 같은 조건이지만, 이틀이라는 시간동안 기획서 하나를 쓰고 발표까지 준비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항상 해오던 것이고, 내게 익숙한 것이기 때문에 이틀 동안 밤을 새며 60장 분량의 기획서를 완성하고 발표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 인턴채용과정에서 함께 뽑힌 동기들과 술자리를 몇 번 가졌는데, 그때 서로 회사에서의 경직된 모습을 싹 뺀 솔직한 모습들을 보게 됐습니다.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과의 대화를 하면서 알게 된 것도 많고 재밌는 추억거리가 됐습니다.이처럼 최선을 다해 채용오디션을 넘긴 그들은 합격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맺었다. 그 무엇보다 바꿀 수 없는 행복과 함께 이들이 하반기 오디션을 준비하는 취준생들에게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도 들어봤다.박 : 의심, 후회, 절망, 기쁨, 슬픔, 두려움 등 모든 상황들이 오디션을 통해 찾아올 것입니다. 그러나 그 모든 상황을 상황이 아닌 과정이라 믿으시길 바랍니다. 과정은 물의 흐름과도 같다고 감히 생각합니다. 또한, 그러한 과정들이 다가왔을 때 후회 없이 즐겁게 받아들이고 또 보냈습니다. 후회가 남는 과정보다 후회 없이 즐겁게 보낸 과정들이 좋은 결과로 돌아올 거로 생각합니다. 금 : 정말 여과 없이 직무 능력만을 순수하게 평가해주는 전형은 아직 많이 없는 것 같습니다. 만약에 본인이 정말 지원하는 분야에 있어서 항상 남들보다 열심히 해왔고, 가장 잘 하기 위해서 노력했다는 확신이 있으시다면, 그리고 이런 자신을 알아봐주는 곳이 없어 억울하다면 이 오디션의 기회를 꼭 놓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스펙태클 오디션 채용은 8일부터 19일까지 '롯데 채용 홈페이지(http://job.lotte.co.kr'를 통해 지원 접수를 받는다. 전형 절차는 '서류 전형 → L-TAB(인·적성 검사) → 면접전형'순으로 진행되며 10월말 최종합격자를 발표한다. 최종합격자들은 각 회사별로 하반기 공채·인턴 채용을 통해 선발된 신입사원과 동일한 자격이 주어질 예정이다.
김수정 기자 hoho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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